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AI 등 기존 기술과 결합으로 더욱 성장해 나갈 것

[테크월드=신동윤 기자] VR이나 AR, MR과 같은 몰입 경험이 최근 또 한번 눈길을 모으고 있다. 몰입 경험은 '사용자의 몰입감을 증대시켜 주변 환경이 현실이라고 느낄 정도로 실감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가상의 공간이나 사물을 실제처럼 느끼게 만들어 주는 기술로, 대표적으로 잘 알려진 기술로는 VR이나 AR, MR과 같은 기술이 있지만, 이외에도 3D TV나 홀로그램, 입체 음향, 햅틱 등과 같은 다양한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오감의 디지털화, 몰입 경험
몰입 경험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사물이나 환경을 실제처럼 느끼게 만드는 기술을 통틀어 얘기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가상의 세계 속에 실제 사람이 있는 듯이, 그리고 가상의 사물이 현실에 존재하는 듯이 만들어 주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인간 감각을 속이는 노력이 필요한데, AR이나 VR, MR 등의 기술 들도 대부분 시각에 초점을 맞춘 기술이다. 다만 이런 시각을 보조하면서 더욱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청각과 촉각과 같은 부분까지도 같이 발전해야 한다.
AR이나 VR, MR과 같은 시각 위주의 몰입 경험에서 중요한 부분은 또 하나 있다. VR과 같은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눈으로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의 높은 화질을 구현해야 할 뿐 아니라, 사람의 시선이나 움직임에 따라 원활한 전환을 이끌어 낼 수 있을 정도의 높은 성능이 필요하다.
여기에 몰입감을 더욱 높이기 위해 3D 입체 음향과 같은 청각 부분의 몰입 경험이 추가되고 있다. 이와 함께 포스 피드백이나 햅틱과 같은 촉각 부분에 대한 기술이 결합될 경우 더욱 높은 몰입도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극장의 4DX나 VR 레이싱 게임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VR 레이싱 게임의 경우 시각은 HMD 방식의 VR로, 음향은 3D 입체 음향으로, 그리고 모션 시트와 포스 피드백이 적용된 핸들과 패달 등으로 현실감을 제공한다. 또한 4DX도 마찬가지로 3D 디스플레이 기술과 모션 체어, 바람과 향기 등을 통해 영화에 대한 몰입감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처럼 몰입 경험은 인간의 다양한 감각을 충족시킴으로써 몰입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술에 집중해 나가고 있으나, 아직 본격적인 기술 개발은 시각과 청각 분야에 치중해 있으며, 촉각이나 후각, 미각 등의 분야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퀄컴(Qualcomm)은 몰입 경험을 시각, 청각,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의 3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여기서 시각은 해상도와 프레임레이트, 컬러의 정확도 등이 중요한 요인이며, 청각은 샘플링레이트와 정확도, 정밀한 3D 사운드와 노이즈 제거 등의 기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는 사용자의 자연스러운 행동이나 음성 명령을 받아들일 수 있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그리고 사용자 행동의 맥락을 파악해 이를 명령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높은 수준으로 개인화되고 지능화된 인터페이스를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음성 인식, 모션/제스쳐 인식, 얼굴 인식, 시선 감지, 개인화된 인터페이스 등의 기술이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림 1] 몰입 경험의 구성 자료: Qualcomm

다양한 산업으로 영역 확대
아직 가능성 제시 수준에 불과한 몰입 경험에 이렇게 많은 관심이 모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심지어 가트너는 2017년 이후 몰입 경험을 매년 10대 기술 트렌드 중 하나로 선정하면서 몰입 경험의 가능성에 높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올해는 AR과 AI의 결합을 통해 음성 인식과 자연어 처리 같은 직관적인 인터페이스가 구현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견했다.
델 테크놀로지스 또한 2019년 기술 트렌드 전망에서 AR/VR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델은 특히 산업 측면에서의 몰입 경험의 성장을 예상했다. 원격지에서 직접 현장의 작업자와 실시간으로 공동 작업을 하거나 AR이나 MR을 통한 매뉴얼을 통해 직원 간의 숙련도 격차를 해소하고 멀리 떨어져 있는 직원 간의 협업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델은 몰입 경험 관련 기술이 발달하고, AR과 VR이 고속으로 대용량의 데이터 처리를 요구함에 따라,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의 발전을 이끌 것으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향후 AR과 VR이 독자적인 영역이 아닌, AI 기반의 통찰력이나 다양한 데이터 프로토콜을 수렴할 수 있는 현대적인 데이터센터의 프리젠테이션 인터페이스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향후 디지털 트윈과 같은 산업 분야에서의 중요한 이니셔티브에서 AR이나 VR, MR과 같은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는 몰입 경험의 주요 활용 분야가 게임이나 360도 영상과 같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치우쳐 있지만, 이 또한 콘텐츠 부족으로 시장 활성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는 않다. 또한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게임 분야에서도 마땅한 킬러 애플리케이션의 부재로 인해 아직 시장 활성화가 계속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게임 외에 의료나 마케팅, 제조, 군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몰입 경험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심지어 최근에는 자동차 분야에서도 몰입 경험의 도입이 시도되고 있다. 예를 들면 자동차의 HUD를 더욱 확대해 전방 유리를 거대한 AR 스크린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이 시도되고 있다.

