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 반도체 등 전자가장 빠른 회복세이나 2분기 이후에나 정상화 전망

[테크월드=박지성 기자] (편집자주: 한장TECH는 테크월드 기자들이 주요 뉴스를 한 장의 슬라이드로 제작하여 제공하는 테크월드만의 차별화된 독자 콘텐츠입니다.)

 

중국과 한국이 잠잠해지니 이제 유럽과 미국이 코로나19로 홍역을 앓고 있다. 경제 예측의 변수가 이제는 아시아 권역을 벗어나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CNBC는 3월 16일(현지시각) 자체 기사를 통해 코로나19로 미국 내 일자리가 최대 350만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중에서도 글로벌 항공 운송 시장의 30~40%를 차지하는 미국 항공사들의 충격은 심대하다. 이미 아시아 노선이 대폭 감소한 상황에서 입국 금지로 북미-유럽 노선은 사실상 사라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정부의 도움이 없을 경우 5월 이전에 파산하는 항공사들이 나올 것”이라며 위기 상황을 전했다.

 

유럽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3월 17일(현지시각) 유럽의 빅4 완성차 업체가 일제히 공장 문을 걸어 잠궜다. 연간 1000만 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하고 있는 독일의 폴크스바겐은 23일부터 2~3주간 유럽 내 거의 모든 자사 공장의 생산 가동을 멈췄다. FCA(피아트, 크라이슬러)와 르노, PSA(푸조, 시트로앵)도 공장 가동 중단을 선언했다. 이 빅4의 연간 차량 생산 대수는 글로벌 총 생산량의 약 20%인 2000만 대에 육박한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산업이 시시각각 중대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펌인 맥킨지(McKinsey & Co.)는 이런 위기 상황을 반영해 2월 14일 이후 거의 2주 간격으로 코로나19 분석 보고서를 계속 발표하고 있다.

이번 한장 TECH는 맥킨지의 코로나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 19로 인한 산업별 여파와 회복 시기를 가늠해 본다.

▲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폴크스바겐 공장 (자료=위키미디어)

 

 

관광과 항공업계는 생존위기에 직면

 

맥킨지의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여파는 거의 모든 실물 산업에 여파를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와 같은 기조가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맥킨지는 3분기 이후에야 주요 산업들이 자리를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심대한 타격은 여행과 관광 산업에 집중됐다. 현재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는 아시아와 유럽 국가들 중 일부는 국가 GDP 중 관광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소 7%에서 최대 20%에 이르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와 같은 유럽 주요 관광국가들의 피해가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최초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 관광객도 고려해야 한다. 전 세계 여행 시장에서 중국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6%, 300조 원에 달한다. 이 시장이 올해 초, 중국의 이동제한 명령 그리고 각 국의 중국인 입금 금지로 사라져 버렸다. 전체 관광시장의 수요 40%가 위축된 가운데, 맥킨지는 4분기 이후에야 관광 산업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이동 수요를 담당하는 항공 산업 역시 심각한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대륙과 국가 간 이동이 제도적으로 막힌 가운데 항공사들의 피해는 지속적으로 누적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의 기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되는 7~8월이 되더라도, 위축된 수요가 바로 제자리로 돌아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빨라야 여름인 2분기에 국가별로 국내선이 정상화되고 3분기 후반에야 국가 간 이동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거의 전 산업이 영향을 받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와 전자부품 산업은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이 예상된다 (자료: 맥킨지, 테크월드 뉴스 재가공)

 

제조업의 상징, 오토모티브도 3분기에야 회복 가능

 

자동차 산업은 부품사들과의 긴밀한 협업 구조를 갖추고 있기에 전/후방 산업에 미치는 여파가 매우 큰 편이다. 이런 자동차 산업 역시 코로나19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일단 최초로 코로나19가 발생한 우한과 허베이성은 중국 전체 자동차 생산량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우한에는 중국 자동차 업체는 물론 세계 최대 부품사인 보쉬(Bosch) 등도 밀집해 있다. 이로 인해 자동차 업계는 이미 1차로 부품 수급 충격을 받았는데, 이제는 설상가상 코로나 전선이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의 1/4을 차지하는 유럽으로 확대되고 있다.

 

맥킨지의 분석에 따르면 세계 주요 완성차업체(OEM)의 부품 재고 수량은 통상 6주로, OEM들은 사태가 안정화 되는 3분기까지 생산라인은 물론 판매 유지의 어려운 싸움을 이어나가야 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물 경제의 혈액과 같은 기능을 담당하는 에너지 산업도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일단 전 세계 에너지 소비 2위 국가인 중국이 올해 초 멈춰서면서 이미 전년 대비 10% 가까운 수요 감축이 발생했다. 이 와중에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유가 치킨 게임이 이뤄지면서 에너지 산업 역시 3분기가 되야 산업의 향방에 대한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 자동차 한 대당 소요 부품은 무려 3만 개로 자동차 산업의 여파는 전후방 산업으로 확대된다.

 

반도체와 전자 산업,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일 전망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전자산업의 피해는 그나마 경미한 편이다. 반도체 최대 소비국인 중국과 최대 생산국인 한국은 코로나 19로 인한 충격을 조기에 겪었다. 그 결과 중국은 현재 안정화 상태로 한국은 진정세로 진입하고 있다.

물론 코로나 19로 인한 공급망 충격과 일부 IT세트의 수요 감축은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서버와 데이터 센터를 중심으로 한 시장의 성장세가 워낙 견고하기 때문에 성장의 폭이 조정될 뿐, 성장이라는 방향 자체가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뿐만 아니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인 SEMI의 예측에 따르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장비 투자액은 2020년 전년 대비 약 5% 이상, 한국은 31% 이상 증대되고, 대만은 역대 최고치인 140억 달러 이상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업계의 지속 투자와 성장 기조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1980년 이후 현재까지 약 40년 간 미국의 경제 동향을 분석해 왔다. 해당 기간 동안 호황은 424개월인 반면, 침체는 56개월에 불과했다.

지금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충격과 여파가 작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절대적 통계치가 얘기하듯 우리에게는 기회의 시간들이 더 많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나치게 길게 지속됐던 호황 속에서 불안감이 팽배했던 점을 감안하면, 호흡을 가다듬고 전열을 정비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 위기의 순간이야말로 새로 찾아올 기회를 위한 최적의 준비시간일지도 모른다.

 

- 해당 기사는 <월간 전자부품(EPNC)> 2020년 4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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