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선연수 기자] 석유 매장량이 줄어들고 기후 온난화가 심화됨에 따라 각국 정부들은 e-모빌리티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기후위원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까지 순수 온실 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늦어도 2035년까지 모든 생산 차량을 순수 배터리 구동(하이브리드도 아닌) 제품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미 몇몇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은 신차에 대해, 2030년 내로 내연 엔진(휘발유와 경유 둘 다) 사용을 금지할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일부 국가들은 e-모빌리티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e-모빌리티 솔루션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일례로 영국과 폴란드 간 e-모빌리티에 관한 Katowice 파트너쉽을 들 수 있다. 유럽 위원회(EC)에서도 98/34/EC22 규정 내에서 충전 인터페이스에 관한 표준 규격을 발표했다. 이는 충전 장비와 전기차(EV) 충전기 간 상호운용성과 연결성을 충족하기 위한 것이다.

 

효율적인 배터리 소재 기술

EV 보급을 위해서는 좀더 효과적인 배터리 기술이 시급하다. 오늘날 대부분의 EV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며, 이는 비교적 가볍고 에너지 밀도가 우수하고 여러 번 재충전할 수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쪽 전극으로부터의 삽입 반응에 의존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내부의 리튬 이온은 전하 캐리어(Carrier)로 작용한다.

배터리 셀 소재는 확장성, 밀도, 충전 속도, 작동 수명 등에서 우수한 특성을 갖는 다양한 소재들이 개발되고 있다. 대학교, 배터리 제조업체, 자동차 제조업체 등의 연구진들은 더 가볍고, 더 경제적이고, 더 높은 용량의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 최적의 조합을 가지는 음·양 전극 소재를 계속해서 찾고 있다.

스위스 스타트업 이노리스(Innolith)는 한 번 충전한 EV가 1000km를 주행할 수 있도록 콘셉트 차원에서의 고밀도 리튬이온 배터리를 개발했다. 현재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사용하고 있는 배터리는 주행 거리가 잘 나와야 530km 정도다.

이노리스가 근본적으로 가연성인 유기 용매를, 가연성이 덜하고 훨씬 더 안정적인 무기 물질로 대체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유기 물질은 반응성이 높아 시간이 지날수록 배터리 성능을 떨어뜨리는 반면, 소금과 같은 무기 물질은 안정성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 이노리스는 독일에서 파일럿 제품 생산에 착수한 뒤 시장에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상용화되기까지는 몇 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그림 1] 이노리스의 배터리 기술

[그림 1]의 콘셉트 디자인은 용매 대체 방식을 사용한다. 어떤 연구진들은 애노드의 흑연을 반도체 물질로, 즉 실리콘으로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탐구하고 있다. 표준적인 흑연 애노드에 비해 실리콘은 리튬이온과 25배 더 많은 결합을 이룰 수 있어, 배터리 밀도를 30%나 그 이상까지 높일 수 있다. 현재 사용되는 배터리들은 1~5% 정도의 실리콘만을 함유하고 있다. 실리콘은 애노드 물질로서 잠재력이 커, 배터리 제조에 실리콘을 더 많이 넣기 위한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이 방식에도 단점이 하나 있는데, 실리콘이 리튬이온을 붙잡아 애노드의 체적이 팽창하고, 에너지가 소비될 때 수축해 배터리 성능 저하를 유발하는 것이다. 소재 과학자들을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으며, 혁신적인 실리콘 기반 애노드 기술 몇 가지가 이미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해결 솔루션들은 테스트를 통해, 에너지 밀도가 높고 충전이 매우 빠르고 넓은 온도 범위를 허용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런 배터리를 사용하면 400km를 주행할 수 있을 만큼의 충전을 단 5분만에 해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현재 사용되는 충전 기술 속도의 약 8배에 달한다.

 

안정성을 보장하는 고체 배터리

대부분의 EV는 ‘습식’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한다. 이는 황산과 같은 전해액을 사용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런 부식성이 높은 전해액은 움직일 때 엄청난 열을 만들어내며 이로 인해 화재가 일어날 수도 있다. 이런 문제로 몇몇 자동차 회사들은 고체 배터리에 주목하고 있다.

액체 전해질이 아닌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고체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를 높이면서도 안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전해질의 움직임에 의해 발생된 추가적인 전력을 배터리로부터 안전하게 빼내, 다시 배터리에 추가할 수 있으며, 빠르게 충전할 수 있다. 이런 특성들로 인해 온도 제어와 여타 안전성 시스템을 위한 공간을 줄일 수 있으며, 배터리를 보다 쉽게 구현해낼 수 있다.

