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여파 가시기도 전애 등장한 코로나19, 제조업계는 급변하는 중

[테크월드=배유미 기자] 코로나19가 중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산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으며, 세계 경제도 큰 피해를 봤다. 지금도 세계의 각 업체들은 코로나19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자산업 매체 EE타임즈(EE Times)는 코로나19가 제조업계에 미친 영향과 그에 따른 교훈에 대해 보도했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각 업계의 세부상황은 상이했으나, 모두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제조업계가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면서 변화 속도가 가속화됐다”고 입을 모았다.

제품은 원료가 있어야 제조할 수 있다

이번 코로나19처럼 전염병이 확산될 시, 체온계∙의료기기 등 관련 제조업체들은 제품 생산량을 급격하게 늘린다. 하지만 이때, 부품이 부족하다면 제품을 생산할 수 없을 것이다. 같은 이유로, 하나의 공급업체에 의존해 단일 부품을 이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이에 에코 자오(Echo Zhao) EE타임즈 시니어 분석가는 “제조업체들은 여러 공급라인을 확보해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공급라인을 확보하려면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데이브 레겟(Dave Legette) 글로벌데이터 자동화 분석가는 복수의 공급라인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암묵적인 추가 비용이 든다고 말한다.

따라서 단일 공급라인을 이용하면서 다른 방안을 고안한 업체들도 있다. 일부 업체에서는 재고 확보와 축적을 위한 시스템 도입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혹은, 위기상황 경고를 통해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뿐만 아니라 업체들은 각 생산라인 별 협업도 고려하고 있다. 하나의 생산라인이 멈추면, 다음 단계 생산과정 또한 진행되기 어렵다. 각 단계별 제조업체들은 유기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서로 많은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각 업체들은 적극적으로 협업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전달’돼야 판매다

코로나19가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할 때, 사람들은 생산라인 가동 여부를 가장 먼저 걱정하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현재 중국 업체들은 느리지만 조금씩 정상화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우리가 생산라인에 모든 이목을 집중한 나머지, 운송∙물류 시스템도 큰 타격을 입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지역을 폐쇄하는 강경책을 사용했다. 중국의 중심부에서 철도∙고속도로 허브 역할을 담당해 오던 우한이 폐쇄되다 보니, 배송도 불가해진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이 장기화될 시, 제조업계는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설령 한 생산라인이 가동된다고 해도, 생산된 제품을 다음 단계로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조업계 피해 원인 중 하나는 ‘생산∙공급라인에 대한 이해 부족’

앞서 언급한 것처럼, 생산∙공급라인에 차질이 생겼다는 것은, 각 제조업체들이 공급자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빈디야 바킬(Bindiya Vakil) 레질링크(Resilinc) CEO는 “기업들이 협력업체와 부품 공급처 등이 어느 지역에 위치해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며, “공급망을 지도상에 그릴 수 있을 정도로 파악하고, 각 상황별로 어떻게 접근할 지 훈련하는 등 모니터링을 지속해야 한다”고 전했다.

교통∙운송 문제는 각 회사 내 직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에코 자오 분석가는 “절반 이상 업체들의 직원들이 발이 묶여 이도 저도 못하고 있다”며 “미래에 각 기업 경영진들은 신입사원 채용 시 거주지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라인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면서, 업계는 이동거리의 최소화도 고려하기 시작했다. 레겟 분석가는 “제조업체들은 이와 같은 광범위한 글로벌 공급망의 필요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제조업체들은 공급업체와 가까운 곳에 위치하는 것의 실리를 따지는 과정이 수반될 것”이라고 말했다.

댄 브레즈니츠(Dan Breznitz) 토론토대학 뭉크(Munk) 혁신연구위원장도 “장거리 공급으로 인한 위험을 감수하고 중국에 대한 서양권의 인식을 변화시킬 것인지, 혹은 안정성을 추구할 것인지 선택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언제 어떤 위험이 닥쳐올 지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중무역분쟁을 시작으로, 중국에 다수 자리잡고 있던 기존 생산라인들이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를 주목하고 있다. 이는 이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더욱 가속화됐으며, 동남아시아에 대한 투자와 더불어 생산라인을 완전히 이동하려는 움직임도 다수 보였다.

이와 관련해 시장조사기관 욜(Yole)의 진 크리스토프 엘로이(Jean-Christophe Eloy) CEO는 “이처럼 중국에서 다른 지역으로 생산라인을 이동하고 난 후, 중국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는 괜찮다?

전자업계에서 소프트웨어 개발분야 종사자들은 코로나19의 영향을 덜 받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오 분석가는 “이론적으로 재택근무가 가능하지만, 디버깅처럼 원격으로 할 수 없는 작업들이 있다”며, “특히 시뮬레이션이 필요한 작업의 경우, 요구 사향을 충족시키는 장비를 이용하기 위해 작업장에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자인∙분석 작업자들은 재택근무가 가능하기에 다소 피해가 적어 보일 수 있으나, 실제 개발자들과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도 코로나19에 의해 손해를 보고 있었다.

코로나19로 제조업계는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간과하고 있던 부분들을 돌아보고, 위기 대응체제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결국, 공장들과 각 생산라인은 모두 정상화될 것이다. 또한, 새롭게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생산∙공급 체제도 변화할 것이다.

한편, 엘로이 CEO는 생산라인에 모든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제조업계에 대해 “고객을 다양하게 변화시키는 것은 공급 체제를 변화시키는 것보다 더욱 어려운 일”이라며, “특정 업체의 제품을 원하는 고객층이 있다면, 해당 생산라인이 가동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시스템 변경은 비교적 쉬울 수 있지만, 고객들의 취향까지 변경하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생산의 정상화를 넘어 경제의 정상화를 생각한다면, 생산라인에 주력하는 것을 넘어 제품을 실제로 소비하는 고객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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