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스포럼 2019 자율주행 전동화 기술 세미나

[테크월드=이건한 기자] 마이스포럼(MICE forum)이 7월 23일 양재동 AT센터에서 ‘2019 자율주행 & 전동화 기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강경표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 이승훈 LG 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차현록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정영현 엠씨넥스 실장, 한창수 자동차부품연구원 책임연구원, 울산대학교 김준범 교수, 대림대학교 김필수 교수 등 업계의 주요 전문가들이 연사로 나서 자율주행과 모빌리티 산업의 현황과 이슈 등에 대해 깊이 있고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했다.

세미나 현장 (사진=마이스포럼)

MaaS/TaaS의 시대가 온다

오전 첫 강연을 맡은 강경표 연구위원은 자율주행 시스템의 정의와 스마트 도로교통체계 아래 자율주행 시스템 동향에 대한 설명을 진행했다. 특히 TaaS(Transportation as a Service)와 MaaS(Mobility as a Service)로의 변화에 집중했다.

자율주행 기술이 발달하고 디지털 도로망이 구축된 도로교통 인프라에서 자동차는 더 이상 기존 제조 기업만의 영역이 아니다. 강 위원은 “기존의 자동차는 사람이 탑승하고 사용하는 ‘도구’의 개념이었다면, 미래엔 마트에 갈 때도 공유 차량을 활용하거나 택배나 클리닝 등의 서비스를 위한 무인 차량 호출도 가능해지는 ‘서비스’의 개념이 대두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진정한 자율주행으로의 전환점인 레벨 4는 개별 소비자와 나라별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하는 과정에서 다소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므로 레벨 4 이상은 개인 차량보다 대중교통 등 정해진 틀이 있는 교통 서비스에서 먼저 시작될 것이라고 에측했다. 아울러 이젠 자율주행에 대한 진부한 이노베이션(Inovation, 혁신)만 외칠 게 아니라, 이노베이션이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 전환) 되는 ‘과정’에 더 주목하고 집중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딥러닝으로 인한 자율주행 플레이어 확대

이승훈 LG 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딥러닝이 불러온 자율주행 패러다임 변화에 집중했다. 대규모 데이터 분석과 추론이 가능해진 딥러닝은 자율주행 시스템 구현의 문턱을 크게 낮춘 일등공신이다. 과거 자율주행은 모든 상황의 인지와 계산을 다수의 특화 센서에만 의지하고, 안전한 시스템 설계를 위해 철저한 전문가 중심의 영역이었다면, 딥러닝이 본격적으로 등판한 2016년 이후는 최소한의 범용 센서, 카메라와 딥러닝 소프트웨어의 결합만으로도 과거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 구현이 가능해지며 자율주행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는 플레이어의 수와 범위도 크게 늘어났다.

이와 관련해 소개된 사례 중 가장 흥미로운 기업은 ‘Cooma.AI’란 스타트업이다. Cooma.AI는 2016년 딥러닝을 이용해 단 4주일 만에 자율주행 기술 구현에 성공, 현재는 일반 자동차도 자율주행 시스템을 일부 운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키트’를 제작하고 있다. 현재 Cooma.AI의 자율주행키트를 차량 제조 업체가 공식적으로 지원하진 않지만, 이들은 직접 ‘해킹’에 성공한 각 브랜드별 차량을 대상으로 실제 구동 영상을 올리며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시연 영상 중에는 국내 모 브랜드의 차량도 일부 포함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원 소스 멀티 유즈’ 유연생산 플랫폼

차현록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 수석연구원은 현재 개발 중인 ‘가변 플랫폼 자율주행 차량 설계’ 연구 소개로 주목받았다. KITECH는 기존 자동차 산업과 달리 ‘다품종 소량생산’이 대세가 될 미래 차량 산업에서는 폭스바겐의 ‘MED’처럼 하나의 차체 플랫폼으로 여러 차종을 생산할 수 있는 유연생산형 기술이 요구될 것으로 보고 현재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KITECH가 개발하는 가변형 차체 플랫폼은 마치 3단봉을 접었다 펴는 것처럼 완성될 차체에 맞춰 각 프레임의 크기를 조금씩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가 특징이다.

