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장TECH] 코로나 19, IT 산업 최소 3~6개월 간 충격파 대비 필요
상태바
[한장TECH] 코로나 19, IT 산업 최소 3~6개월 간 충격파 대비 필요
  • 박지성 기자
  • 승인 2020.03.02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 19와 IT 산업의 영향 분석 ②

[테크월드=박지성 기자] (편집자주: 한장TECH는 테크월드 기자들이 주요 뉴스를 한 장의 슬라이드로 제작하여 제공하는 테크월드만의 차별화된 독자 콘텐츠입니다.)

코로나 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도 국제 경제는 많은 불확실성의 숙제를 이미 떠 안고 있었다. 미-중 무역전쟁 그리고 브렉시트(Brexit), 한-일간 수출갈등이 명쾌하게 정리 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기업들은 신사업 추진과 투자에 상대적으로 조심스러웠고 이는 성장률 둔화로 연결됐다. 그리고 마침내, 중국 우한발 코로나 19마저 창궐했다.

 

직접적 타격을 입는 항공, 여행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글로벌 IT 산업은 급속하게 그리고 긴밀하게 연계되기 시작했다. 견고하게 엮인 가치사슬은 특정 사건의 파급 효과가 무한히 확장될 수 있게 만들었다.

 

현재 단계에서 중국 기업들의 코로나 19 대응은 양호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되지만, 최근 국내에서 해당 질병이 급속하게 확산됨에 따라 보다 장기적이고 광범위한 관점에서 IT 산업은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지 한장 TECH를 통해 정리해 봤다.

  

▲ 상황은 이미 벌어졌다. 시나리오가 어떻게 되든 피해는 피해갈 수 없다.
▲ 상황은 이미 벌어졌다. 시나리오가 어떻게 되든 피해는 피해갈 수 없다.

 

  

● 고려 가능한 3가지 시나리오… H1N1 플루(돼지 독감)과 유사한 전개 예상

금번 사태가 IT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먼저 코로나 19가 향후에는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를 유추해 봐야 한다. 글로벌 서플라이체인 컨설팅 기업인 레질링크(Resilinc)의 CEO인 빈디야 바킬(Bindiya Vakil)은 20년 1월 31일에 자사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웨비나에서 향후의 시나리오를 크게 3가지로 예측했다.

  

ⓛ Worst Case: 코로나 19의 글로벌 전염병(Pandemic)化 

 

바킬은 “상상조차 하기 싫은 상황이지만”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하지만 전염병이 우리의 의지를 따라주지는 않는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첫 번째 시나리오는 중국의 방역 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WHO의  소극적 대응으로 코로나 19가 글로벌 단위로 확산되는 상황을 가정하고 있다. 통상 특정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개발이 6~9개월 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경우 확진자와 사망자는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게 되고, 환자도 중국 외에 다양한 지점에서 발생하게 된다. 

  

② Moderate Case: H1N1과 유사한 전개  

 

H1N1은 속칭 ‘돼 지 독감’이라 불리는 인플라엔자다. 금번에 발생한 코 로나  19와 같은 계열의 바이러스는 아니지만, 바킬은 ‘돼지’라는 인간과 친숙한 가축이 매개가 되어 발생한다는 점, 2009년 멕시코와 미국에서 발병 당시 순식간에 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등의 유사성에 주목해 코로나 19의 벤치마킹 케이스로 H1N1을 꼽았다.

당시 WHO와 미국의 질병관리통제본부(CDC)는 국제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강도  높은 방역체계를 가동했다. 코로나 19가 역시 방역정책이 성공을 거두게 된다면 약 3~6개월 이내에 확진자와 사망자 증가 추이는 변곡점을 넘어 진정세로 접어들 수 있다.

 

  ③ Best Case: 노력과 행운을 통한 조기 진화 

 

긍정적인 상황을 가정할 수도 있다. 강력한 방역이 효과를 거두고 발달된 유전체 분석기술을 통 해 바이러스의 배양과 백신이 조기에 성공하는 경우, 수 주 이내 사태가 진정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러나 바킬 역시 해당 시나리오는 ‘바람’이지 실제로 구현되기는 힘들다고 가정했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상황을 어떻게 예측하고 있을까?

