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이온 배터리 성능 저하 문제와 폐배터리 재활용

[테크월드=선연수 기자] 

전기차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차량에 대한 궁금증도 늘어가고 있다. 그중 1회 충전 시의 주행거리나 반복적인 배터리 충전으로 인한 차량 수명 단축 등이 항상 이슈가 되고 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자료에 의하면 국내에서 발생하는 전기차 폐배터리가 올해만 38톤, 전기차 보급 대수 증대에 따라 2024년에는 1147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과 단축 이유, 그리고 재활용에 대해 하나씩 알아보자.

 

급속 완충 60번이면 폭발한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스마트폰 배터리와 같은 소모품이나, 비교적 긴 수명을 가진다. 현대자동차는 일반적으로 전기차는 방전 상태에서 충전할 경우 1000회, 50% 사용 후 충전 시 5000회, 20% 사용 후 충전 시 8000회까지 재충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매일 최대 주행거리를 운전한다면 약 2년 9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고, 배터리의 20% 정도에 해당하는 거리만 매일 이동 후 충전한다면 약 21년 11개월간 사용할 수 있다.

미국같은 면적이 넓은 국가에 비해 이동거리가 길지 않은 한국에서는 100% 방전할 일이 많지 않을 테지만, 충전을 거듭할수록 배터리의 성능이 점점 낮아지기 때문에 애초에 약 3년간 100%의 배터리 성능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즉, 온전한 성능으로만 계산한 것보다 배터리 수명이 더 짧아지는 것이다.

 

리튬 이온 배터리의 일반 급속충전(붉은색)과 내부 저항 충전(푸른색) 방식별 충전 횟수에 따른 성능 저하 비교 (출처: 캘리포니아 대학교 리버사이드 캠퍼스)

캘리포니아 대학교 리버사이드 캠퍼스의 배터리 연구팀은 새로운 전기 충전법을 개발하면서, 급속 충전과 내부 저항 충전법으로 인한 배터리 성능 변화를 비교했다. 처음 13번의 충전 주기 동안은 두 방식 모두 배터리 저장 용량 성능 저하가 유사하게 일어났다. 그러나 40번의 충·방전 반복 이후에는 급속 충전한 배터리는 60%, 내부 저항 충전법은 80%의 용량 성능을 유지했다.

연구팀의 태너 제린(Tanner Zerrin) 박사과정생은 “산업용 고속충전은 배터리 내부 저항을 증가시켜, 리튬 이온 배터리 수명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60번의 충전 주기 이후에는 배터리 케이스가 깨지면서, 전극과 전해질이 공기에 노출돼 화재·폭발의 위험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성능 저하 원인은 내부 구조 변형

최근 이런 배터리의 성능 저하를 방지하게 위해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작년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전기차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전지의 성능을 좌우하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지는 현상의 원인을 규명해냈다.

해당 연구진은 급가속 등 빠른 속도의 방전이 일어나면 배터리의 양극으로 전달되는 리튬이온의 양이 제한되며, 이로 인해 완전하게 회복되지 못한 전극 물질이 내부 변형을 일으킨다고 밝혔다. 이 현상은 전지 용량을 줄이고 수명을 단축시키며 특히, 고전압으로 충·방전할 경우 전극 구조의 불안정성은 더욱 높인다.

결국 배터리를 오래쓰려면, 운전자가 저속으로 자주 충전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며 급가속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일반적으로 10년 내외부터 평생동안 배터리에 대한 보증 기간을 두고 있으며, 고장이 아닌 이상 온전히 배터리 수명 문제만으로 교체할 일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탄소 48kg 줄이는 폐배터리 재활용

전기차가 2010년대 중반부터 활발히 도입되면서, 몇 년 내 전 세계에서 폐기 처리될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의하면, 2017년 기준 전 세계 전기차(B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판매 상위 10개 국의 누적 판매 대수는 약 310만 대다. 보통 전기차 한 대에만 수천 개의 배터리 셀이 집적되기에 폐배터리 처리 문제는 더욱 중요해진다.

그러나 현재 국제적인 폐배터리 재활용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배터리 용량 성능이 70% 이하로 떨어지면 교체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기준도 모호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리튬 이온 배터리를 재활용·이차사용해 신규 배터리 수요를 일정 부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생산 공정만으로는 기존 납축전지 대비 9배 이상의 지구 온난화 영향도를 보이지만, 자원고갈 영향도에서는 납축전기의 60% 수준으로 환경 부하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CO2를 약 48.8kg 저감할 높은 효과를 나타낸다고 설명하며, 정부 차원에서의 대책 마련이 필요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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