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센서의 시장 동향과 전망

[테크월드=김경한 기자] IoT 센서는 연결, 실시간 분석,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위한 공통연결 플랫폼이 필요한 스마트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는 센서, 즉 IoT 센서는 사물간 정보를 주고받는 센서를 말한다.

IoT 센서의 근간을 이루는 센서 수요는 2007년 스마트폰이 출시된 후부터 가파르게 상승해 왔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세계 시장에서 센서 수요가 2017년에는 1378억 달러에서 2023년 2834억 달러로 연평균 12.8%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센서 생산액은 2012년 1.5조 원에서 2017년 3.9조 원으로 연평균 27% 성장한 것으로 분석했다.

센서 분야의 권위자인 자누츠 브리젝(Janusz bryzek) 교수는 2024년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센서수가 1조 개를 넘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최근에는 자율주행차 개발이 본격화되고 5G가 상용화되면서 전자기기가 점점 복잡화·고도화됨에 따라, 사물과 사물이 직접 상호작용하는 IoT 센서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스마트 그리드, 지능형 교통관리 시스템, 스마트 주차와 스마트 계량기에 대한 폭넓은 적용으로 향후 수년간 IoT 센서 시장의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IoT 센서 성장률 33.22%로 폭발적
글로벌컨설팅 업체들은 IoT 센서 시장 전망을 향후 24.05~42% 성장할 것으로 높게 평가하고 있다. 컨설팅 업체 중 가장 낮은 전망치를 내놓은 Mordor Intelligence는 IoT 센서가 2018년 96억 달러에서 2024년 344억 달러로 CAGR(연평균 성장률)이 24.05%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Markets and Markets는 2017년 46억 달러에서 2023년 244.8억 달러로 CAGR이 33.6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긍정적인 전망치를 내놓은 Market Research Future는 2017년 약 48.7억 달러에서 2023년 400억 달러로 CAGR이 무려 42%에 달할 것으로 발표했다. 세 컨설팅업체의 CAGR의 평균치를 구하면, 33.22%가 나온다.

글로벌 컨설팅사의 IoT 센서 시장 전망

그런데 IMF(국제통화기금)이 지난 4월 9일에 전 세계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2019년 3.3%, 2024년 3.7%로 예측한 것을 감안하면, IoT 센서와 IoT의 성장률이 얼마나 폭발적인지를 알 수 있다. 이런 폭발적 성장은 커넥티드 장치에 대한 수요 증가, 스마트기기와 웨어러블 제품의 채택 증가에 기인한다. 또한, IoT 센서가 소형화되고 저렴해지면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구현되는 일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Markets and Markets는 IoT 센서 시장이 성장한 근거를 각종 기기의 크기 축소, 비용하락, 기술발전으로 인해 IoT 장치와 기타 응용 프로그램에서의 센서 사용 급증에서 찾고 있다.

대륙별 IoT 센서 시장의 규모를 살펴보면, 북미(40%), 유럽(30%), 아시아태평양(20%), 기타 지역(10%) 순으로 나타난다.

대륙별 IoT 센서 시장 규모(출처: Market and Market)

가장 큰 시장을 보유한 북미 지역의 성장은 주로 미국과 캐나다의 이동통신과 가전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한 것이다. 이 지역은 첨단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IoT 센서들이 발전할 수 있었다. 또한 산업, 자동차·운송, 의료, 오일과 같은 주요 산업분야에서 무선센서와 네트워크가 채택되는 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이 시장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Market Research Future에 따르면, IoT 센서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는 미국, 유럽, 일본의 기업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업체로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미국), TE 커넥티비티(미국), 브로드컴(미국), 아날로그 디바이스(미국), 하니웰(미국),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스위스),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독일), 보슈(독일), 소니(일본) 등이 있다.

IoT 센서의 종류로는 근접 센서, 음향 센서, 온도 센서, 압력 센서, 유량 센서, 습도 센서, 관성 센서, 터치 센서, 이미지 센서, 모션 센서, CO2 센서, 가속도계, 자력계, 자이로 스코프 등이 있다.

Market Research Future와 Markets and Markets는 이 센서들 중 압력 센서가 향후 IoT 센서 시장에서 가장 큰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의료, 산업 자동화, 운송과 가전제품과 같은 다양한 부문에서 적용할 수 있으며, (미국 내)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온보드 진단장치(Onboard diagnostics)의 강제설치 규제 명령이 수요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가트너(Gartner)도 이와 유사하게 2022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압력 센서와 온도 센서가 62%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 외에는 광 센서(17.27%), 화학 센서(10.21%), 모션 센서(8.35%), 기타(1.97%)가 뒤를 이었다.

센서 핵심기술, 선진국 대비 55.8% 불과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를 할 정도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 빠르게 대응해온 우리나라에 IoT 센서의 성장 가능성은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최근 국내 이동통신 3사가 5G 기술을 접목한 자율주행차 기술을 속속 선보이며 5G의 초저지연, 초고속, 초연결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중 초연결성은 1㎢당 100만 개 이상의 기기에 동시 접속할 수 있는 IoT 서비스 구현 기술을 말한다.

