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선연수 기자] 

 

자율주행은 왜 뜨거운가?

모빌리티(Mobility), 전장화(Electrification), 커넥티비티(Connectivity), 자율주행(Autonomous)을 의미하는 M.E.C.A, 또는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전장화에 공유서비스(Sharing and Service)를 더한 C.A.S.E는 모빌리티에 혁신을 가져올 핵심 키워드를 담고 있다. 자율주행과 이 기술이 가져올 가치는 모빌리티 생태계를 뒤바꿀 가장 혁신적인 기술로 꼽히고 있다.

자율주행의 장점은 안전성과 시간 효율성에서 두드러진다. 2017년 11월 ‘자율차 융복합 미래포럼’에서 카니안드라 전 미국교통안정청 국장은 “교통사고 원인 중 운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90%, 도로환경은 7%, 차량 관련은 3%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는 자율주행 기술이 완벽하게 실현될 경우, 운전자로 인한 사고의 비율이 현저히 낮아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안전성이 높아짐을 뜻한다. 또한, 자동차로 이동하는 것은 운전자의 시간을 소비하는 노동이다. 자율주행은 이동을 위한 노동에 드는 시간을 여가, 취미, 개발 시간으로 변화시키게 된다. 즉, 이동의 개념이 바뀌는 것이다.

SOS LAB 정지성 대표이사

 

자율주행 시장 속 SOS LAB의 역할

이 같은 가치를 누리기 위해서는 자율주행이 상용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 최우선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자율주행차량이 운행 도중 사고를 내는 소식도 연이어 들려오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에 안전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것이다.

자율주행기술은 크게 정보 수집을 담당하는 하드웨어와 판단을 내리는 소프트웨어 기술로 구분할 수 있다. 혹자는 현재의 정보 수준만으로도 소프트웨어 기술의 발전을 통해 자율주행기술을 완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작은 기술결함으로도 인명과 재산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자율주행기술에 있어 ‘안전’은 타협점이 없는 문제다.

에스오에스랩(SOS LAB)은 자율주행 기술의 안전을 완성하기 위해 자율주행용 라이다(LiDAR) 센서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기존 라이다 기술의 문제점

자율주행용 센서는 크게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로 분류된다. 이 센서들은 환경에 따라 취득하는 정보가 달라 상호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그중 라이다는 높은 분해능에 기반해 카메라나 레이더가 인지하지 못하는 환경에서 물체의 거리, 형체 정보를 취득해낸다. 이미 십수년간 ADAS(운전자 보조 시스템) 용도로 활용돼 온 카메라, 레이더와는 달리, 최근 자율주행 기술에 고도화됨에 따라 급성장을 이룬 라이다는 차량 부품화 과정에서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첫 번째 문제는 비용이다. 기존의 라이다 센서는 특수한 환경을 관측하기 위해 사용돼, 고가의 부품과 수작업을 요하는 조립 과정 등 5만 달러가 넘는 가격으로 시중에 공급되고 있었다.

두 번째는 차량부품화 부분이다. 차량용 센서로서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충격과 온도 변화에 강한 내구성을 가지면서도 적재적소에서 미관을 해치지 않고 탑재할 수 있어야 하는 크기가 요구돼 왔다. 그러나 시중에 나온 라이다 센서들은 3D 스캐닝을 위해 기계식 장치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내구성을 확보하거나 차량 부품화를 위해 크기를 변경하는 것이 어려운 상태다.

 

SOS LAB의 라이다 핵심 기술

SOS LAB은 이런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코어 기술을 개발·보유하고 있다. 지난 1월에 열린 CES 2020에서는 칩 형태의 고정형(Solid-State) 라이다인 ‘ML'과 장거리 대상 감지를 위한 하이브리드 스캐닝 라이다 ‘SL'을 공개하고 차량용 라이다 개발 역량을 선보이기도 했다.