 

세계반도체협회 SEMI의 회장인 아지트 마노샤(Ajit Manocha), 글로벌 전자전문 매체인 EE Times의 요시다 준코(Yoshida Junko) 선임기자, 글로벌 서플라이체인 전문 매체 EPSNews의 편집국장인 바바라 요르겐센(Babara Jorgensen)과 같은 전문가들은 EE Times가 게재한 우한 사태 특별 기사에서 에코로나 19가 H1N1과 유사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단기적 충격은 피할 수 없다.

3가지 시나리오가 존재하지만 단기적 충격은 피할 수 없다. 아니 이미 발생하고 있다.

 우선 공급 측면이 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다. 그 세계의 공장이 코로나 19로 춘절을 포함해 길게는 4주 가까이 가동을 멈춘 것이다. 당연히 부품 수급의 문제가 따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중국의 육상, 해상 물류의 중심지인 우한의 현재 물류 여건을 감안하며, 부품 수급의 문제는 지금 당장 눈 앞에 닥친 문제다.

 

특히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생산 과정에서 석영에서부터 화학물질 수백 종이 투입되는데다가, 미세한 순도 변화와 결함에도 공정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역시 이미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비상 계획을 수립하고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민은 국내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애플의 위탁생산업체인 폭스콘도 중국 우한에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는데, 부품 수급 등의 영향으로 오는 3월에 출시할 예정이던 아이폰 신규모델 출시가 지연될 전망이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기도 하지만 최대의 시장이기도 하다. 금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중국의 1분기 수요는 급속히 위축됐다.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2020년 예상 매출의 1/4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최근 국내에서도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인해 SK하이닉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선도 기업들의 생산 현장도 빈번히 폐쇄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순간의 전염병 확산 대응이 산업계에 엄청난 후폭풍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있다.

  

폐에 흉터를 남기는 폐렴, 코로나 19 역시 산업에 흉터 남길 듯

 

장기적 관점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다. 단순히 반도체 등 IT 산업만이 아니라 전 산업에서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최상의 시나리오에서는 “짧게는 1~2달 정도의 여파는 있을지 언정 글로벌 공급체인은 빠르게 복원력을 가지고 원 상태로 돌아올 것”으로 레질링크의 CEO는 예상했다.

가장 현실 가능성이 높은 중간 시나리오는 어떨까? 레질링크의 CEO 바킬과 EE Times의 요시다 선임기자는 이 경우에도 글로벌 밸류체인은 상당한 수준의 타격을 입을 것으로 봤다. 

 

첫째는 무엇보 다도 물류 적체 문제다. 당장 한국만 해도 추석 혹은 구정을 전후로 택배 흐름이 원활하지 않다. 중국의 춘절은 그 기간과 물량적 측면에서 추석, 구정과 비할 바가 아니다. 이런 대명절을 전후로 이미 4주 가까이 상당한 재화의 흐름이 통제됐다. 통제가 지금보다 더 길어지게 된다면, 사태가 진정된다 해도 물류가 정상화 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둘째는 인적자원 이탈에 따른 품질  변동의 우려이다. 중국의 춘절은 긴 연휴 이상의 특별한 의미가 있다. 중국 내 다수 근로자들은 춘절을 전후해서 이직을 한다. 고향을 방문해 지인들과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춘절 이후 이직을 한다. 심한 경우, 직장에 미복귀한 채로 이직이 이뤄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춘절 이후 대규모로 숙련공의 이탈이 이뤄질 수 있다. 이 경우, 같은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이라고 하더라고 동일한 품질을 담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셋째는 금번 사태를 통한 글로벌 기업들의 시각 변화다. 이미 EE Times를 위시한 다수의 서구 언론들은 이번 사태를 통해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서구권 기업들의 부품 공급망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분석 기사들을 내보내고 있다. 따라서 실제로 사태가 안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후 글로벌 공급망의 무게중심이 변동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금번 코로나 19는 폐렴을 유발한다. 폐렴이 무서운 이유는 치사율도 치사율이지만, 완치가 된다고 하더라도 폐에 반영구적 손상과 흉터를 남긴다는 점이다. 전 세계가 현재 코로나 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산업에 코로나 19는 어떤 형태로는 그 ‘흉터’로 남을 전망이다. 

 

 

- 해당 기사는 <월간 전자부품(EPNC)> 2020년 3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