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공동 협력 중·· 국내 플레이어들도 한데 뭉쳐야
2020년, SKT는 이동통신을 넘어 ICT 복합 회사로 새롭게 탄생할 것

[테크월드=이건한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 간 초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같은 거대 기업들도 물밑에서 다양한 협력을 주고받고 있다. 이들을 보며 우리가 한국 시장에서만 따로 사업해선 도저히 게임이 안 될 것이란 생각을 했다”

CES 2020이 진행 중인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SKT 기자간담회에서 박정호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제 일상이 된 AI, 전 세계 크고 작은 기업이 모두 한 입으로 AI를 외치는 작금의 상황에선 아무리 큰 기업도 혼자만의 힘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이에 SKT 박정호 사장은 “한국에서도 AI 분야의 초협력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CES 현장에서 간담회를 진행 중인 SKT 박정호 사장

SKT는 AI 초협력의 중심에서 하이퍼커넥터(Hyper Connector)로서의 역할을 꿈꾸고 있다. 이제 단순한 텔레콤이기를 떠나 다양한 ICT 기업들이 협력하는 공동체를 조성하고, 분야를 막론한 연결자의 역할을 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현재 SKT는 사명 변경도 진지하게 고민하는 중이다. 텔레콤이란 이름으로 아우르기엔 현재의 사업 영역이 좁지 않으며, 이미 매출의 40% 이상을 통신 외 New ICT 사업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12월에 공개된 SKT의 2020년 조직개편안은 모빌리티, 스마트팩토리, AR/VR, 커머스, 시큐리티 등을 포함한 NewICT 사업을 중심으로, 5G와 AI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MNO(이동통신)’와 ‘New Biz(신사업)’으로 분할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제 더 이상 통신회사가 아닌 ICT 복합기업으로 재평가받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SKT는 이를 ‘듀얼 OS 전략’으로 명명하고, 부문별 성장 고도화를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T는 초협력 실현을 위해 작년부터 능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2019년 한 해 동안 국내외 기업들과 적극적인 기술 협력을 추진해왔으며, 특히 삼성전자와는 이미 사장단에서 AI 초협력에 관한 긍정적인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

박 사장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고동진 사장과 각자 잘 하는 기술 영역에 대해 능력은 합치고, 브랜드나 애플리케이션은 각자의 방향성으로 자유를 갖자”고 이야기했으며, “AI의 경우 국내에 잘 하는 플레이어들부터 협력하지 않으면 글로벌 기업들에 시장을 다 내주고 우린 단순한 사용자가 될 것”이란 위기감에 대한 공감대를 나눴다고 밝혔다. 또 SKT는 삼성 외에도 국내 B2C 플랫폼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카카오와는 지난 가을 3000억 원 규모의 주식 교환을 포함한 강력한 기술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도이치텔레콤, 싱클레어 등의 글로벌 선도 기업들과도 지속적인 협력을 추구하고 제반 영역에서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상황도 나쁘지 않다. SKT의 경우 5G를 세계 선두로 상용화하고 5GX 클러스터 ‘부스트 파크’, ‘5G Use Case’와 같은 실제화 개념을 선제적으로 제시함에 따라 다양한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며 최근 행보에 대한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SKT는 더불어 올해 CES에서 클라우드 강자 아마존웹서비스(CES)의 CEO와 만나 차세대 5G MEC 기반 클라우드 사업을 논의했으며, 배터리와 모빌리티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의 글로벌 전기차 기업인 바이톤(Byton)과도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이톤과의 협력이 주목되는 이유는 최근 전기·자율주행차 제조사들의 경우 IVI(In-Vehicle Infotainment,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를 강화하며 이동수단을 넘어 하나의 생활 플랫폼으로서 모빌리티 분야를 혁신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SKT는 이런 환경 내에 포함되는 지도, 음악, 영상, AI, 5G 등 다양한 영역에서 SKT의 제품들(티맵, 누구, 플로, 웨이브 등)을 기반으로 이들과 제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SKT의 다음 먹거리 확보를 위한 의지는 확고하며 능동적인 움직임을 동반하고 있다. 또한 계획 실현을 위한 청사진들도 꽤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간담회 말미, 박정호 사장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이제 글로벌 회사와 다른 차원의 협력을 해내야 한다. 작년부터 시작된 우리의 움직임이 올해는 몇몇 자회사의 상장을 포함한 구체적인 성장 과실로 이어질 것이다. 앞으로 SKT와 제3자 간 협력 분야가 여럿 새롭게 생겨날 것이며, 다른 한국 기업들도 국내를 넘어 글로벌 협력을 중심으로 변화해 나가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국소적으로 대응하고, 플레이어가 아닌 사용자로서는 우리가 주도해야 할 시장에서 이익을 향유할 수 없다. SKT는 플레이어가 될 준비가 된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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