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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과 1이 공존하는 무한의 세계 - 양자컴퓨터Embedded Basics
박진희 기자 | 승인 2019.03.21 09:05

[테크월드=박진희 기자] 2018년 3월 Embedded Basics의 주제는 ‘0과 1이 만들어내는 무한의 세계 – 데이터’였다. 컴퓨터는 기본적으로 연산능력을 바탕으로 한다. 기존 컴퓨터는 이진법(Binary Bit)을 사용한다. 이진법은 0과 1의 오직 두 숫자만 사용하는 계산법이다. 10 대신 2를 기본단위로 하기 때문에 1010으로 표기한다. 양자컴퓨터는 기본적인 데이터 처리 방식인 0과 1이 만들어내는 세계를 뛰어넘어 0과 1을 공존시킨다.

큐비트와 일반 비트의 차이

양자컴퓨터의 능력을 이해하려면 베이스가 되는 양자역학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 ‘양자(Quantum)’의 세계는 나노미터의 세계다. 전자의 크기는 0.1 나노미터, 즉 1미터의 100억 분의 1이다. 극 미립자에서는 현대인이 일상에서 접하는 물리적 현상들과 전혀 다른 운동 원칙이 적용된다. 에너지가 ‘물질’이기보다는 ‘파동’에 가까운 움직임을 지닌다.

일반 컴퓨터라면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관련한 지시가 ‘0’ 아니면 ‘1’의 두 숫자 중에 하나로 표시되며 이를 ‘비트(bit)’라고 한다. 이 두 포지션이 수많은 조합으로 이어지며 메시지가 되고 작동 방식이 선택된다.

이와 달리 양자컴퓨터는 특정 시점에서의 상태가 0일 수도, 1일 수도, 0과 1 모두일 수도 있다. 이럴 때 작용 단위는 ‘퀀텀 비트’, 줄여서 ‘큐비트(Qubit : Quantum Bit)’라고 하는데 큐비트는 0이기도 하고 1이기도 한 상태에 모두 해당한다. 일명 ‘슈퍼포지션(Superposition)’으로 존재한다. 이를 통해 양자 세계에선 모든 데이터가 공존하는 구조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양자컴퓨터는 큐비트를 사용하고 있다. 큐비트는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다. 따라서 00, 01, 10, 11 등 4가지 상태를 기본 단위로 하고 있다. 그런 만큼 2개의 큐비트라면 4가지 상태(00, 01, 10, 11)를 중첩시킨다.

또 n개의 큐비트라면 2의 n제곱만큼 중첩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이런 식으로 연산을 해나갈 경우 이진법과 비교가 안될 만큼 빠르게 일을 처리해나갈 수 있다. 큐비트가 512개라면 2의 512제곱 배 빠른 속도로 연산이 가능하다.

이론적으로 현존 최고의 슈퍼 컴퓨터가 수백 년이 걸려도 풀기 힘든 문제도 단 몇 초 이내의 속도로 풀 수 있다. 과학자들은 양자컴퓨터가 양자역학적 특징을 살려 병렬처리가 가능해지면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능력을 선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양자컴퓨터의 고안자 리처드 파인만

1982년 리처드 파인만(R. Feynman)은 새로운 개념의 컴퓨터를 제안했다. 그 시절 컴퓨터의 느린 속도에 답답했던 파인만은 본인이 연구하던 양자역학을 바탕으로 컴퓨터를 고안한다. 이 것이 후에 양자컴퓨터의 시초가 된다. 파인만의 제안으로 1985년 데이비드 도이치(David Deutsch)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이론물리학과 교수가 양자상태를 이용한 데이터 처리가 이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획기적인 논문 ‘Quantum theory, the Church-Turing principle, and the universal quantum computer’을 발표했다.

논문 발표를 시작으로 양자컴퓨터 연구가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10년 후 1994년 미국 AT&T의 피터 쇼어(Peter Shor)가 구체적인 양자 알고리즘을 제시하면서 이 분야가 물리학의 양자역학에 기반한 새로운 전산학 연구 분야로 확립됐다.

그렇다면 양자 컴퓨팅은 실제로 어떤 곳에 쓰일 수 있을까? 우선 큰 규모의 데이터 셋이 관련된 과제들, 그 중에서도 기존의 컴퓨터가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들이 양자 컴퓨팅의 주요 타깃이 된다. AI 개발에 필수인 방대한 데이터처리, 가장 효율적으로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 계산하는 ‘최적화 문제’, 실시간으로 오르내리는 주식투자 예측, 신약 개발, 기상 예측, 상호작용 민감성을 이용한 자연계 센서 등 4차 산업혁명의 데이터처리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세계 최초의 양자컴퓨터라 불리는 D-Wave  출처: D-Wave 공식홈페이지

현재 양자컴퓨터에 그나마 가까이 다가갔다고 말할 수 있는 결과물은 2011년 도쿄대학교의 니시모리 히데미모루 교수의 양자 어닐링 개념을 이용해 캐나다에서 개발한 D-웨이브(D-Wave)다. 선거전략, 자동차 운전, 통행시간 단축 등 최적화 문제에선 뛰어난 성능을 보였지만 다른 문제를 풀 수 없었기에 범용 양자컴퓨터로 부르기엔 힘들다는 지적이 있었다.

128-큐빗 프로세서를 사용하며, 크기는 10㎡ 약 3평 정도 크기다. 가격도 1000만 달러 이상 고가다. D-Wave는 양자 CPU에서 처리된 연산 결과를 외부의 컴퓨터가 다시 읽는 구조라 사실상 절반만 양자컴퓨터라고 할 수 있다. 구조적으로는 일반 워크스테이션에 큐비트 CPU를 보조연산장치로 달아놓은 것과 비슷하다. 2017년 3월 폭스바겐은 D-웨이브 시스템(D-Wave Systems)의 양자 기계를 도입해 중국 베이징에서 운행 중인 1만여 대의 택시의 트래픽 흐름을 최적화하는 데 활용했다.

