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우주과학 ⑯

[테크월드=선연수 기자] 

국제우주정거장에 도킹하기 위해 다가가는 크루 드래건의 모습 (출처: 스페이스X)

지난 5월 30일(미국 현지 시각)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CEO를 맡은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드디어 민간 첫 유인 탐사선인 ‘크루 드래건(Crew Dragon)’ 발사에 성공했다. 2002년 스페이스X를 설립한 지 18년 만이다. 엘론 머스크 CEO의 목적은 ‘화성 여행’으로, 이번 발사는 우주여행의 대중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NASA의 상업용 크루(Commercial crew)와 함께 진행한 결과다. 과연 ‘민간’ 우주선에는 기존의 우주선과 어떤 다른 기술들이 들어있을까?

 

발사체부터 부품까지 아끼고 또 아껴

이번 크루 드래건 발사의 공통적인 목적은 ‘우주여행의 대중화’다. 그만큼 일론 머스크는 우주 비행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그윈 숏웰(Gwynne Shotwell) 사장은 팰컨 9(Falcon 9) 발사체의 1단을 재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비용을 3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여행에도 팰컨 9를 이용해 크루 드래건이 발사됐으며, 발사체의 1단계 부분이 예정지인 플로리다 해안의 커내버럴(Canaveral) 항구에 정확히 안착했다.

스페이스X 개발자들은 7년 전 레딧(Reddit)을 통해 팰컨 9는 듀얼 코어 x86 프로세서로 구동된다고 밝혔다. 8년 전 SpaceX 우주선 인증(Certification) 부문 존 무라토어(John Muratore) 디렉터는 “방사선으로부터 기기를 보호하기 위해 우주선에는 방사선 경화 제품을 사용하곤 한다. 그러나 방사선 경화 부품이 들어가게 되면 작업할 수 있는 언어와 지원 패키지가 제한적이라 작업 범위나 인력 구성에 어려움이 크다”며, “팰컨 9에는 듀얼 코어 프로세서로 작동하는 컴퓨터 3대가 탑재돼 있다. 컴퓨터 3대가 동시에 방사선의 영향을 받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며, 한 컴퓨터가 영향을 받아 오류 값을 내면 다른 두 컴퓨터가 이를 감지해 문제의 컴퓨터를 재부팅시키는 방식으로 작동된다”고 설명했다.

이후 스페이스X 측에서 공식적으로 하드웨어 기술을 공개한 적은 없다. 지난 6월 7일 스페이스X 개발팀은 레딧에서 AMA(Ask Me Anything)를 진행하면서, 이번에 사용된 전용 쿼드 코어 프로세서는 약 5년 전의 휴대폰 성능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간단히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하드웨어 아키텍처가 사용되며, 많은 개별 컴퓨터들로 구성된 분산형 시스템이라는 것 정도까지만 밝힐 수 있다고 전했다.

 

개발은 빠르게, 비행사는 간편하게

앞서 말한 스페이스X의 AMA에서는 크루 드래건에 사용된 소프트웨어에 대해 여러 가지 답을 얻을 수 있었다. 팰컨 9, 크루 드래건에는 REEMPT_RT 패치가 적용된 스페이스X만의 자체적인 리눅스(Linux) 변형판이 활용됐다. 주요 비행 소프트웨어는 C와 C++, 테스트에는 파이썬으로 코딩이 이뤄졌으며, 머신 러닝 기술은 아직 적용되지 않았다. 크루 드래건의 리드 설계자인 조시 설킨(Josh Sulkin)은 “다만, 컴퓨터 비전은 내비게이션용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출처: 스페이스X)

LCD 터치스크린을 도입한 것에도 우려와 질문이 쏟아졌다. 데모-2(Demo-2) 크루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일하는 소피안 네이드(Sofian Hnaide)는 이에 대해 “크로미엄(Chromium, 크롬의 기반이 되는 오픈소스)은 단지 디스플레이의 UI 렌더링 엔진으로만 사용된다. 이 프로젝트는 NASA에 이런 설계 비전을 보여주기 위한 시뮬레이터 프로토타입으로 시작됐으며, 신뢰성을 인정받아 비행에 적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디자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코딩은 HTML, 자바스크립트(JavaScript), CSS로 이뤄졌다.

이어 소피안 네이드는 “스페이스X는 기존과 조금 다른 방식을 사용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산업 표준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1차원적인 접근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터치스크린 바로 아래에 하드웨어 작동 버튼이 있어, 터치가 어려운 경우에도 이를 활용해 대응할 수 있다.

실제로 크루 드래건에 탑승한 밥 벤켄(Bob Behnken)과 더그 헐리(Dug Hurley)는 터치스크린을 활용해 발사를 모니터링하고 도킹 과정을 진행했다. 크루 드래건과 ISS 간 도킹 시뮬레이터는 스페이스X 홈페이지에서 체험해볼 수 있다.

크루 드래건 속 우주비행사가 터치스크린으로 도킹 과정을 진행하는 모습 (출처: 스페이스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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