 

SOS LAB의 ML 센서

ML은 수평각 60º, 수직각 30º, 감지거리 50m의 사양을 갖는 제품으로 차량의 범퍼나 헤드램프, 또는 측/후방 어느 곳에든 장착할 수 있는 중·단거리 라이다 센서다. 이미 상용화된 빅셀(VCSEL) 기술을 활용해 생산성과 비용적인 측면은 모두 충족하며, 코어 적용된 빅셀 칩은 기술을 적용해 먼거리를 감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스캐닝을 위한 별도의 기계식 장치를 필요로 하지 않고, 특정 패턴을 새겨 얇게 제작한 메타렌즈라는 코어 기술로 레이저를 조향해 칩 형태로 제품화할 수 있다. 또한, 차량용센서의 요구 사항인 크기의 소형화, 충격과 열에 대한 내구성 조건을 만족한다. 제품 적용에 따라 사양을 조정할 수 있다.

 

SOS LAB의 SL 센서

SL은 수평각 120º, 수직각 20º, 감지거리 230m의 사양을 갖는 라이다 센서로, 장거리에 위치한 대상을 탐지·식별하는 것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충격에 약하고 화각이 좁은 MEMS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2축을 모두 MEMS로 사용하지 않고. 폴리곤 미러와 MEMS 미러를 각각 1축씩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스캐닝 기술이 적용됐다. 아우디 A8 차량에 적용된 라이다 센서 발레오(Valeo)도 이와 유사한 구조를 갖지만, SL은 80개가 넘은 채널을 통해 수직 화각, 각 분해능 등에서 더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 신호처리 속도 또한 경쟁사 대비 16배 빠른 성능을 나타낸다. ML 센서와 마찬가지로 제품 적용에 따라 사양을 조정할 수 있다.

 

라이다 제작에 필수적인 파트너십 구축

자율주행용 라이다 센서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안전성을 충족해야 한다. 이는 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축해 함께 제품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성능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다. 이런 기간을 단축시키는 것에도 크게 영향을 주게 돼, 제품 개발과 생산을 위한 파트너십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SOS LAB은 이를 위해 지난 1월 CES 2020에서 온세미컨덕터와 MOU를 체결했으며, 국내외 글로벌 OEM과 전장업체들과 라이다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정형 라이다 개발을 가속화하고, 2년 내 헤드램프와 범퍼에 내장할 수 있는 차량용 라이다를 양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라이다 센서가 차량용으로 주목 받기 시작한 지 5년이 지나고 있다. 시장에서의 안전에 대한 요구도 충분히 성숙한 상태로 보인다. 이 속에서 OEM은 구체적인 상용화 시기를 제시하고, 실제 차량용 라이다를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업체들을 찾기 시작했다.

SOS LAB은 이미 차량용 라이다 센서 개발에 필요한 코어 기술과 파트너십을 확보하고 있으며, 시장이 요구하는 시기에 실제 제품을 만들어 내는 일만 남은 상황이다.

2016년 4명의 창업자로 시작한 SOS LAB은 현재 40명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기술 제품화 과정에서 필요한 특허 전략을 세워 현재, 국내에서 라이다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2020년 3월 기준 국내외 총 29건 특허등록, 61건 특허출원).

라이다 센서 개발 계획에 따라, 투자 또한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인 만도가 시리즈 A(Series A)를 리딩해 2018년 9월 유치에 성공했다. 자율주행용 라이다를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반도체 형태의 칩 라이다인 ML 개발 과정에서 반도체 공정 특성 상 큰 개발 비용이 드는데, 현재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제가 긴장된 상황 속에서도 지난 3월 시리즈 A+(Series A+)에 대한 투자금을 유치했다.

 

SOS LAB이 그리는 2020

코어 기술에 기반한 차량용 라이다 기술, 이를 빠르게 제품화할 수 있는 인력, 특허, 자본금, 품질 확보에 중요한 파트너십까지, SOS LAB은 2020년을 맞아 새로운 목표를 보고 달리고 있다. 모빌리티 시장에 99%가 아닌 99.999%의 안전을 보장하는 라이다 센서를 보급하는 것, 이를 위해 OEM이 제시하는 2021 상용화 목표에 맞춰 자율주행용 라이다의 글로벌 표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모빌리티 시장뿐 아니라, 로봇, 산업, 보안,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시장에 ‘안전’을 제공하는 회사가 되는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CES 2020에 참여한 SOS LAB 임직원들과 부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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