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배유미 기자] 글로벌 IT 전문 컨설팅펌 가트너(Gartner)는 2019년 세계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규모가 2143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2022년에는 54.9% 성장한 3321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며 그 경쟁 역시 심화되고 있다. 이와 같은 경쟁 속에서 각 기업들은 성장을 담보할 각자만의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 시장 점유율 및 성장률. (출처=Gartner, 테크월드 재가공)

웹 호스팅 회사 킨스타(Kinsta)는 지난 2019년 7월 가트너가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클라우드 시장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현재 클라우드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업체들의 현황과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 본지가 심층 분석을 진행했다.

■ 부동의 1위, 하지만 불안한 아마존

킨스타의 보고서에 따르면, 아마존의 2018년 시장 점유율은 47.8%로, 압도적인 1위였다. 뿐만 아니라 2019년 하반기에도 39%의 성장률을 보여주며, 끊임없이 시장을 확장해 나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매출도 타 업체들이 10억 달러 이내에 머무른 반면, 아마존은 15억 4950만 달러로 그 영향력을 과시했다.

아마존이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먼저 아마존 클라우드사업부 AWS(Amazon Web Service)는 2006년에 설립됐으며, 순위권 업체 중 가장 오랜 기간 클라우드 사업을 진행했다. 선점자의 우위(First Mover Advantage)를 누린 아마존은 그 입지를 다지며 절반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아마존의 커스터마이제이션(Customization) 역량이다. 아마존은 소비자의 성향을 0.1명 단위로 세그먼트해 서비스를 제공할 정도로, 맞춤형 서비스 제공에 특화된 업체다. 2018년 12월 윤석찬 AWS 수석 테크에반젤리스트는 “AWS의 경쟁력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이를 실제로 제공할 수 있는 것”이라며 “고객 맞춤형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특정 컨셉을 내세우는 경쟁사들과는 다르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처럼 아마존은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라는 강점을 살려 시장을 더욱 확장해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아마존이 마냥 마음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바로 뒤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무서운 기세로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아마존의 성장률은 26.8%였던 것에 반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성장률은 60.9%로 아마존의 성장률을 2배 이상 상회했다. 이와 같이 클라우드 시장 자체가 성장하는 것이 아마존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은 이야기일 수 있다. 클라우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여러 기업들이 클라우드 사업에 뛰어들었고, 아마존은 경쟁사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 OS로 접근성 확보한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사업 확장은 시간 문제

애저(Azure)는 2010년부터 시작된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사업이다. 2011년도 PaaS(Platform as a Service, 개발에 필요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서비스)에 이어 2013년에는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 가상 서버, 데이터 스토리지 등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대중에게 선보였으며, 현재는 600개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에 54개의 지사를 두고, 100개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처럼 인프라 구축에 150억 달러(약 17조 원) 이상을 투자해 현재도 클라우드 시장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는 2018년 클라우드 시장점유율 15.5%를 기록했다. 현 시장점유율 자체로 보면 아마존에 비해 마이크로소프트가 한창 뒤쳐져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성장률과 시장점유율 변화 추이를 보면 두 업체가 곧 경쟁 구도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의 시장점유율은 2016년 50% 이상이었고, 2018년도에는 47.8%로 하락했다. 이에 반해 마이크로소프트는 2016년 8.7%에서 15.5%까지 시장점유율이 수직 상승했다.

게다가 마이크로소프트는 B2B에 강한 업체다. 이미 세계 다수 기업들이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를 비롯한 해당 기업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프로그램에 익숙해진 기업들은 애저 또한 이질감 없이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마존을 맹추격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 ‘접근성’ 때문이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가트너의 발표를 인용해 “많은 기업이 윈도우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 중 꽤 많은 고객들이 애저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며 “해당 업체 결정권자들은 애저를 크게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기세를 유지했을 때,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의 1, 2위 다툼을 머지않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 2020년 주목해야 할 업체 알리바바, 국가적 관심 속 성장세