2024년 양자컴퓨터 시장 규모는 84억 5000만 달러 이를 것

양자컴퓨터는 근래에 전 세계 IT 업계에서 부쩍 존재감을 키워온 기술이다.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잡지 ‘네이처(Nature)’를 비롯한 유수 연구기관, 그리고 글로벌 미디어가 발표한 ‘2017 IT 개발 동향’ 보고서는 하나같이 양자컴퓨터를 ‘2017년을 이끌어갈 주요 기술’ 중 하나로 꼽았다.

미국 환경청(EPA)의 연구 프로그램 ‘홈랜드 시큐리티 리서치(Homeland Security Research)’가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양자컴퓨터(와 관련 서비스) 시장 규모는 84억 5000만 달러(약 9조 6500억 원)에 이른다. 이중 정부 주도의 관련 기술 연구∙개발(R&D) 기금 규모는 22억 5000만 달러(약 2조 5700억 원) 수준이다.

▼ CES 2019에서 공개된 49-큐비트 양자칩, ‘Tangle-Lake’

최근 인텔에서는 49-큐비트 양자칩, ‘Tangle-Lake’를 발표했다. 구글에서는 72-큐비트 칩 ‘Bristlecone’을 발표(2018년 3월)했고, IBM에서는 50-큐비트 연산이 가능한 양자 컴퓨터를 운영 중에 있다. IBM은 CES 2019에서 양자 컴퓨팅 시스템인 ‘IBM Q 시스템 원(IBM Q System One)’을 CES 2019에서 선보이고, 올해 안에 IBM Q 퀀텀 연산 센터를 미국 뉴욕주 포킵시에 개소한다고 밝혔다. IBM의 퀀텀 연산 센터는 ‘IBM Q 네트워크(IBM Q Network)’ 멤버들이 상용화 목적으로 고성능의 양자컴퓨팅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 IBM 양자컴퓨터 시스템 ‘IBM Q System One‘

양자컴퓨터는 애초에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컴퓨터와는 성격이 다르다. 양자컴퓨터가 일반 컴퓨터를 대체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대체하도록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 특정 형태의 계산에 엄청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양자컴퓨터만의 특징은 세상을 변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빅데이터 처리의 절대고수 양자컴퓨터

양자컴퓨터는 4차 산업혁명의 끝이라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과 ICBM(사물 인터넷•클라우드•빅 데이터•모바일)으로 전부 양자컴퓨터와 연관돼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나 사물인터넷(IoT)이 매일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생성, 축척하는데, 기존 컴퓨터로 처리하려면 많은 전력이 소모되고 처리 속도도 느리다.

이세돌 프로기사 9단과 세기의 대결을 가진 ‘알파고’의 딥러닝(Deep Learning 컴퓨터가 사람처럼 스스로 학습하는 기술)은 수억 개의 기보를 암기하고 최적의 수를 찾아내는 정보검색을 해야 했다. 예를 들어 기보 10개를 순식간에 비교 분석한다. 기존 슈퍼컴퓨터가 10개 기보를 하나씩 비교했다면 양자컴퓨터는 ‘루트’ 10, 즉 10번 비교 분석할 양을 3.3번 비교 분석으로 끝난다. 데이터가 100만 개면 1000번 하면 된다.
AI가 그림을 판단하려면 그 그림의 특징을 찾아내 이를 비교해보고 알아가게 된다. 털이 있고 둥근 얼굴에 수염이 있다면 고양이라고 인식하기 위해서는 이런 특징을 분류하고 연관성 있게 만든 데이터가 1억 개가 있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양자컴퓨터는 1억개의 검색 수를 1만 번으로 줄여준다. 빅데이터 처리의 절대고수가 되는 것이다.

다만, 아직 기술적으로 해결할 과제가 많이 남아 양자컴퓨터 개발이 완료됐다고 말하기엔 부족하다. 현재까지 개발된 양자컴퓨터는 범용 양자컴퓨터라고 하기 힘든 수준이다. 2의 4제곱, 즉 16개 인수가 관련된 계산에서 확실한 능력을 보여주는 양자컴퓨터도 나오긴 했다. 하지만 모두가 원하는, 지금의 컴퓨터론 시간이 너무 걸려 못하는 계산도 해내는 수준의 양자컴퓨터에 이르기엔 아직 갈 길이 먼 것이다. 하지만, 응용학문의 발전 역사를 살펴보면 초기 연구는 물리나 화학 같은 기초과학에서 시작해 물성 연구, 원리에 대한 과학적인 체계가 잡히면 공학이란 바탕에서 독자적인 학문 분야로 분리돼 꾸준히 발전해 왔다.

현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양자컴퓨터의 개발도 새로운 전산학 분야를 탄생시킬 수 있는 물리학의 최첨단 분야로서의 가능성이 보인다. 미시적인 양자역학 세계에서 한정적으로만 다루던 개념인 중첩, 양자 얽힘 현상을 새로운 컴퓨터 개발에 적극적으로 응용한다는 것은 새로운 미지 세계를 탐구하고자 하는 물리학자들과 개발자들이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현시점에서 양자컴퓨터가 언제 실용화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반도체 IC칩의 놀랄 만한 발전을 볼 때 양자컴퓨터도 미래에 우리가 일상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로 만들어 나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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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희 기자  jhpark@tech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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