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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월드=박진희 기자] 아침 출근길에 가장 많이 마주치는 익숙한 풍경은 대중교통카드를 태그하고 승차하는 모습이다. 신용카드를 꽂거나 긁지 않고 그저 가까이 대기만 하면 삑 소리와 함께 요금정보가 표시된다. 1996년 서울에서 시내버스에 공식 도입된 유패스를 시작으로 1998년 부산광역시에서 출시된 하나로카드를 거쳐 이제는 현금 결제하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나아가 실물 교통카드를 사용하지 않고도 스마트폰으로 각종 요금 결제를 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교통카드를 태그하는 모습 출처: 삼성전자 공식 홈페이지

이 기술들은 어떤 원리로 적용되고 어떻게 사용되고 있을까?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까?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태그 기술은 무선 주파수 인식(Radio-Frequency Identification 이하 RFID)기술이다. 주파수를 이용해 ID를 식별하는 방식으로 전자태그라고 불린다. RFID는 전파를 이용해 직접적인 접촉 없이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RFID 원리 출처: 한국전기안전공사

여기에는 RFID 태그(이하 태그)와 RFID 판독기(이하 판독기)가 필요하다. 태그는 안테나와 집적 회로로 이뤄지는데, 집적 회로 안에 정보를 기록하고 안테나를 통해 판독기에게 정보를 송신한다. 이 정보는 태그가 부착된 대상을 식별하는 데 이용된다.

쉽게 말해 바코드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것이다. RFID가 바코드 시스템과 다른 점은 빛을 이용해 판독하는 대신 전파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바코드 판독기처럼 짧은 거리에서만 작동하지 않고 먼 거리에서도 태그를 읽을 수 있으며, 심지어 사이에 있는 물체를 통과해서 정보를 수신할 수도 있다.

RFID의 시초 소련의 발명가 ‘레온 테레민’

피아식별장치에서 시작된 RFID의 역사

RFID는 1939년 영국에서 개발된 피아식별장치, ‘IFF(Identification, Friend or Foe)’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이 장치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비행기에 부착해 적군과 아군을 구별하는 데 사용됐다. IFF는 전파 변조를 통한 정보전달을 할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RFID의 모습을 띄기 시작한건 1946년에 러시아 물리학자 '레온 테레민'이 만든 첩보전 장비다. 그가 발명한 것은 공기 중의 전파를 변조해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으로 이것이 RFID의 시초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의 우리가 알고 있는 RFID는 1973년 '마리오 카둘로(Mario W. Cardullo)'에 의해 탄생한 '뉴욕 항만청의 무인 요금 징수기'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앞서 소개한 자동응답기나 첩보 장비와 달리 메모리를 갖추고 전파로 본격적인 통신을 한다. 카둘로는 재기록형 메모리를 탑재한 액티브 RFID에 대한 특허를 획득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RFID 기술이 발전하고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RFID의 작동원리와 예시

교통카드나 스마트폰 결제 외에도 RFID는 다양한 사업에 사용되고 있다. 학생증과 사원증 안의 개인정보를 리더기가 읽고 문이 열리는 방식을 사용한 출입증, 제품에 부착된 태그에 결제 완료 정보가 입력되지 않으면 경보가 울리는 도난 방지 시스템, 태그마다 고유 식별번호를 부여하는 특징을 이용해 입출고, 재고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 할 수 있는 물류관리시스템 등 일상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온 친숙한 기술들이다. 그 외에도 2000년부터 시범실시를 시작해 전국에 보편화된 ‘하이패스’도 RFID 기술을 사용했다.

RFID를 이용한 하이패스의 원리

용도에 따라 다양한 기술로 구성

무선 주파수 인식 기술 종류에는 앞서 설명한 가장 포괄적인 개념인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외에도 ▲NFC(Near Field Communication), ▲MST(Magnetic Secure Transmission), ▲NFMI(Near Field Magnetic Induction) 등이 있다.