고체 배터리의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아직 상용화되지는 않았다. 기술력을 더 높이고 제조 비용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더 매력적인 솔루션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수소 연료

[그림 2] BMW의 수소차인 BMW i Hydrogen NEXT

또 다른 EV 기술 중 하나는 배터리와 수소 연료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수소 연료 자동차는 5000km 이상 주행할 수 있으며, 충전 방식이 아닌 수소를 보충하는 방식이다. 이는 플로우 배터리 기술과 매우 비슷하다. 단일 액체를 사용해 전기를 생성하며, 수소는 20~30psi의 압력으로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다. 이 기술은 현재 스쿠터나 골프 카트에서 시험되고 있다.

그러나 EV 메인스트림 시장에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 일대 판도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배터리 충전을 위해 대대적인 인프라 구축을 하지 않아도 되고, 신선한 전해질을 공급할 수 있도록 기존의 주유소를 개조하고 오일 교환 설비에서 애노드를 교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 배터리 시스템보다 더 친환경적인 방법일 수 있다.

 

충전 불안 해소를 위한 인프라 확충

배터리로 구동되는 자동차를 소유하는 것은 이제 꿈이 아닌 현실로 이뤄졌다. 승용차부터 상업용 차량, 트럭에 이르기까지 도로에는 더 많은 EV가 등장하고 있다. EV 대수가 늘어남에 따라 충전 인프라를 충분히 확충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 됐다. 이는 전력회사, 엔지니어링 회사, 자동차 제조업체 등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한다.

EV의 가장 큰 과제는 ‘충전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다. 주유할 때와 같이, 충전을 빠르고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현해야 한다. 충전소는 지역마다 적합한 토폴로지가 달라질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차고를 소유한 저층 주택들이 많은 교외 지역과 고층 빌딩이 밀집된 도심 지역의 EV 충전 인프라에 대한 요구는 차이가 클 것이다.

주유소에서만 연료를 채울 수 있는 전통적인 휘발유·경유 차량과는 달리, EV는 다양한 장소에서 여러가지 방식으로 충전할 수 있다. 가정, 직장, 공공 장소, 고속도로 등에서 유선 플러그인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데, 상업적인 장소에서 충전하는 것보다 집에서 하면 비용을 약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집에서 차를 주차해 놓고 밤새 8~10시간 동안 충전할 수 있어 방법도 더 쉽다.

EV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계속 늘어나는 EV 대수에 맞춰 충전소를 확충해나가야 한다. 스태티스타(Statista)의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에서 충전기 수가 2010년 3200개에서 2018년 150만 개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접근법을 개발하고 EV 보급을 장려할 수 있도록, 신뢰할 수 있는 인프라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상세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당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보쉬(Bosch), 지멘스(Siemens), ABB와 같은 회사들은 충전 인프라와 적절한 지불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확장이 쉽고 고객지향적인 유연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배터리 가격, 1000달러에서 190달러로

EV 제조업체들은 제품을 더욱 경제적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파워트레인 시스템을 비교적 간편하게 통합하고, 여러 가지 차량 모델에 걸쳐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개발 시간과 비용을 단축하고 시장 출시 시간을 앞당길 수 있다. 특히 스타트업과 같은 업체들은 이를 통해 아이디어를 더욱 빨리 현실화할 수 있다.

블룸버그(Bloomberg)의 조사에 따르면,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규모가 증가하고 배터리를 더욱 비용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양산할 수 있는 수준의 EV가 처음 출시되던 2010년, 배터리 가격은 약 1000달러/kWh였다. 현재 사용되는 EV 배터리(Tesla Model 3)는 약 190달러/kWh로 가격이 75%정도 인하됐다.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맥킨지(McKinsey)는 2030년까지 충전기기 수를 1500만 개로 늘리기 위해서는 170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V 보급을 위해서는 충전 인프라 확충과 관리를 위한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

 

새로운 연결, 스마트 모빌리티

EV와 함께 스마트 모빌리티 또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자동차를 운전자, 모바일 앱, 충전기 등과 연결된 환경을 구현하는 것이다. IoT 회사들은 에너지 공급자, 자동차 제조업체 등 모든 관련된 당사자들을 연결해 강력하고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새로운 것을을 가능하게 만든다. EV를 전력망과도 연결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EV에 지붕으로 탑재된 태양광 패널로 전기 에너지를 만들어내는데, 이를 EV와 연결된 전력망으로 돌려보낸다. 이 정보를 활용해 피크 시간대에 충전한 전력을 필요에 맞춰 조절해 공급할 수 있다.

미래의 교통은 전기로 구동되고 연결될 것이다.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고, 대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고, 충전 인프라를 표준화하고, 스마트 모빌리티를 도입함으로써 기술적 진보와 지속가능성이라는 양측면에서의 발전을 이루게 된 것이다.

 

글: 마크 패트릭(Mark Patrick)
자료제공: 마우저 일렉트로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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