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TECH] 국가 차원 선거에 ‘전자 투표’ 도입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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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TECH] 국가 차원 선거에 ‘전자 투표’ 도입 가능할까?
  • 선연수 기자
  • 승인 2020.04.03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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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없는 보안 문제와 해결사로 주목받는 블록체인

[테크월드=선연수 기자]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총선)일이 다가오고 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마스크 판매 5부제에 따라 마스크를 사기 위해 인파가 많은 곳에 모이는 것마저도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전 국민이 참여해야 하는 국회의원 선거를 전자 투표로 진행할 수는 없을까?

 

 

전자투표 도입 열풍 분 2000년대, 그 후

에스토니아는 2002년부터 시민들의 신분증을 전자로 발급해 블록체인으로 관리하고 있다. 카드형태로도 발급되는데, 이는 결제 카드처럼 IC칩이 장착돼 있고 이 속에 개인정보와 디지털 서명이 담겨있다. 에스토니아의 전자신분증은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KSI 블록체인의 보안 솔루션을 적용하고 있다. 2005년부터는 전자신분증을 활용해 전 세계 어디서든 투표를 할 수 있는 ‘아이보팅(i-Voting)’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5년 국회의원 선거에는 국민의 약 3분의 1이 온라인 시스템으로 투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도는 온라인으로 투표장 외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지만, 1997년부터 EVM(Electronic Voting Machine)이라는 전자식 투표 기계를 활용해 국가적인 선거를 진행하고 있다. 유권자는 해당 지역의 투표소에 방문해 전자기기의 버튼을 눌러 후보를 뽑을 수 있으며, 기권 항목도 마련돼 있다. 최근에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주소지와 다른 지역에서도 투표할 수 있는 기기도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약 9억 명이 넘는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기에, 투표 용지를 아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클 것이다. 개표 시간 또한 9억 명에 해당하는 최종 결과를 3~4시간만에 확인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블록체인에 기반한 ‘보아츠(Voatz)’ 앱이 선거에 시범 운용되고 있다. 유권자는 앱을 통해 ▲운전면허증이나 여권 인증 ▲얼굴 영상 촬영 ▲지문 인식의 단계를 거쳐 본인 인증을 하게 된다. 이후 투표를 진행할 수 있으며, 보아츠 개발팀은 본인 인증을 위해 확인한 정보가 서버나 다른 곳에 저장되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2018년 웨스트 버지니아 예비 선거와 중간 선거, 2019년 덴버시와카운티 지방의 총선과 결선 등 공직선거에 다수 활용됐다.

국내에서는 아직 전자 투표가 국가적으로 활용된 사례는 없다. 주민 단체의 의사 결정, 공동주택의 문제 해결, 학교 운영위원회 등 소규모 집단에서의 사용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전자 투표 활성화를 위해 ‘케이보팅(K-voting)’ 시스템을 서비스하고 있다. 현재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4월 20일까지 서비스 이용이 제한된 상태다.

 

아이보팅을 활용한 지방선거와 의회 선거 투표율(분홍색 막대) (출처: Valimised)

 

종이보다 안전한 보안은 없다?

많은 국가들이 도입을 시도하지만, 정착하지 못하는 것은 결국 ‘보안성’ 때문이다. 투표 기계의 화면을 터치해 전자로 기록되는 투표 정보마저도 해킹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여전히 종이용지에 도장을 찍는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다. 실제로 공적인 투표에 전자 투표를 도입한 국가들도 해킹 위협을 받거나, 실제로 시스템이 마비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또한, 온라인으로 스스로를 인증해 바로 투표를 하는 방식은 비밀 투표가 보장되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들 수 있다.

전자 투표를 이르게 도입했던 유럽에서도 기술력과 함께 발전해가는 해킹 기술에, 전자 투표가 가진 보안 취약성을 인정하고 다시 종이 투표로 방식으로 되돌아가는 나라도 있었다. 스위스 정부는 2019년 새로운 전자 투표 시스템을 개발하고, 한 달간 전자 투표 사이트를 해킹하는 것에 한화 5600만 원에 달하는 상금을 걸고 해킹 대회를 열기도 했다.

 

블록체인으로 도입 재시동

블록체인은 유권자의 본인인증과 투표 내용이 블록체인에 기록되고, 이는 중앙 서버와 다수의 노드에 다시 저장된다. 허가 받지 않은 외부인이 이 내용을 바꾸기 위해 접근하기가 어려워 데이터 위·변조 가능성도 낮아 전자 투표의 보안성을 책임질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2018년 4월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업으로 ‘블록체인 기반 온라인투표 시스템’이 선정돼 시스템을 개발해오고 있으며, 작년 말 ‘블록체인 기반 온라인투표시스템 구축 ISP 수립’ 사업으로 실 적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90년부터 시도되던 전자 투표 도입 시도가 블록체인과 보안 기술을 통해 빠르게 정착할 수 있을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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