중저가 라인 선점 통한 5G 시장 선점 경쟁

[테크월드=선연수 기자] 무시할 수 없는 차세대 혁신의 기반이 되는 5G는 1월 초 미국에서 열린 CES 2020에서도 핵심 기술로 주목받았다. 전시회에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5G 통신을 지원하는 각종 최신 기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28GHz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5G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주파수를 지원하는 칩을 사용해야 한다. 모도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는 올해부터 2025년까지 5G 시장은 연평균 75.11%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각종 콘텐츠 서비스가 스트리밍 서비스화 되면서, 미디어 소비자의 데이터 소비행태를 기술이 뒷받침해주기 위해서는 반드시 5G를 채택해야만 한다. 현재 5G 지원 기기에 많이 도입되고 있는 스냅드래곤 칩 시리즈를 공급하는 퀄컴(Qualcomm)은 작년 11월 당시 5G 모뎀칩이 탑재되는 기기 종류가 전 분기 대비 150개 증가한 230개를 기록했다며, 5G 시장의 급진적인 성장 속도에 대해 설명했다.

 

5G AP칩과 적용 스마트폰 현황

5G 신제품 꽉 잡은 퀄컴

직접 AP칩을 개발해오던 삼성전자도 국내를 제외한 미국, 중국 등에 출시하는 스마트폰에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시리즈 제품을 적용할 정도로 칩셋 분야에 있어서 퀄컴의 위상은 비할 데가 없는 상황이다. 오포(OPPO)의 레노 5G(Reno 5G), 샤오미(Xiaomi)의 미믹스3 5G(Mi Mix3 5G), LG전자의 V50 씽큐(ThinQ) 5G,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10+ 등 수많은 5G 스마트폰 신제품에 적용되고 있다. 그 외 기기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 CES 2020에서 레노버(Lenovo)가 공개한 5G를 지원하는 노트북 요가(Yoga)와 플렉스(Flex) 5G에도 퀄컴의 스냅드래곤 865가 적용됐다.

작년 12월 퀄컴이 공개한 5G 모바일 플랫폼인 스냅드래곤(Snapdragon) 865는 X55 5G 모뎀-RF를 탑재해 최대 7.5Gbps의 끊김 없는 속도를 지원한다. 5세대 퀄컴 AI 엔진과 퀄컴 센싱 허브를 장착해 최대 15TOPS(Tera Operations Per Second) 성능을 구현해냈으며, 이는 이전 4세대 엔진과 비교해 2배 이상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이외에도 전력 감소, 음성 감지 능력 향상 등의 기능이 추가됐다. 스마트폰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카메라 성능을 위해 초당 최대 2기가픽셀의 속도로 작동하는 ISP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10억 개가 넘는 색상 표현이 가능한 4K, 8K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퀄컴의 5G 로드맵

 

5G 칩 개발에 열 올리는 기업들

스마트폰 칩 분야에서 퀄컴의 독주를 막기 위해 통신 업체, 스마트폰 기업들이 5G 칩을 만들어 내고 있다. 실제로 활용되고 있는 5G 칩은 화웨이의 기린 시리즈와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시리즈 정도이나, 이 둘의 경우 자사의 제품 공급용으로 퀄컴 제품만큼의 인정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AP 칩인 엑시노스(Exynos) 980, 엑시노스 모뎀 5123을 공개했다. 전반적인 성능은 기존 제품 대비 20% 증가했다고 설명했으며, 듀얼 NPU 코어로 동작되며, 10TOPS의 연산 성능을 나타낸다. Arm의 Mali-G77을 탑재해 그래픽 성능도 한층 개선됐으며, 삼성전자의 7nm EUV 공정으로 제작된다.

엑시노스 모뎀 5123은 5G 모뎀으로 최대 7.35G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제공한다. 최근 CES2020에서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신제품에 대한 기대를 올리면서, 해당 제품에 자사의 엑시노스 980을 사용할지 퀄컴의 스냅드래곤 865를 사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화웨이(Huawei)는 작년 9월 5G 통합 칩세트 기린 990을 발표했으며, 이는 자사의 스마트폰 메이트 30(Mate 30)에 탑재됐다. 이 역시 7nm EUV 공정으로 제작됐다. 칩은 2.4Gbps의 다운링크 속도를 제공하며, 듀얼 NPU 코어로 구성된 다빈치 아키텍처에 기반해 설계됐다. 그래픽 개선을 위해서는 Arm의 Mali-G76 GPU를 사용해 전력 소비를 절감했다. ISP 5.0을 적용해 하드웨어의 노이즈를 감소하고 3D 필터링 등의 부가적인 기능을 제공한다.

