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VR·MR 콘텐츠 부족 문제 해결이 선결 과제

[테크월드=신동윤 기자] 가트너는 매년 그 해의 전략 기술 트렌드를 발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 중 2017년 이후 계속 한 자리를 꿰차고 있는 분야가 바로 몰입 경험(Immersive Experience)이다. 2019년에도 가트너는 몰입 경험을 10대 기술 트렌드 중 하나로 선정했다. 예년과 달라진 점은 AR과 AI의 결합을 예견했다는 점이다. AR 경험을 AI를 통한 음성인시기과 자연어 처리를 통해 한 차원 끌어올리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AR을 통한 교육이나 매뉴얼 내용 전달, 혹은 창작 활동시, AI와 질문을 주고받으며 도움을 받는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가트너의 데이비드 설리 부사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개별 디바이스와 단편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기술에서 벗어나, 다중 채널, 다중 모드 경험으로 생각을 전환할 것이다. 다중 모드 경험은 기존의 컴퓨팅 디바이스, 웨어러블 기기, 자동차, 환경 센서와 가전제품을 포함한 수백개의 에지 디바이스를 아우르는 디지털 세상과 사람들을 연결시켜줄 것”이라며 “다중 경험 환경은 개별 장치가 아닌 우리를 둘러싼 공간이 ‘컴퓨터’를 정의하게 되는 ‘앰비언트 경험(Ambient Experience)’을 제공한다. 사실상 환경이 컴퓨터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트너 외에 델 테크놀로지스가 기술 트렌드 변화에 대한 2019년 전망을 발표한 내용에도 AR/VR이 한자리 차지하고 있다. 델은 몰입형 경험이 개인의 일상뿐만 아니라, 여러 산업에 걸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했다. AR과 VR 기술이 혁신을 거듭하고, 제지 데이터에 실시간 접근이 가능해짐에 따라 현장에서 직원 간의 숙련도 격차를 해소하고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팀원 간의 자유로운 협업이 가능해진다.
몰입형 경험이 발달하고, AR과 VR이 고속으로 대용량의 데이터 처리를 요구함에 따라,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의 발전 또한 촉진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향후 AR과 VR은 독자적인 영역이기 보다는 AI 기반의 통찰력이나 다양한 데이터 프로토콜을 수렴할 수 있는 현대적인 데이터센터의 프리젠테이션 인터페이스로서 인식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몰입 경험이라고 하면 언뜻 무언가 싶을 수 있지만, AR이나 VR, 혹은 MR과 같이 가상의 존재를 현실 속으로 더욱 가깝게 끌어들이는 기술이라고 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다시 말해 사람들에게 마치 가상 공간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경험을 말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서는 사람의 오감을 속일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사람의 오감 중 아직 후각이나 미각을 디지털로 재현하는 하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시각과 청각, 그리고 제한적인 촉각을 구현하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 향후 급성장 예상
시장조사업체 디지캐피털은 오는 2022년 전 세계 AR·VR 시장이 1050억 달러(약 119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AR 관련 시장 규모는 900억 달러(101조 원) 규모로, 150억 달러(17조 원)의 VR보다 6배가량 클 것으로 예측했다. 지금은 두 기술의 시장 규모가 엇비슷하지만, 전체 시장이 곧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격차가 벌어지리란 전망이다.
AR은 전자상거래와 광고 산업 등 분야에서, 그리고 VR은 게임을 중심으로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기기 형태별로는 스마트폰 등 기기를 이용한 모바일 AR이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스마트 글래스, VR HMD, 모바일 VR 등 순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이처럼 AR·VR 분야의 성장성에 주목한 글로벌 기업들이 ‘바이브’나 ‘오큘러스’같은 제품을 2~3세대까지 출시하면서 기술 수준 뿐 아니라 가격 측면에서도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VR산업협회는 국내 VR 시장 규모가 2016년 1조 4000억 원에서 2020년에는 5조 7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VR의경우 도입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게임이며, 이외에도 쇼핑이나 교육 등에도 활용이 시작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업계의 지속적인 시도에도 VR과 AR 서비스의 보급은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며, 기술의 진보가 느린 것과 함께 콘텐츠의 부족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통신업계와 VR·AR 콘텐츠업계는 5G 상용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초고속 대용량 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5G를 통해 무선 VR이 활성화하고,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지면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글로벌 몰입경험 시장 규모 출처: TrendForce, MarketsandMarkets, IndustryARC

MR 시장에 더욱 큰 기대감 쏠려
최근 몇 년 간은 AR과 VR 외에 MR(Mixed Reality, 혼합현실)가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MR은 VR이 주는 이질감을 완화하고 AR의 낮은 몰입도를 개선해 가상의 이미지가 마치 현실의 일부인 것처럼 현실과 상호 작용이 원활하게 느껴지도록 현실과 가상을 균형있게 조합하기 위한 기술이다.
혼합현실 기기는 VR 기기와 달리 2개의 카메라가 장착돼 사용자의 정확한 위치를 인식할 수 있다. 또 실제의 물리적인 공간을 인식할 수 있어 사용이 자유로우며 다양한 콘텐츠를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더불어 사용자의 시선이 가까운 물체에서 먼물체로 시선이 옮겨질 때 초점도 같이 이동하기에 생생한 현실 체험이 가능해진다.
혼합현실(MR)은 엔터테인먼트, 과학, 의료, 교육,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급격한 수요가 예상된다. 이는 점차 하드웨어 중심에서 콘텐츠 중심 시장으로 바뀌면서 다양한 분야에 빠르게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트너의 브라이언 블라우(Brian Blau) 부사장은 “2020년에에 이르면 VR기기와 AR기기는 없어지는 대신 VR과 AR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MR 기기만 남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그룹 Cision PR 뉴스와이어는 MR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을 75%로 전망하고 있으며, 한국 과학기술정보연구원과 한국콘텐츠 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MR 시장은 2015년 433억 원에서 2022년 2조 1010억 원으로 5배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MR 디바이스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격과 착용감이 현재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외에 무게 등도 장시간 착용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AR이나 VR과 마찬가지로 콘텐츠에 있다. MR 기기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콘텐츠가 받쳐주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기기가 있다고 하더라도 시장 활성화는 요원한 일이 될 뿐이다. 따라서 관련 업체들은 콘텐츠 개발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제시하고 있다. 매직리프의 ‘원 크리에이터 에디션’은 독립운영체제 루민OS(LuminOS) 기능을 공개해 이용자와 개발자가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자신의 시선을 전달할 수 있고 다양한 화면 비율의 스크린을 체험할 수 있다. 이밖에도 직접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편집하여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MR이라는 브랜드로 협력업체들을 통해 다양한 혼합현실 하드웨어를 출시했으나, 혼합현실에 특화된 콘텐츠는 아직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러나 AR과 VR 그리고 MR로 이어지는 몰입 경험을 위한 업계의 시도는 계속 이어질 것이며,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을 시도하게 될 것이다. 특히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분야는 의료나 엔지니어링과 같은 분야다. 지금까지 2차원 화면을 통해 3차원을 표현해야 했던 건축이나 기계 설계와 같은 분야도 MR 기술의 도움으로 3차원에서 확인함으로 오류와 시행 착오를 줄일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이런 기술은 디지털 트윈과 결합될 경우 더욱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몰입경험은 향후 의료, 엔지니어링 등 보다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면서 성장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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