향후 AR이 VR을 압도하며 성장
가상증강현실이 가장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는 분야는 VR 기술을 활용한 게임,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2017년 기준 62억 달러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서 제조업 분야(약 23억 달러), 쇼핑과 전자상거래 분야(약 10억 달러)의 순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림 2] 2017년 전세계 몰입 경험 소비 규모 (단위: 십억 달러)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2020년 본격적인 상용화를 앞둔 5G 기술과 결합하면 지금보다도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하며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용량의 영상 데이터가 끊김 없이 빠르게 전송돼야 하는 콘텐츠 특성상 5G 통신의 기술력을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5G 통신기술, 정밀한 움직임을 인식하는 센서 기술 등과 결합되어 AR·VR 게임은 단순히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것을 넘어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발전하고 있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AR·VR기술 활용을 통해 제품의 설계, 제조 환경, 구매 방식이 바뀌고 있다. 설계자와 엔지니어는 여러 모델을 만들 필요 없이 가상으로 외관을 제작하고 가상 공간에서 실제와 같은 제품 테스트를 할 수 있어 시간과 에너지, 비용절감 효과가 커지고 있다. 또한 제품 매뉴얼에 AR·VR 기술이 접목되면서 스마트폰으로 현장감 있는 제품 설명서를 확인할 수 있다. AR·VR 활용 분야 중에서 의료 분야는 시장비중은 아직 작지만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트라우마와 같은 정신질환 치료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소셜 분야에서도 AR·VR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비주얼 캐피탈리스트(Visual Capitalist)는 AR·VR 기술의 향후 응용 범위를 산업 측면과 소비자 측면으로 구분했는데, 산업 측면에서는 의료, 제조업, 국방 순으로 활용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고, 소비자 측면에서는 게임과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그 뒤를 이어서 의료와 유통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림 3] 몰입 경험 관련 기술의 활용 분야 전망 자료: Visual Capitalist* 향후 5년 내 활용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에 대한 응답 비중(단위: %)

시장조사업체인 디지캐피탈(Digi-Capital)에 따르면, 전 세계 VR/AR 산업의 시장 규모는 2018년 약 102억 달러에서 2022년에는 약 105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 중에서 AR 관련 시장 규모는 약 900억 달러로 VR의 150억 달러보다 6배 이상 차이로 AR 기술이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는 두 기술의 시장 규모가 엇비슷하지만, 전체 시장이 곧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격차가 벌어지리란 전망이다.
AR은 전자상거래와 광고 산업 등 분야에서, 그리고 VR은 게임을 중심으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기기 형태별로는 스마트폰 등 기기를 이용한 모바일 AR이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스마트 글래스, VR HMD, 모바일 VR 등 순으로 예측됐다.

[그림 4] 몰입 경험 시장 규모 전망 자료: Digital Capital

한국VR산업협회는 국내 VR 시장 규모가 2016년 1조 4000억 원에서 2020년에는 5조 7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VR의 경우 도입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게임이며, 이외에도 쇼핑이나 교육 등에도 활용이 시작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업계의 지속적인 시도에도 VR과 AR 서비스의 보급은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며, 기술의 진보가 느린 것과 함께 콘텐츠의 부족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통신업계와 VR·AR 콘텐츠업계는 5G 상용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초고속 대용량 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5G를 통해 무선 VR이 활성화하고,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지면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5G는 몰입 경험에 새로운 기회 제공할까?
5G는 eMBB(enhanced Mobile Broadband), URLLC(Ultra-Reliable and Low Latency Communication), mMTC(massive Machine-Type Communication)이라는 세가지 특징을 앞세워 1Gbps 이상의 고속, 10ms 미만의 데이터 응답 지연시간을 제공하는 신뢰성 높은 연결을 제공함으로써 몰입 경험을 위한 최적의 통신 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원격 로봇 수술 같은 경우 시각 외에도 촉각 피드백 등 다양한 데이터를 양방향으로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의 통신망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이미 중국에서는 5G를 이용해 3000km 떨어진 환자의 뇌수술을 시도한 바 있으며, 3시간에 걸친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었다. 이는 원격 수술 지도 수준에 그치긴 했지만, 향후에는 원격 로봇 수술까지도 가능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5G의 장점은 지금까지 시도하기 어려웠던 몰입 경험에 기반한 원격 로봇 수술과 같은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으며, 이는 의료 분야 외에도 군사나 산업 분야에서도 매우 다양한 활용도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GSMA 인텔리전스의 보고서에 의하면, 5G 네트워크를 요구하는 주요 기술 분야는 자율주행, 촉각 인터넷, 실감기술이다. 실감기술은 5G 네트워크의 고도화로 인하여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활용이 증대되고 시장 규모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림 5] 5G의 주요 적용 분야 자료: GS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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