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영역 확장에 증폭되는 기대감

[테크월드=신동윤 기자] 이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이하 AI)은 IT 분야를 넘어 산업 전 분야에 걸쳐 중요한 미래 기술로 인식되고 있으며, 일상 생활에서도 AI가 적용된 상품과 서비스를 만나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상황이 되고 있다. 하지만 AI 기술은 아직 상용화의 초기 단계에 불과하며, 아직 본격적인 도입보다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미완성된 기술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는 산업과 일상 생활에서 점점 더 많은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스마트폰의 앱에서부터, 기업의 업무 자동화, 의료 진단이나, 공장의 프로세스 개선, 심지어 CCTV나 자율주행자동차에 이르는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고 있는 AI는 산업과 생활의 전 분야에 걸쳐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성장기에 접어든 AI 시장
AI에 대한 연구는 이미 1950년대부터 시작됐으나, 그동안 기술의 한계로 인해 별다른 발전을 이루지 못했었다. 이후 전문가 시스템(Experts system)이 등장했으나, 이 또한 전문가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지식의 추출에 한계가 있고, 전문가 시스템은 학습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매번 기존 지식을 수정해 입력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를 극적으로 해결한 것이 바로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이다. 2000년대 중반 딥러닝 기술이 등장하면서 학습 능력이 크게 향상된 AI가 등장할 수 있게 됐으며, 최근 AI의 극적인 발전이 이뤄지는 계기를 만들었다.

일반적인 딥러닝의 구현

더구나 최근 등장한 다양한 기술들, 예를 들면 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의 기술들은 AI를 위한 기반을 마련할 뿐 아니라, 필요성을 강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IoT 등으로 인한 빅데이터는 분석해야 할 무수한 데이터를 생성해 내고 있으며, 클라우드는 이런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기 위한 기반이 되고 있는 것이다.
딥러닝은 IoT와 빅데이터를 통해 더 많은 데이터, 그리고 양질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급격한 속도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 AI 기술에 필요한 강력한 연산 능력을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들은 서로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상호의존적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을 뿐 아니라, AI의 구현 방법이나 정의가 서로 다른 상황이라 명확하게 AI 시장의 영역을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시장조사기관별 AI 적용 유망 산업 자료: 정보통신기획평가원

하지만 이제 막 성장기에 접어든 AI의 시장 잠재력은 매우 크며, 이에 여러 시장조사기관들은 AI 시장이 향후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2018~2020년 사이 연평균 50% 이상의 고속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각 시장 조사기관들의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IDC가 463억 달러, 트랙티카(Tractica)는 105억 달러, 마켓앤마켓(Markets and Markets)는 56억 달러로 많은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는 앞서 설명했듯이 AI 시장의 범위를 각 기관별로 서로 다르게 잡고 있기 때문이며, 이외에도 아직 시장 초기 단계에 있는 AI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예측에도 많은 편차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간 시장 성장율에 있어서는 IDC가 56%, 트랙티카 66%, 마켓앤마켓 59%로 높은 연간성장율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AI의 적용 산업에 대해서는 B2B 시장 중 금융, 의료, 제조 산업에 대한 기대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이 또한 AI의 도입이 아직 시장 도입기에 머물러 있기에 각 시장조사기관별로 편차가 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의 주요 기술과 적용 영역 자료: shivonzilis.com

