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팅의 급성장·· 이젠 '양자 실용성'에 집중해야 할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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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팅의 급성장·· 이젠 '양자 실용성'에 집중해야 할 시기
  • 이건한 기자
  • 승인 2019.10.2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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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양자컴퓨팅 관련 구글의 성과 언급하며 축하 메시지 전해
자체 스핀 큐빗 기술 개발 박차·· 장기적인 이정표를 세워가며 도전해야

[테크월드=이건한 기자] 물체의 최소 단위인 '양자(Quantum)'를 연산에 활용하는 '양자 컴퓨팅'은 지금의 컴퓨터로는 해결할 수 없거나, 긴 시간이 걸리는 문제들을 짧은 시간 내에 풀 수 있는 꿈의 기술로 불린다. 

가령 슈퍼컴퓨터로 수십 년이 걸리는 계산을 단 몇 초만에 풀거나, 현존하는 가장 복잡한 암호화 기술도 양자 컴퓨팅으로 모두 풀어낼 수 있다는 다소 믿기 어려운 이야기들이 양자 컴퓨팅 영역에서는 그리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인텔이 리치 을리그(Rich Uhlig) 인텔 랩 매니징 디렉터의 기고를 통해 '양자 컴퓨팅 상용화를 향한 경주는 마라톤과 같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양자컴퓨팅이 신약 개발, 금융 모델링, 우주의 원리 등에서 현재의 컴퓨터를 압도하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현실에서의 양자컴퓨팅 상용화는 훨씬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인텔이 공개한 기고문에서 리치 을리그 디렉터는 "얼마 전 구글 연구원들이 양자 우월성(Quantum-Supremacty)'이라는 벤치마크 테스트를 통해 53큐빗(Qubit, 현재 컴퓨터와 달리 0과 1이 동시에 공존하는 양자 컴퓨팅의 연산 단위) 초전도체 테스트 칩으로 만든 단일 양자 프로세서가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성능의 슈퍼컴퓨터로도 약 1만년이 소요되는 문제를 200초만에 분석하는 알고리즘을 설계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먼저 구글팀에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

구글이 공개한 양자컴퓨팅 프로세서
구글이 공개한 양자컴퓨팅 프로세서

그러나 그는 이제 기술의 구현보다 실용성에 초점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상용화에 실패한다면 결국 빛이 바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인텔은 양자 실용성 달성에 필요한 요소를 이해하기 위해 고성능 양자 시뮬레이터를 통해 양자컴퓨터가 슈퍼컴퓨터를 대신할 수 있는 시기를 예측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테스트에는 도로교통 관리부터 전자제품 설계에까지 쓰이는 맥스 컷(Max-Cut)이란 최적화 문제가 활용됐으며, 맥스 컷은 변수가 증가할수록 복잡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는 알고리즘이다.

인텔은 맥스 컷 문제의 변수를 증가시키며 노이즈에 강한 양자 알고리즘과 현재 사용중인 최신 알고리즘을 비교했다. 그 결과 양자컴퓨터가 실용적인 문제를 슈퍼컴퓨터보다 빠르게 풀기 위해서는 최소한 수백 큐빗이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 결과대로라면 구글이 이번에 공개한 53큐빗 양자컴퓨팅 프로세서도 성능을 놀랍지만 실용화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을리그 디렉터는 "업계에서 활용 가능한 사이즈의 양자 프로세서를 개발하는 데까지는 앞으로 수년이 더 소요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다만 양자컴퓨팅 상용화에 이르는 긴 여정에서 중요한 이정표들은 계속해서 밝혀지고, 축하하면서 구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텔 역시 양자 컴퓨팅 스택 전반의 발전을 가속하기 위해 여러 파트너, 연구 커뮤니티와 협업하고 있다. 그중 인텔이 최근 고무적으로 여기고 있는 성과는 '스핀 큐빗(Spin qubit)'으로 알려진 기술의 발전이다. 인텔은 스핀 큐빗이 초전도체 큐빗보다 확장성이 더 뛰어나다고 주장한다.

인텔이 지난해 공개한 스핀 큐빗 테스트칩
인텔이 지난해 공개한 스핀 큐빗 테스트칩

스핀 큐빗은 단일 전자 트랜지스터와 유사하며, 인텔은 지난 50년간 제조에 활용해온 기술의 유사성을 통해 이를 양자 컴퓨팅 영역에 적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최신 인텔 프로세서과 동일한 공정에서 300mm 웨이퍼와 스핀 큐빗을 제조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이와 함께 연구와 피드백 주기를 앞당기기 위해 크리오프로버(Cryoprober, 극저온 웨이퍼 프로버)로 불리는 새로운 툴을 설계, 300mm 스핀 큐빗 웨이퍼를 대량으로 테스트하며 연구를 구체화하는 중이다.

양자컴퓨터는 분명 인류 컴퓨팅 역사에 새로운 전환점을 달성할 기술임이 분명하지만, '꿈의 컴퓨터'란 별명처럼 아직까진 그 현실성과 실체 그 자체에 대한 이견만이 분분한 주제다. 그만큼 아직은 구글이나 인텔, IBM 등 그 어떤 기업도 양자컴퓨팅 기술 개발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쥐었다고 말할 수 없는 시기이기도 하다. 

을리그 디렉터 역시 기고를 마치며 "양자 컴퓨팅은 변혁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이 기술이 사람들의 삶을 바꾸기 전에 험난한 여정 속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 과제들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지금의 과학적 성과와 연구원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이 여정의 종착지에서 달성하게될 것들을 바라보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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