차현록 연구원과 가변형 차량 플랫폼 (사진=KITECH)

KITECH는 실제 이를 활용해 소형 버스를 포함한 몇몇 차량에 대한 시험적 구현에 성공했다. 다만 30km 미만의 느린 속도와 쉐보레 스파크 수준의 강성은 점진적으로 해결해가야 할 과제다. 차 연구원은 문제점을 개선해 차후 국내 중소업체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을 강화하고 협력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수소에 담긴 무궁무진한 잠재력

수소연료와 수소전지 기반 FCEV(Fuel Cell Electric Vehicle, 연료전지 자동차) 현황 등에 대해 강연한 김준범 교수의 강연 역시 참석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김준범 교수는 수소전지 연구와 관련해 국내에서 가장 오랜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이다. 해당 강연은 아직 초기 개발 단계에 있는 수소에 대한 사용성과 안전성, 경제성 등의 잠재력을 거듭 강조하며 ‘수소’란 에너지를 바라보는 대중의 막연한 두려움을 덜어내는 데 무게가 실렸다.

흔히 가솔린보다 위험할 것으로 생각하는 수소차가 실제로 현재 내연기관 이상의 안전한 설계로 생산되고 있다는 점, 현재 울산 지역 내 수소 생산량만으로도 약 20만대의 수소자동차 운행이 가능하다는 사실 등의 여러 연구 결과 공유도 이어졌으며, 강연 직후 질의응답 시간에 한 참석자는 “강연을 듣고 수소에 대한 몇몇 오해가 풀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가속도 붙은 자율·전기차 시대를 맞이하는 법

김필수 교수는 자동차와 관련된 10여 개 이상의 협회와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 분야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이다. 그는 자신의 경륜을 증명하듯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강연 내내 국내외 전기·자율주행차 산업과 정책, 향후 방향성과 먹거리 등에 대한 다양한 인사이트를 쉬지 않고 풀어내며 시선을 끌었다.

김필수 교수

김필수 교수의 강연에서는 국내 자동차 정책에 대한 흥미로운 지적과 분석이 이어졌다. 특히 내연기관 종말 선언과 관련해선 우리나라가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노르웨이나 프랑스, 인도 등은 2030년, 혹은 2040년까지 탄소제로 사회를 실현하고 휘발유·디젤차 판매를 금지할 것이 등의 선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시류에 따라 관련 선언에 관한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시기상조란 이야기다.

김 교수는 “노르웨이는 90% 이상의 전기를 이미 친환경 발전으로 충당하고 있을 만큼 충분한 인프라가 갖춰진 나라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벤치마킹은 좋지만 무조건 따라 하며 국내 산업을 옥죌 것이 아니라 충분한 여건을 갖춘 후에 여유로운 자세로 시작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전기 자동차의 시장 잠식 속도가 예상 밖으로 매우 빠른 상태지만, 아직 ▲얼리어답터 영역에 속하는 전기차 ▲개발 속도가 느린 수소차 ▲디젤·가솔린 사용 감소 정책 등으로 인해 당분간은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의 전망이 긍정적일 것으로 바라봤다.

전기자동차 사업에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Kw 당 전기 가격도 현실적인 수준(174원→253원)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이와 함께 애초에 관련 공청회에서 340원 수준으로 논의되던 가격이 초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며, 누진세나 기타 복잡한 규제 등으로 민간 사업자가 전기 자동차 산업 관련 비즈니스를 하기 어려운 국내 환경의 개선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 밖에도 저속 자율주행 환경에서 실현 가능한 각종 생활형 서비스의 시장 가능성, 차량 해킹 문제, 전기차와 수소차의 공생 등 자동차 산업 전반에 대한 다양한 인사이트 전달이 이뤄졌으며, 정영현 엠씨넥스 실장의 차량용 카메라 센싱 산업 동향, 한창수 책임연구원의 전기자동차용 모터 기술 현황 등에 대한 폭넓은 정보가 공유되며 세미나 참가자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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