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곳에서 산업을 이끌어 나가는 IoT 센서

[테크월드=선연수 기자] 

 

 

우리가 쓰는 대부분의 기기에는 센서가 들어간다. 특히 빅데이터를 에지 단에서 스마트하게 관리하기 위해 등장한 IoT 센서. 이제는 첨단 시스템, 정확도와 같은 말은 IoT 센서 없이는 불가능한 말이 됐다. 웨어러블과 같은 일상 기기를 넘어 제조, 의료, 에너지 산업, 그리고 자율 주행과 같은 차세대 분야까지, 산업 전체가 IoT 센서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표 1].

 

[표 1] 산업군별 IoT 센서 사용 분류표

 

불량률 잡는 온·습도 센서 - 식·약품 산업

 

 

식품이나 의약품 제조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료의 품질이며, 이를 좌우하는 것이 온도와 습도다. 특히 요즘과 같은 무더운 여름철엔 냉방 시스템의 오작동이나, 예상치 못한 온·습도 변수로 인해 변질된 제품을 최종 단계에서 뒤늦게 알아채고 폐기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백신은 계란 등에서 추출한 단백질 성분을 가져, 2~8도 수준으로 저온 보관하지 않으면 변성될 수 있다. 이를 육안으로 식별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지속적인 환경 모니터링이 불량률을 낮추기 위해선 필수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온·습도 IoT 센서는 공기, 물, 벽면의 온도 등을 파악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클라우드로 전송, 데이터시트로 출력해낸다. 이 과정에서 무선으로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해서는, 제조 현장 내에 무선 네트워크 게이트웨이 기기들이 촘촘히 배치돼있어야 한다. 관리자는 IoT 센서가 보내는 현재 상황, 또는 갑작스럽게 온도가 변할 경우 받는 경고 알림으로 제조 현장을 관리한다. IoT 센서의 데이터를 통해 현장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으므로 제품의 유통기한 또한 최대로 늘릴 수 있다.

제품 패키징 과정에서는 QR 코드나 RFID, 바코드와 같은 인식 시스템이 적용된다. 이는 제품의 유통 시간이나 모습을 담은 과정, 유통기한 등을 안내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제조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안전성과 신뢰성 둘 다를 확보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선 보령제약, 한미약품, 한독약품, 제일약품, 대웅제약 등 유수의 제약회사들이 IoT 센서를 도입한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 적극적이다. 직접적으로 식품을 모니터링하는 것 외에도 제조 기기에 센서를 부착해, 상시 모니터링함으로써 불량품 제조를 방지하고, 보수 시기를 놓치지 않음으로써 기기를 효율적으로 관리한다. 일련의 스마트한 과정을 통해 제품 생산 기간도 약 0.5개월을 단축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시장 경쟁성 확보에도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개인 맞춤형 치료법 지원 - 헬스케어·의료 산업

 

애플워치의 심박수, 심전도 측정 센서

 

의료산업에서는 IoT 센서를 개인 맞춤형 의료 보조 기기를 위한 혁신적인 기술로 보고 있다. 스마트 워치, 스마트 렌즈 등 수많은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들이 도전하는 혈당 측정 기술이, 의료계의 기대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당뇨 환자처럼 혈당 관리가 중요한 경우엔 24시간 신체를 모니터링해주는 시스템이 효과적이지 않을 수가 없다. 수시로 상태를 체크하고, 혈당을 조절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의사도 최적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하게, 장애인들의 경우엔 생활 반경, 생활 패턴, 지속적으로 발생되는 일상적인 사고들을 모니터링함으로써 맞춤형 물리·약물 치료를 수행할 수 있다.

스마트워치는 심박수, 호흡, 체온, 피부 수분, 운동량 등 각종 생체정보를 수집한다. 심박수를 측정할 때는 정맥과 동맥으로부터 반사되는 빛의 양 차이를 활용한다. 심장에서 산소를 가득 품은 채로 뿜어져 나오는 동맥은 빛을 다량 흡수해 반사량이 적고, 심장으로 돌아가는 정맥은 반사되는 빛이 많은 점에 착안한 기술이다. 심전도 수치는 애플 워치의 경우 손가락 접촉을 통해 심장과 양팔 간에 흐르는 전기 자극을 포착해 측정한다. 운동량의 경우 가속도 센서와 방향을 감지하는 자이로 센서를 이용해 측정한다. 혈액 채취를 하지 않는 비침습적 혈당 측정은 혈중 포도당을 시간 내에 고르게 분해하고 전류로 변환시킴으로써 수치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운전이 아닌 관제의 영역 – 운송·물류 산업

 

현대자동차의 자율주행 트럭

 

식·약품 제조 단계에서 주로 사용하는 센서가 온·습도 IoT 센서인 만큼, 운송 과정에서도 식·약품 관리는 까다롭게 진행돼야 한다. 특히 제조 공장처럼 고정된, 갇힌 공간이 아니라 이동이라는 특성으로, 공간이 외부와 맞닿아 있기 때문에 온도, 습도 등 제품을 유지하기 위한 환경 감지 센서가 더욱 필수적이다. 따라 온·습도 IoT 센서와 이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 도입된다.

