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은 확실하나, 그 성장의 혜택은 양극화 된다

[테크월드=박지성 기자] (편집자주: 한장TECH는 테크월드 기자들이 주요 뉴스를 한 장의 슬라이드로 제작하여 제공하는 테크월드만의 차별화된 독자 콘텐츠입니다.)

 

스마트폰의 등장은 우리의 생활 양식을 급진적으로 변화시켰다. 이런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전 세계의 수 많은 반도체 기업들은 고성장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지금도 스마트폰 등 와이어리스 시장은 반도체 업계에게 가장 큰 시장 중 하나이다. 그러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해당 시장의 성장 동력이 점차 식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반도체 업계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동차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자동차는 4차 산업혁명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한 자율주행, 5G 인프라의 적극 활용, IoT 기반의 다양한 커넥티비티 서비스 등. 우리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차세대 기술들이 자동차라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탑재될 예정이다. 그리고 이런 자동차의 역할과 위상 변화는 필연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성장을 촉발하고 있다.

 

ㅇ 차량용 반도체 시장 2020년 약 48조원 규모 성장

 

IHS 마킷과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2021년까지 5년간 연 평균 성장률은 12.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해당 수치는 동 기간 반도체 산업 전체의 성장률인 6.1%의 2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이런 성장은 수요 산업인 자동차 산업의 급격한 지형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자동차 산업은 지난 150여년 간 겪어 왔던 변화보다도 더 큰 변화를 마주하고 있다. 우선 내연기관에 대한 각국 정부의 규제 강화로 전기차의 판매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조사기관마다 다소 상이한 예측치가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선도 컨설팅 펌인 맥킨지앤컴퍼니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기차의 전체 차량 중 판매 비중은 최소 35%에서 최대 50%까지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전기차의 도입은 자연스레 차량 내 반도체 등 전장부품의 확대로 이어진다.

 

이 뿐만이 아니다. 차량의 커넥티비티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사항 역시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커넥티비티 서비스 제공을 위해선 역시 반도체 가 필요하다. 여기에 더 나아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율주행 기술의 개발과 도입,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의 확산도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모든 변화는 공통적으로 ‘반도체’를 필요로 하고 있다. 실제로 이런 업계의 변화에 따라,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자동차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대 4% 내외 수준에서 2015년 9% 수준으로 2배 가까이 확대됐다.

KPMG 2019년 반도체 시장 전망 중 기업 임직원 서베이 결과 (자료=KPMG)

 

실제로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KPMG가 2018년에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주요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서베이에 따르면 58%에 달하는 응답자가 차량용 반도체를 미래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꼽았다. 해당 수치는 AI(56%), 클라우드컴퓨팅(49%), 인더스트리얼(48%)보다 높은 수치였다.

 

요컨대, 성장 속도와 구체적 수치에 대해서는 다소 이견이 있을지 몰라도 차량용 반도체 시장 성장에 대해서는 업계 전반에 높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으며, 해당 시장 선점은 반도체 업계에게 당위적 성격을 갖게 된 것이다.

 

ㅇ 성장만큼이나 뚜렷한 성장의 영역

신당동 떡볶이 골목이 아무리 문전성시를 이뤄도 장사가 안 되는 집은 있기 마련이다. 반도체 역시 다르지 않다. 전반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고성장이 예상되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성장을 주도하는 제품군과 그렇지 않은 제품군의 성장률 차이는 명확하다.

 

차량용 반도체 2020년까지의 5개년 성장률 예측 (자료=맥킨지)

맥킨지의 분석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중 마이크로컴퍼넌츠, 로직, 메모리 등 6개 제품군 21개 제품 중에서 약 10% 이상의 성장이 예상되는 제품은 6개에 불과했다. 대표적으로 이미 시장 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마이크로컴포넌츠 중 MCU(마이크로컨트롤유닛)과 MPU(마이크로프로세스유닛) 등이 각각 14%, 9%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됐으며, 로직 부문의 ASSP(특정 Application Specific Standard Processor: 애플리케이션 표준화 프로세서), 메모리 부분의 NAND, 각종 이미지 센서 등이 10% 내외의 높은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자동차 전장부품에서 주요 제품군 중 하나로 인식됐던 아날로그, 전력반도체를 포함한 소자 부분, LED, 센서와 액츄에이터 등은 평균 5% 이하의 성장률이 예상되며 동일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라고 하더라도 성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런 성장의 양극 추세는 자동차의 개발 트렌드와도 무관하지 않다. 자율주행 등 차량의 소프트웨어적 측면이 강조되면서, 기존과 같이 ‘전장’ 부품의 ‘보조’적 기능 제공에서 ‘시스템’ 부품의 ‘제어’ 기능으로 차량용 반도체의 그 기능과 성격이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차량용 반도체의 용처별 비중을 보게 되면 2015년 17%에 불과했던 세이프티 부분이 2020년에는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충돌 제어 제품 등의 성장에 힘 입어 2020년에는 24%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최근 전체 자동차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전장 부품의 비율은 2010년 35%에서 지난해 40%를 넘어섰고, 2030년에는 50%이상을 기록할 것이 예상되고 있다. 과거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은 1990년대 자동차 산업에 진출하면서 그 사업적 당위를 이렇게 설명한 적 있다. “미래의자동차는 거의 모든 부품들이 전자 부품이 될 것이다.” 비록 삼성 그룹의 자동차 사업 진출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건희 회장은 예측은 지금 반도체 업계에 그대로 실현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새로운 성장 동력은 다음주 2편으로 이어집니다.

 

- 이 글은 테크월드가 발행하는 월간 <전자부품(EPNC> 2019년 10월호에 게재되는 기사입니다.

 

회원가입 후 이용바랍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와 관련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