마이크로소프트 말고도 또 하나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업체가 있다. 바로 중국의 알리바바다. 아마존이 26.8% 성장하는 동안, 알리바바는 92.6%의 시장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와 같은 성장률을 양사가 지속했을 시, 4~6년 이후에는 알리바바가 아마존을 앞지르게 된다. 클라우드 시장에서 알리바바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 지난 12월 1일, 한국투자증권은 알리바바와 텐센트에 주목하라고 한 바 있다. 당시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중국 클라우드 시장은 IaaS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초기 단계로, 이어서 SaaS와 PaaS 시장의 성장이 뒤따라올 것”이라며 “중국 내에서 클라우드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시장 점유율이 높아, 큰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라 판단된다”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 클라우드 시장이 무조건 성장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도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시장 조사 업체 시너지 리서치 그룹(Synergy Research Group)은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중국이 클라우드 산업에 관심을 가지면서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세계적으로 봤을 때에는 큰 규모가 아니다”라며 “성장세를 좀 더 지켜봐야 하며, 세계 시장에서 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이 어떻게 위치를 잡는지 더 봐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은 타 산업을 육성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클라우드 시장도 중국 내수시장과 중앙집중화를 바탕으로 확장하고 있다.

■ 구글 클라우드, “한국시장 전망 밝아”... 2020년 상반기 진출한다

구글은 2018년도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점유율 3.3%, 성장률 60.2%를 기록했다. 이후 2019년에는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80억 달러에 달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수익으로, 알리바바를 추월했다.

구글은 2018년에 내부적으로 드라이브 사업 철회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당시 언론보도에 따르면 자사 클라우드 담당자들이 AWS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타사로 이직하고 있으며, 여전히 1, 2위 클라우드 업체와 규모 및 격차가 벌어져 있기에, 사업 철폐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글은 논의 끝에 드라이브 사업을 지속하기로 했고, 2023년까지 시장 1, 2위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2019년 11월 이지영 구글 클라우드 코리아 총괄은 미디어 브리핑에서 “구글 클라우드의 강점은 ▲보안과 안정성 ▲멀티 클라우드 ▲완전 관리 자동화 ▲인공지능(AI) 및 머신러닝(ML) 탑재 ▲구글서비스 경험”이라고 언급했다. 대규모 인프라를 운영해 축적할 수 있었던 구글만의 데이터와 자체 구축했던 보안 인프라를 클라우드에도 본격 적용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접근성을 가장 강조했다면, 구글은 자체 데이터와 기술력을 가지고 시장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한편, 구글은 한국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으로의 진출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지영 총괄의 설명에 따르면, 구글은 2020년 1분기 중 한국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이 총괄은 “클라우드 부문에서 한국은 중요한 시장이며, 구글도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며 “내년 초 오픈할 서울 클라우드 리전과 함께 더 많은 힌국 기업들이 구글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디지털 혁신의 근간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2023년까지 자체 기술력으로 시장을 확장해 나갈 구글의 활약을 기대해 보자.

■ 레드햇 인수로 클라우드 사업 방아쇠 당긴 IBM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유명한 IBM은 시장점유율 1.8%, 성장률은 24.7%인 것으로 드러났다. 가트너는 당시 2019년에 IaaS 업체인 레드햇(Red Hat)을 인수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후 실제로 레드햇의 효율성은 IBM 클라우드 사업이 성장하는 데 한몫했다.

2019년 8월, IBM은 ‘IBM 클라우드 팩(IBM Cloud Paks)’를 대중에게 선보였다. IBM 클라우드 팩은 기업의 클라우드 수요와 트렌드를 반영한 컨테이너형 소프트웨어 솔루션이다. 컨테이너 솔루션이란 애플리케이션 운영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구현한 클라우드 기술로, 컨테이너 내 애플리케이션과 라이브러리만 넣고 엔진으로 구동한다. 레드햇의 쿠버네티스 플랫폼(Kubernetes, 컨테이너를 쉽고 빠르게 배포하고, 자동화 관리해주는 오픈소스 플랫폼) 오픈시프트에 최적화된 여러 솔루션들을 몇 가지 패키지로 구성했다. 이에 따라 IBM 클라우드 팩 이용 기업들은 쉽고 자동화된 클라우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을 예정이다.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 리서치(Forrester Research)에 따르면, IBM과 레드햇 솔루션을 이용한 5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원 활용율이 최대 30% 증가했으며, 개발 주기는 66%, 총소유비용(TCO, Total Cost of Ownership)은 4% 절감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현재 시장점유율 자체는 그리 높지 않지만, 레드햇 인수와 함께 클라우드 사업을 본격화했기에 성장 가능성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효율성과 편리성을 지속해서 강조해 나간다면, 안정적인 선도 업체의 영역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계 클라우드 사업 시장분석'은 2편으로 이어집니다.


 - 이 글은 테크월드가 발행하는 월간 <전자부품(EPNC)> 2020년 2월호에 게재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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