그러나 가장 핵심 이슈가 되는 부문은 바로 자율주행일 것이다. 장기간 운전을 해야 하는 점, 물류 사업인 만큼 야간에 이동이 이뤄지는 점, 이런 점들로 인해 화물 트럭의 사고율이 높은 점 등의 문제점에 있어 자율주행은 탁월한 답을 제공한다.

자율주행 트럭은 라이다(LiDAR), 레이더, 가시광 IoT 센서 등이 차량 주변을 감지하며, 위치 센서를 통해 차량의 경로를 꾸준히 탐색한다. 운전자는 이제 외부 상황과 내부 상황을 고려하며 운전까지 할 필요 없이, IoT 센서가 수집·전달해 주는 현재 이동 상황과 트럭 짐 칸 내 물품의 상태를 관리하기만 하면 된다. IoT 센서의 주변 탐지 데이터를 통해 차량 제어 시스템은 자동으로 가·감속, 제동, 조향 각도 등을 제어한다.

지난 2018년 현대 자동차는 화물 운송용 대형 트레일러 자율주행 차량으로 약 40km 거리인 의왕과 인천 간 자율 주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차량은 전·후방에 일반 카메라 3대, 레이더 카메라 2대, 라이다 카메라 3대와 트레일러 연결 부에 굴절각 센서 1개와 GPS 센서 1개가 설치됐다.

 

누수 방지가 관건 - 에너지 산업

 

 

신재생 에너지, 친환경 에너지 발전에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산업통상자원부와 에너지경제연구원의 ‘2018 에너지통계연보’에 따르면 설비별 발전 전력량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화력 에너지(61%)다. 석탄혼소, 석유화력, 천연가스, 복합화력, 내연력 등으로 생산되는 화력에너지가 주를 이루며, 원자력 에너지(26.8%), 집단 에너지(6.5%), 대체 에너지(4.4%), 수력 에너지(1.3%) 순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석유·화학 에너지 발전에서의 IoT 시스템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

인체에 치명적인 소재를 활용하는 만큼, 발전과정에서 안정성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가 된다. 화학 에너지 자원을 얻어내는 시추 과정에서는 방출되는 유독 황화수소를 감지하는 등 유독 성분 감지 센서들이 투입되며, 진동 계측, 탱크 수위 센서, 온도 센서, 압력 센서, 장력 센서, 리프팅 과정에서의 회전력 센서 등 수많은 센서가 사용된다. 유·가스정의 압력 등을 감지해 향후 해당 유·가스정에서 자원을 얼마나 더 얻을 수 있는지도 대략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화학 에너지원 유통, 발전 과정에서도 누수, 부식을 감지하는 IoT 센서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특히 에너지 산업에서의 장비는 고가의 기기들로 고장 시 빠른 보수가 절실하다. 안정성과 경제적 효율성 양 쪽 모두 치명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따라 가스나 기름이 이동하는 배관의 밸브에 IoT 센서를 설치해 압력, 온도, 소음의 상태를 파악함으로써 석유나 가스의 누수에 빠르게 대처하고, 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미진하나, 전 세계적으로 노력 중인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도 IoT 센서는 효용 가치가 충분하다. 태양 에너지, 풍력 에너지와 같은 자연 에너지를 활용한 발전의 경우 기상 상태에 따라 에너지 생산량에 큰 차이를 보인다. 더군다나 정확한 기상 예측마저 쉽지 않아 장비 가동 효율에도 영향을 미친다. 인비전 에너지(Envision Energy)는 풍력 발전소의 풍력 터빈에 센서 150개를 탑재해 바람의 속도, 온도, 진동 등의 데이터를 얻어내, 현재의 기상환경에 최적화된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기기의 마모와 같은 유지·보수 상황을 체크해 장비의 운용성을 높이게 된다.