명확하지 않은 정의와 범위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업계에서는 AI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어, 업체나 단체마다 서로 다른 정의를 사용하고 있다. 일례로 ETRI에서는 ‘기계가 인간수준의 인지, 이해, 추론, 학습 등의 사고 능력을 모방하는 기술’이라고 정의하고 있는 반면 가트너는 ‘사람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고, 인간의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거나, 반복적인 작업 수행 시 사람을 대체함으로써 인간을 모방하는 기술’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인지, 학습 등 인간의 지적능력의 일부 또는 전체를 컴퓨터를 이용해 구현하는 지능’이라는 정의를 내놓고 있다.
AI가 다양한 기술 영역으로 확산되면서, 이를 구분할 필요성도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에서는 응용 기술을 포함한 포괄적인 범위로 이를 구분하는 한편, 해외에서는 중요도와 파급력이 높은 AI 기술을 중심으로 분류 체계를 규정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이하 KISTEP)은 이를 정리해 기계학습, 지식추론, 시각지능, 언어지능이라는 4개의 영역으로 구분했다.
기계학습은 인간이 경험을 통해 학습하는 방식을 컴퓨터로 구현하는 기술이며, 데이터 기반의 학습 모델을 형성하거나 최적의 모델을 찾기 위한 알고리즘 기술을 말하며, 지식추론은 정보에 대한 가정과 전제로부터 결론을 도출해내는 기술로, 개별적인 정보를 이해하는 것을 넘어 복잡한 관계를 파악해 표현하는 기술이다.
시각지능은 이미지나 영상 등의 시각 정보로부터 객체를 인식하고 상황을 이해하는 기술이며, 언어지능은 인간의 언어(텍스트, 음성 등)를 컴퓨터가 인지하고 지식화하는 기술이라고 규정했다.

AI 소프트웨어 기술의 범위 자료: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AIaaS에 대한 기대감 증폭
현재 전세계 AI 시장은 미국이 선도하고 있으며, 독일, 중국, 일본 등이 뒤를 따르고 있다.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인텔, 엔비디아 등 AI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기업들은 모두 미국 기업들이다.
중국은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의 업체를 중심으로 AI 기술 확보에 적극적인 투자가 진행되고 있으며,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AI 분야 세계 1위를 목표로 고등학생용 AI 교과서를 발간했을 정도다.
우리나라도 2022년까지 2조 2000억 원을 투자해 세계 4대 AI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세계적인 수준의 AI 기술력 확보, 관련 인력 5000명 양성, 개방 협력형 연구기반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AI 기술 관련 기업의 대부분이 가장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분야는 바로 AI 플랫폼이다. AI 기술을 집약해 생태계를 확보하는 기술적 공간을 의미하는 AI 플랫폼은 AI와 마찬가지로 아직 명확한 정의는 없으나 AI 적용 서비스나 상품을 개발하기 위한 개발 환경과 관리, 배포, 실행 환경 등을 통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IITP에서는 이를 ‘다양한 사업 영역의 사용자가 원하는 인공지능 서비스 구축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추상화 수준의 기계학습 라이브러리를 제공하며, 해당 라이브러리를 활용한 효과적인 서비스 구축 프로세스를 인터랙티브하게 실행할 수 있는 기능과 효과적인 자원 관리를 통한 데이터 준비, 개발, 검증, 배포를 지원하는 관련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 서비스, 인프라스트럭처의 유기적 집합’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런 AI 플랫폼의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AIaaS(AI as a Service)다. 이는 클라우드를 통해 AI를 구현해 제공하는 서비스로 이미 많은 업체들이 AIaaS를 제공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구글 IBM 등이 제공하는 AI 서비스가 대표적인 예이며, 국내에서도 네이버가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에 관련 서비스 제공하고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구축에 많은 비용이 드는 AI 개발, 서비스 환경을 직접 구축하지 않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별도의 투자비용 없이 저렴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 AIaaS는 심지어 별도의 코딩 없이 필요한 모듈을 결합시키는 것 만으로도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이런 장점 때문에 향후 AIaaS 시장 또한 급격한 성장을 예고하고 있는데, 마켓앤마켓의 분석에 의하면 2018년 15.2억 달러의 규모를 형성한 AIaaS 시장은 연평균 48.2%의 높은 성장율을 기록하면서 2023년에는 108.8억 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AI의 광범위한 확산으로 시장의 성장은 지속될 것이지만, 아직 본격적인 도입보다는 가능성 확인 차원의 프로젝트가 대부분인 점을 고려할 때, 섣부른 기대는 삼가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물론 딥러닝 기술은 충분한 가능성과 서장 가능성을 갖고 있는 기술이다. 하지만 아직 완벽한 기술은 아니며,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지나치게 많은 자원과 비용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AI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다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이점을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와 상품의 등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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