정작 국내 IoT 센서 기술력을 보면, 앞서가는 5G 기술과는 동떨어져 있다. 특히 IoT 센서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센서 기술 자체가 너무 취약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국내 센서 핵심기술의 수준은 선진국 대비 55.8%에 불과하다. 최고 수준의 센서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독일, 일본 등이 있으며, 이들 국가와 우리나라와 비교한 센서의 기술수준을 비교해 보면 [표 1]과 같다.

국내 센서의 기술력이 낮다 보니, 센서에 대한 국산화율이 10%에 불과하다. 국내 수요 중 90%를 수입에 의존하는 것이다.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의 맹추격도 국내 센서 시장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국내 센서기업은 총 299개인데, 이중 75%가 중소기업에 이른다. 매출 1000억 원 이하 기업은 88.6%에 이른다. 국내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센서는 대부분 저가공정으로 만드는 기기다. 한국기계연구원의 허신 책임연구원은 “이 저가공정 기업들은 기술력 부족으로 센서칩을 수입해 패키징하고 모듈화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고가공정은 선진국의 제품을 수입한다. 고가공정은 선진국이 이미 지적재산권 등록과 양산체제 확립으로 이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어 국내 기업이 섣불리 뛰어들지 못한다.

우선, 지적재산권의 상당부분을 선진국이 보유하고 있다는 문제가 있다. 선진국이 이미 지적재산권을 많이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그걸 회피하고자 자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쉽지 않다. 더군다나 센서 산업의 업체가 대부분 중소기업이어서 연구역량이 충분치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연구개발을 통한 지적재산권 확보가 필요한데, 특히 센서칩과 아날로그 기반의 신호처리 등 기반 기술의 확보가 절실하다. 스마트폰과 자동차, 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고품질, 고성능의 센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의 빠른 산업사이클도 난제다. 예를 들어, 초소형·고집적도 반도체 기술로 제작하는 MEMS(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s)의 경우에는 개발기간이 7년 이상 걸리는데, 국내에서는 기업이든, 연구소든, 대학교든 실적이 있어야 살아남기 때문에 이런 장기간의 프로젝트는 진행하지 않는다. 당연히 차별화된 첨단센서의 개발은 더딜 수밖에 없다.

센서의 양산 체계가 갖춰 지지 않은 점은 또 하나의 걸림돌이다. 휴대폰에 들어가는 센서의 단가는 상당히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양산시설을 갖춰야 수익성을 보장받는다. 선진국은 양산패드를 갖추고 있어 생산량을 늘려가며 값싸게 만들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는 센서의 양산체제가 전무하다. 허신 책임연구원은 “국내에서도 과거에 양산체제를 갖춘 업체가 존재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센서 생태계가 조성 안 돼 양산해 달라는 업체가 없었다. 결국 그 업체는 유지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사라져 버렸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플랫폼 중심의 IoT 센서산업 변화 필요
선진국의 IoT 센서를 국내에 보급하고 있는 A기업의 관계자는 국내 업계가 플랫폼에 치중돼 있는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AI(인공지능) 스피커의 발전과 맥을 같이 한다. 국내에서는 통신사들이 AI 스피커를 통해 IoT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AI 스피커는 센서의 기술력이나 종류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고, 자연스럽게 통신사들은 플랫폼에만 치중하게 됐다. 하지만 플랫폼을 고도화한다고 해도 오직 한 분야만 성장하는 탓에 IoT 산업과 센서 기술발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온도 센서나 전력량 센서, 지진감지 센서에서 나오는 데이터와 같은 유의미한 정보를 얻을 수도 없다. 해외 진출 시에도 플랫폼이 현지 소프트웨어와 호환이 안 되는 경우가 발생하면 전부 뜯어 고쳐야 하는 일이 발생한다. 따라서 A기업 관계자는 플랫폼보다는 완성형 하드웨어, 즉 IoT 센서의 자체 개발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IoT 센서 중 압력 센서가 성장잠재력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이미지 센서는 국산화율이 높은 편이다. 허신 책임연구원은 “이미지 센서는 반도체 공정을 기반으로 하는 기술을 요하므로 국내에서 발달할 수 있었고, 세계 시장에서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IoT 센서 산업은 이미지 센서의 높은 시장점유율에서도 알 수 있듯이,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첨단센서의 개발이 필요하다. 스마트폰에 더 다양한 기능이 탑재되고 차량에도 센서의 종류와 개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만큼, 초소형 센서인 MEMS의 활용도가 증가하고 있다. 센서의 복합적 활용이 증대함에 따라 두 개 이상의 센서를 하나의 패키지로 구현한 콤보 센서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두 센서의 개발을 위한 정부의 지원책이 요구된다. 무엇보다도 첨단센서의 개발이 단기간에 완성될 수 없는 점을 감안해, 정부와 업계의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프로젝트 진행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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