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장TECH] 차량용 반도체, 새로운 성장 동력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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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TECH] 차량용 반도체, 새로운 성장 동력 ③
  • 박지성 기자
  • 승인 2019.09.3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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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먹히며 외형 키우는 차량용 반도체 업계

[테크월드=박지성 기자] (편집자주: 한장TECH는 테크월드 기자들이 주요 뉴스를 한 장의 슬라이드로 제작하여 제공하는 테크월드만의 차별화된 독자 콘텐츠입니다.)

 

고성장하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업계의 1~3위를 차지하는 빅 3 플레이어에는 인피니언(Infineon), NXP, 르네사스(Renesas)를 꼽을 수 있다. 이 3개 회사는 급속히 성장하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업계 선도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성장 전략을 취할 수 있을까?

 

 

ㅇ 차량용 반도체, M&A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

 

Top 3 플레이어의 성장 전략에는 명확한 공통분모가 있다. 바로 M&A를 통한 성장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이 M&A를 선택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타 산업의 사례 분석을 통해 그 이유를 유추해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산업이 바로 글로벌 방산업계와 제약업계다.

 

1990년대 23개의 업체가 경쟁을 하던 북미 방위산업은 2000년대 초반 단 4개의 기업으로 재편됐고 유럽 방위산업의 경우에는 14개였던 업체가 M&A를 통해 단 2개만 생존하게 됐다.

 

글로벌 제약업계도 유사한 과정이 벌어졌다. 수백 개의 제약사들이 화이자, 노바티스 등 대형 업체에 지속 인수, 합병되면서 시장이 급속히 재편됐다.

▲ 방위산업계의 급격한 시장 재편 (자료 = 테크월드 뉴스)

 

전혀 다를 것 같은 방위산업과 제약업계지만, 내부의 변화는 비슷했다. 방산업계와 제약업계가 공통으로 마주한 고민은 갑자기 급속도로 넓어지기 시작한 사업영역과 이로 인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요소기술 R&D 비용이었다.

 

방산업계의 경우, 전통적 기계식 산업에서 90년대 이후 급속한 소프트웨어화와 통합화가 이뤄지며 제품 생산에 필요한 역량 수준이 급속히 높아졌다. 철강, 금속, 엔진 등 정밀기기 제작 역량이 중심이 됐던 과거와 달리 광학장비, 컴퓨터를 이용한 조준 기술, 레이더 기반의 능동 방어장치 등이 추가되며 탱크는 기존의 '달리는 철갑 무기'에서 '철갑화된 컴퓨터'가 된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제약업계 역시 전통적 화학약품에서 바이오 약품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커버해야 하는 R&D 영역이 급팽창했다.

 

이런 산업의 변화로 인해 한 개 기업이 천문학적 R&D 비용을 전적으로 감당하기는 어려워졌고, 동종 업계 내의 타 기업과 적극적인 협업을 추진하거나 혹은 이미 기술력을 가진 기업과의 인수 합병이 주효한 수단으로 급부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변화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자동차의 개별 전장부품으로 존재했던 수요가 이제는 자율주행 등으로 인해 통합화되고 상호 간의 높은 호환성을 요구하고 있으며, 높은 보안성은 제품의 기본 요구사항이 되고 있다.

 

시장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개별 기업 입장에서는 연구해야 할 제품과 시장은 급속도로 늘어나는데 이를 독자적으로 감당하기에는 비용도 시간도 모두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효과적으로 시장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M&A를 추진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Top 3 플레이어들의 M&A에는 이런 특징이 잘 드러나는데, 해당 기업들은 모두 기존에 자사가 보유하고 있던 제품이나 포트폴리오와의 중첩이 가장 낮은 기업들과의 인수 합병을 추진했다.

 

NXP의 프리스케일 인수를 예로 들면, NXP는 CMOS 기반의 단거리 레이더 역량을 프리스케일은 장거리 레이더 기술을 가지고 있었고 이 둘의 결합을 추진했다. 중첩이 일부 발생했던 NXP의 일부 RF 사업부문은 아예 매각을 추진했다.

 

인피니언은 전력 반도체,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에서의 자사 역량에 사이프레스의 자동차용 메모리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더했다. 르네사스 역시 마찬가지로 자사가 강점을 가지지 못했던 차량용 통신칩 역량 확보가 IDT 인수의 주요 목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동향에 대해 IHS 마킷의 수석 연구원 필 암스루드(Phil Amsrud)는

 

“이런 인수 합병은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을 빨리 키우려거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 프리스케일은 NXP에 프로세서 제품과 점유율을 가져다주었고, 사이프레스는 메모리와 WiFi/블루투스 콤보 제품 및 IP를 인피니언에 안겨줬다. 이런 포트폴리오 확장 측면이 M&A의 주요한 동기라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동기를 보자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자원이 필요하다. 또한, 기회를 놓칠 수 있는 위험부담도 있다. 하지만 이미 자리 잡은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타임 투 마켓(Time to Market)을 단축하고 기회를 놓치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자동차 시장은 이제 전통적 애플리케이션을 넘어, 인포테인먼트나 ADAS 등으로 넓혀가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과제나 솔루션이 시장에서 계속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인수 작업을 통해 기존 자동차 백그라운드를 가진 기업과 새로운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 결합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볼 수 있다.”

 

라고 업계의 상황을 설명했다.

 

ㅇ 살 것인가, 아니면 팔릴 만큼 매력적이 될 것인가?

 

시장 성장은 업계에게 기회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위기다. 소수의 선도 기업이 돼 시장 선도의 물결을 탈 수도 있고 아니면 도태되는 기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장 상황 속에서 차량용 반도체 업계의 전략은 크게 2가지로 좁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첫 번째는 자사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특정 영역에서 기술적 강점을 바탕으로 매각 측, 셀 사이드(Sell Side)가 돼 프리미엄을 전제로 출구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급속 팽창하는 산업 영역에서 적극적 인수합병을 통해 방대한 산업 포트폴리오를 선점하는 바이 사이드(Buy Side)가 돼 시장 선도자가 되는 전략이다.

 

로이터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NXP의 릭 클레어 회장은 이런 시장의 변화와 관련해 아래와 같이 언급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제패하려면,

NXP를 넘어서든가

아니면 NXP를 품어야 한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급속한 성장을 따라 잡기 위한 관련 업계의 치열한 합종연횡이 예상된다. 

 

- 이 글은 테크월드가 발행하는 월간 <전자부품(EPNC> 2019년 10월호에 게재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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