영상 기능을 강화한 것은 기린 990(Kirin 990)의 특징 중 하나다. 영상 노이즈 처리를 위해 듀얼 도메인 비디오 NR을 사용했으며, 영상 편집을 프레임 단위로 할 수 있도록 AI 세그먼테이션을 사용했다. 화웨이 리차드 위 CEO는 당시 칩을 공개하면서 삼성전자나 퀄컴의 AP 칩보다 우수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모바일 부문에서 제일 먼저 NPU 칩을 도입한 것에 비해, 적용 스마트폰이나 칩 자체의 시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5G 시장의 활기가 더해질 것으로 노린 미디어텍(MediaTek)은 작년 말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위한 5G 칩인 디멘시티(Dimensity) 1000과, 올해 보급형 제품을 위한 디멘시티 800을 시간 간격을 두고 차례로 선보였다. Arm Cortex-A76에 기반해 전력을 절감하면서도 우수한 성능을 보장하며, 플래그십 제품에 사용되는 수준의 ISP를 적용해 최대 4대의 카메라를 우수한 센서 성능으로 지원한다. 3종류의 코어 4가지를 탑재해 2.4TOPS의 AI 연산 성능을 지원한다. 미디어텍은 전력 효율이 뛰어난 제품이라고 소개하면서, 중저가 라인에서 효율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업계에서는 중국의 오포나 비보와 같은 중저가 라인에서 강세를 보이는 기업들이 보급형 5G 제품에 미디어텍의 5G 칩을 채용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애플(Apple)은 작년 12월 초 인텔의 스마트폰 모뎀 사업부를 인수했다. 올해 기업들이 앞다퉈 신제품에 5G를 적용하는 것과 달리, 애플은 하반기 아이폰 11을 비롯한 신제품 발표에서 5G를 적용하지 않는 행보를 보였다. 상반기부터 이어져 오던 퀄컴과의 소송 문제도 있었으며, 5G 기술과 AP의 통합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올 하반기 5G 제품 출시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애플의 첫 5G 칩 전략이 궁금해진다.

성능이 보장된 퀄컴의 5G칩을 두고 기업들이 5G 칩 개발에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체 AP를 생산하지 못하면, 완제품의 출시 일정과 가격적인 경쟁력까지 AP 제조사를 따를 수밖에 없다. 실제로 2017년 출시된 LG전자의 G6는 퀄컴, 삼성전자와 생산 계약이 엉키면서 당시 최신 AP인 스냅드래곤 835가 아닌 스냅드래곤 821을 적용했다.

 

5G 스마트폰은 프리미엄보단 보급형?

프리미엄 제품에 주력해오던 삼성전자는 작년 보급형 라인의 카메라, 디스플레이 성능을 대폭 향상시키면서 중저가 제품 라인을 강화하는 전략 변화를 보였다. 가트너에 의하면 이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7.8%의 판매량 증가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현재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 스마트폰 기업의 주력 상품도 보급형 제품들에 치중돼 있다.

현재 출시되는 5G폰은 동급 4G 제품 대비 적게는 10만 원대에서 많게는 40만 원 정도까지 가격차이를 보인다. 도입 초기이기 때문에 기술 부담금을 감안하더라도, 이미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가격적으로 큰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은 실제로 통신이 원활하지 않은 문제점을 떠안고 있는 5G 제품을 선뜻 구매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퀄컴은 작년 스냅드래곤 865를 발표하면서, 보급형 라인인 6시리즈의 5G 플랫폼을 올해 하반기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텍은 이번에 발표한 중저가형 칩을 올해 하반기 상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 중저가 라인의 보급형 제품은 프리미엄의 대체품이나 후속품이 아닌 스마트폰 시장의 새 영역으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시장의 성격이 변화함에 따라 기업들의 발 빠른 전략 변화가 요구된다.

 

- 이 글은 테크월드가 발행하는 월간 <EPNC 電子部品> 2020년 2월 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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