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으로 1만 년에 풀어낼 연산을 단 200초 만에 풀어내”

[테크월드=김경한 기자] 구글은 자체 개발한 양자컴퓨터 프로세서가 랜덤 컨컴 회로 출력을 샘플링하는 작업에서 기존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능가했다는 결과를 지난 10월 23일 네이처(Nature) 지에 발표했다. 

이는 미국의 물리학자인 존 프레스킬 캘리포니아공대 교수가 1980년대 초에 50큐비트 프로세서의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현존 최고 성능의 슈퍼 컴퓨터의 성능을 앞지르는 양자우위(Quantum Supremacy)에 이를 것이라고 한 것과 연관이 있다. 구글이 이번에 발표한 양자컴퓨터인 ‘시커모어(Sycamore)’는 53큐비트에 해당하는 프로세서를 장착하고 있다. 구글은 이 발표문에서 시커모어가 샘플링 작업에서 슈퍼컴퓨터가 약 1만 년 걸리는 연산문제를 단 200초 만에 풀었다고 밝혔다. 

 

큐비트 단위로 구동하는 양자컴퓨터
디지털 컴퓨터는 0이나 1의 비트(Binary digit)에 정보를 저장하고 연산을 수행하며, 오늘날의 영상이나 음악, 텍스트는 모두 2진수(0, 1)로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 트랜지스터의 크기가 점점 작아지면서 회로의 선폭이 한계 수준 이하로 가늘어지자 회로 내에 있어야 할 전자들이 회로 밖으로 빠져나가는 터널링 효과가 발생하게 됐다. 트랜지스터에 담을 수 있는 전자의 개수가 줄어들면서 양자컴퓨터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양자컴퓨터는 0과 1을 동시에 가지는 큐비트(Quantum bit) 상태를 이용해 정보를 저장하고 연산을 수행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양자중첩과 양자얽힘의 양자역학적 현상을 이용해 연산을 수행한다는 점이다. 

양자중첩이란 두 개의 성질을 동시에 갖는 특성으로, 0과 1이 공존하며 1개의 단위를 유지하는 상태를 말한다. 양자얽힘은 두 개의 양자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한쪽의 동작에 따라 반대쪽의 동작을 예측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양자컴퓨터는 0과 1이 양자중첩 상태에서 큐비트가 2개 일 때 4가지 상태를 담을 수 있다. 즉, 0과 0, 0과 1, 1과 0, 1과 1 등 4가지 상태로 나타난다. 큐비트가 3개일 때는 8가지 상태, 4개일 때는 16가지 상태……10개일 때는 1024가지 상태 등 N개의 큐비트를 지닌 양자컴퓨터는 2의 N승 만큼 연산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양자컴퓨터는 이런 중첩 원리를 이용해 병렬적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므로 연산 속도가 지수함수적으로 늘어난다.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는 구글 연구진 / 출처: Google AI

하지만 양자컴퓨터가 큐비트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시간은 아직까지 수 미아크로 초(100만 분의 1초) 내외에 머물고 있다. 안정된 큐비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절대온도(K)인 -273℃의 극저온에서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또한 양자컴퓨터가 외부 환경과 완벽하게 격리되지 않은 채 연산을 실행하면 오류가 발생한다(양자 오류). 큐비트 1개가 오류 없이 실행하기 위해서는 수백 또는 수천 큐비트가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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