NFC(Near Field Communication)는 근거리 무선 통신을 의미한다. 13.56MHz의 대역을 가지며, 현재 지원되는 데이터 통신 속도는 초당 424 킬로비트다. 약 10cm 이내의 가까운 거리의 무선 통신을 하기 위한 기술이다.
RFID는 태그와 리더로 분리돼 단방향 통신을 하는 반면 NFC는 상황에 따라 태그와 리더 역할을 변경해 양방향 통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NFC 기능이 내장된 스마트폰의 경우 카드모드를 사용할 땐 태그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고, NFC 태그에 갖다대거나 다른 교통카드의 잔액을 확인할 때는 리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현재 NFC 기술을 사용하는 서비스는 교통카드, 페이코, 애플페이 등의 간편결제 서비스가 있다. 그 외에도 스마트자동차의 디지털 키, 마케팅, 광고 등 활용 다양한 예시가 있다. [그림 6]의 QR코드를 인식하면 NFC를 사용해 강력범죄예방, 조난 신고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NFC를 내장한 스마트폰은 70%에 달하지만 NFC 리더기가 따로 필요해 MST 만큼 널리 사용되고 있지는 않다.

NFC를 활용한 강력범죄예방, 조난 신고

MST(Magnetic Secure Transmission)는 마그네틱 보안 전송을 말한다. 마그네틱 보안 전송 기술의 대표적인 예는 삼성페이다. 2015년 2월 삼성전자가 인수한 미국업체인 루프페이가 이 기술에 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마그네틱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자기장을 이용한 기술이다.

기존의 카드 결제는 마그네틱에 저장된 카드 정보를 긁으면서 발생하는 자기장을 통해 전달해 결제를 한다. 삼성페이는 스마트폰 자체에서 자기장을 발생시켜 카드정보를 전송해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별도의 카드 리더기가 없이 기존에 사용하던 모든 마그네틱 리더기에서 사용할 수 있다. NFC에 비해 배터리가 빨리 닳고, 보안이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아직 NFC 단말기가 보급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MST 기술을 활용한 삼성페이 등을 통해 스마트폰을 사용한 결제를 할 수 있다.

NFC + MST가 결합된 삼성페이 기술 설명

NFMI(Near Field Magnetic Induction)는 근거리 자기유도 기술이라고 한다. 무선 이어폰이나 헤드셋에 주로 사용되는 이 기술은 전기장과 자기장이 교차로 전파되는 전자기파를 이용해 아날로그 신호를 자기 유도하는 방식으로 신호를 송수신한다. 인체에 주는 복사 피해가 적고 작동 거리가 20cm로 짧다. 유효 거리 내에 있는 경우 강력하고 안정적인 연결 품질을 확보하며 전력소비를 절감할 수 있다.

보안 등이 해결 과제로 남아

이렇듯 RF 기술은 통신 거리와 정보 전달 원리 등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되며 우리의 실생활에 다양하게 적용돼 있다. 앞의 예시 외에도 육상 선수들의 기록을 재거나 상품의 생산 이력을 추적하고, 여권이나 신분증 등에 태그를 부착해 개인 정보를 수록, 인식하며, 동물의 피부에 태그를 이식해 야생동물 보호나 가축 관리 등에 사용하기도 한다.

다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정해진 국제적 규격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사용하는 주파수와 유럽, 일본에서 사용하는 주파수가 달라 호환성 문제가 제기된다. 무선 주파수 기술도입을 반대하며 보안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신분증에 태그가 도입될 경우, 같은 주파수를 읽는 판독기만 있으면 누구라도 내 정보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품 관리에 바코드 대신 무선 주파수 기술을 이용할 경우 각 물품마다 고유번호가 붙어 소비자가 태그를 제거 하지 않으면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현재 취약한 보안을 대비한 방법이 계속해서 업데이트 중이다. 스마트폰 결제 시스템에서는 생체 인식과 비밀번호를 입력해야만 태그가 가능하다.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따라 인공지능과 자동화 시스템이 발달하고 점점 더 다양한 산업의 무인화가 이뤄지고 있다. 자동화 산업이 정착하기 위해 RFID 기술도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이는 무선 주파수 시장이 보다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처럼 RFID는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편리한 기술의 역할을 뛰어넘어 전 세계적으로 빅데이터 시대에 데이터를 읽어내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거나 센서로 사용될 예정이다. 따라서 RFID는 이제 단순히 기술 발전의 목표를 넘어서 미래의 변화로 가기 위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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