 

바다 한가운데에서도 안전하게 - 해양 산업

 

 

해양 선박 운행에서는 해상 화물 운송, 탑승객 안전, 소비 연료 효율 부분을 IoT 센서를 통해 개선할 수 있다. IoT 센서로 온도, 습도 데이터를 이용해 최적의 물류 환경을 구성하고, 화물 이동 과정을 실시간으로 추적해 고객은 제품에 대한 안정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

또한, 선박 운영 비용의 약 2/3가 연료 비용이다. GPS, 기상 환경, 유속 등에 대한 데이터를 IoT 센서를 통해 얻음으로써 최적의 경로로 운행할 수 있으며, 연료 비용 또한 절감할 수 있다. 유조선의 경우 IoT 압력 센서를 통한 모니터링으로 연료 누출 사고를 방지하고,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이런 각종 모니터링이 실시간으로 진행됨으로써 승객의 안전성 또한 높이게 된다.

선박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즉각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다 한가운데에 놓인 배의 상황을 육지에서 빠르게 접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를 위한 수중 통신망 구축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수중 통신망은 수중 센서, 수중 기지국, 해상 통신 부표로 구성된다. 센서를 통해 바닷속 상황을 감지하고 이 정보는 기지국을 통해 통신 부표로 전달되고, 이는 위성이나 LTE와 같은 통신망을 통해 지상으로 전달된다. 이를 통해 해저 지진과 같은 재난 상황에 대응하고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고 수중·항만 방어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주요 추진사항 및 관련 기술개발 과제’로 IoT와 관련해 ▲IoT를 활용한 무인 항만 하역기 개발 ▲IoT 등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최신 기술을 확보하는 전문 선원 양성 ▲블록체인, IoT 기술 등을 활용한 화물위치 추적·선박 운항 ▲IoT, AI 등을 활용, 해운-조선산업의 협력을 통한 자동운항선박 개발 등 다양한 정책을 발표했다.

현대중공업은 IoT 기반 선박용 엔진 상태 모니터링·진단시스템을 개발해, 고장 진단·대응, 운행 특성 감시 등의 기능을 선보였으며, 2020년까지 위성을 통해 선박 플랫폼과 육상 플랫폼을 연결해 선박과 항만 간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계함으로써 운항 최적화, 빅데이터를 활용한 선박 예측 정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력 조정으로 연료 15% 절감 – 항공 산업

 

TE 커넥티비티의 비행기 IoT 센서도

 

항공기 운항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엔진과 연료를 얼마나 최상의 상태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이다. 엔진 센서와 온도, 습도, 속도 등의 데이터를 통합·분석해 최적의 추력 수준을 제공함으로써 연료 사용량을 10~15% 절약할 수 있다. 또한, 레이더나 가시광 센서와 같은 광 센서를 통해 수많은 각도에서 항공기의 운행 상태, 엔진의 상태를 모니터링함으로써 안전한 비행경로를 유지한다. 그러나 이 많은 데이터를 항공기에서 지상으로 전송하는데 속도가 한계로 여겨지고 있다. 최대 12.5MB/s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 비행기 관제와 관련한 데이터를 지상에서 실시간으로 처리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

TE 커넥티비티(TE Connectivity)는 5000개가 넘는 센서를 항공기에 부착해, 10GB/s의 데이터를 생성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6시간의 비행에서 엔진 데이터만으로도 400TB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으며, 이는 엔진 성능 개선과 정비에 있어 유용한 데이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IoT화는 거스를 수 없는 강제 혁신? 협업이 답

 

 

대기업들은 각종 IoT 센서를 도입한 스마트팩토리 설계, 시공, 가동 전 과정에서 활발하게 프로젝트를 진행해나가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기존의 설비에 IoT 센서를 일일이 부착하는 것만으로도 기술과 비용 양면적으로 부담이 크다. 실제로 IoT 센서를 통해 얻은 데이터로 운영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것은 확실하지만, 투자 대비 성과 측면에서는 아무래도 시도하기 꺼려지는 것이다. 정부는 이런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을 꾸준히 해오고 있지만, 열에 하나만 지원받을 정도의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협업 문화보다 ‘독자적’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국내 시장은, 수많은 IoT 센서들부터 데이터를 저장하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운용하는 플랫폼까지 첨단 기술의 협업으로 이뤄지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받아들이기 더욱 어려워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내 스마트팩토리의 기술적인 한계 또한 진입 장벽이 된다.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이라기보다는 기존 설비의 효율을 향상시키는 방식이기 때문에 투자한 만큼의 효과를 보기 쉽지 않다.

맥킨지의 분석에 의하면, 디지털화 비용이 감소하고 있는 지금이 바로 디지털화의 적기라고 설명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센서 가격은 70~90%까지 떨어졌으며, 연계 노드 시스템 비용과 클라우드 데이터 관리 비용도 많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IoT는 한 시기의 유행이 아니다. 고객은 더 정확하고 투명한 시스템을 원하고, 몇 퍼센트의 안정성 차이가 결국 소비자의 선택을 결정하게 될 미래에 대비해, 혁신의 물결을 받아들이는 것을 더 이상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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