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지연으로 성장 폭발 예상되나, 시기는 여전히 미정

[테크월드=선연수 기자] 

작년 한 해 동안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연이은 하향곡선을 그렸다. 2019년 4분기, 업계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반드시 상승할 것이며, 이르면 올해 1~2분기, 늦어도 4분기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잡히지 않으면서 시장 상황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단일 공급망 피하고, 재난 대비책 세워야

플로우센트릭 테크놀로지스 데니스 벤쉬(Denis Bensch) CIO는 IT웹(ITWeb)을 통해 “2009년 돼지 독감(H1N1) 사태를 경험해 공급망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여러 상황을 대비했을 수 있으나, 당시에 꾸렸던 대비팀의 준비 선반대엔 먼지가 쌓였을 것”이라고 대책의 지속성에 대해 비유했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은 감염이 심한 지역의 기업뿐만 아니라, 이름도 몰랐던 2차, 3차 공급망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과거 2011년 일본 후쿠시마에서 지진과 쓰나미로 해당 지역과 연결된 공급망이 연이어 끊어진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QR 1].

과거의 사스(SARS), 메르스(MERS), 조류 독감 또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감염병 사태였다. 포레스트 리서치(Forrester Research)의 르네 머피(Renee Murphy) 수석 애널리스트는 “전염병과 함께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은 불가피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이유로 재난 상황에 대비하지 않으면, 향후 5년 내 또 비슷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D램 현물가격 변화 추이 (자료: Dramexchange, 산업통상자원부)
낸드플래시 현물가격 변화 추이 (자료: Dramexchange, 산업통상자원부)

 

메모리 시장, 2분기엔 제자리 찾을까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업계의 시각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월 ICT 수출입 동향 자료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의 수출 호조로 15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해 75.1억 불의 수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산업부는 데이터센터 등의 수요 증가를 요인으로 꼽았으며, 메모리 반도체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한 46.4억 불의 수출을 달성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도 현물 가격 기준으로 작년 말 이후 회복세를 그려가고 있다.

 

현재 데이터센터 업체들을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상황을 살피며 구매 시기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수요 기업들이 보유한 재고가 떨어지고, 늘어난 클라우드 서비스량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시장이 회복될 수밖에 없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재택근무 등 집에서 기업 데이터와 콘텐츠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데이터센터가 감당해야할 트래픽이 증가해 수요 기업들의 메모리 반도체 구매 시기가 당겨질 것이란 예측도 있다.

NH투자증권 도현우 연구원은 “수요가 부진한 모바일보다는 서버 D램과 PC램 구매에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해외 장비 업체의 한국, 중국 출장 금지 시행이나 중국 내 엔지니어의 출근에 차질이 생기면서 투자 집행이 지연되고 있고, 이로 인해 상반기 실적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유럽, 미국에도 코로나19로 인한 감염병 사태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러, 중국 내 공장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또 다른 국가의 공장 가동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상황이다. 한 메모리 업체 관계자는 “현재 유럽쪽은 대부분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 대부분의 업무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메모리 업체들의 대응 상황

마이크론은 최근 중국 지사를 비롯한 공장이 약 2~3주가량 가동을 멈추는 상황을 겪었다. 지난 3월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는 정상적으로 가동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르네 머피(Renee Murphy) 수석 애널리스트는 포츈 1000 기업의 94%가 코로나19로 공급망 중단을 겪을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시안에 반도체 생산 라인을 둔 삼성전자는 대부분의 생산 라인이 국내에 위치해 현재 생산과 관련한 문제는 겪고 있지 않으며, 코로나19로 인한 장기적인 여파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인텔 조지 데이비스(George Davis) CFO

인텔은 코로나19로 인한 대응 상황을 보다 상세히 공개하고 있다. 지난 3월 3일(현지 시간) 모건 스탠리에서 열린 투자자 컨퍼런스에서 인텔 조지 데이비스(George Davis) CFO는 중국, 미국, 아일랜드, 이스라엘, 멕시코 등 각국의 제조 운영 상황을 보고하며, 현재 정상적으로 계속 운영되는 중이며, 면밀히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기업 비상 운영 센터와 판데믹 리더십 팀(Pandemic Leadership Team)을 15년 전부터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전 지구적인 환경과 건강 문제의 변화를 살피고 있다. 팀은 정부 기관과 공공 보건 기관들과 협력해, 권고 사항을 준수하고 직원을 보호하며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과거 조류 독감, 사스, 에볼라, 돼지 독감 바이러스 사태에도 성공적인 관리를 위해 도운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 시장 회복의 시기를 점치는 것은 여전히 여러 변수에 좌우되고 있으나, 각 기업들은 소리 소문없이 들이닥칠 환경·바이러스 재난에 대비책을 강구해둬야 할 것이다.

 

- 이 글은 테크월드가 발행하는 월간 <EPNC 電子部品> 2020년 4월 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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