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표준화 현황과 기업의 기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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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표준화 현황과 기업의 기여도
  • 김경한 기자
  • 승인 2020.11.1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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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주춧돌

[테크월드=김경한 기자]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3일까지 전자회의로 개최된 3GPP 제 88차 기술총회에서 5G 2차 표준인 릴리즈 16(Release 16)이 승인됐다. 이번 승인은 지난 2018년 6월에 초기 상용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 승인한 5G 1차 표준(릴리즈 15)와 비교해 5G 시스템 성능 개선, NR V2X, 5G NR 사설망, 초고신뢰 저지연 통신(URLLC) 등 5G 융합 서비스를 위해 특화된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5G 표준의 진행상황과 주요 기업의 기여도를 살펴보고자 한다. 

5G 표준화를 위한 국제기구

스마트폰 배터리를 다 쓰고 나면 충전해야 한다. 하지만 5핀 충전 케이블이 필요한데, C타입 충전 케이블만 있다면 충전을 하지 못한다. 이는 제조사별로 제품을 서로 다른 규격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5G 장비와 디바이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만약 각 국가마다, 혹은 제조사마다 자신들만의 규격에 따라 제품을 만든다면 상호 호환이 안 돼 5G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게 된다. 따라서 5G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통일된 규격이 필요하며 이런 역할을 하는 게 5G 표준화다. 

과거에는 표준화 단체, 국가, 제조업체마다 다른 규격을 만들어 제품을 출시했고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높은 기술이 국제 표준으로 채택됐으나 최근에는 규격을 미리 표준화해 국제적으로 통용하고 있다. 

5G 표준을 정하는 기구는 크게 두 그룹이 있다. 먼저UN 산하의 국제기구인 ITU(국제 전기 통신 연합)는 5G의 개념을 정립하고 5G가 지향하는 서비스의 방향과 5G가 갖춰야 할 기술적 우위 등을 제시하고 있다. ITU가 정의한 5G의 정확한 명칭은 UMT-2020으로, ITU는 2015년 IMT-2020에 대한 비전을 발표했고, 2020년까지 표준화를 완료하기로 했다. 

3GPP의 5G 표준화 정립 활동(출처: 3GPP)
3GPP의 5G 표준화 정립 활동(출처: 3GPP)

이를 바탕으로 실제로 5G 표준을 만드는 단체는 3GPP다. 3GPP는 이동통신 사업자, 단말기 제조사, 장비 제조사, 칩 제조사, 표준화 단체 등 전 세계 700여 개의 업체와 단체가 참여하는 국제 이동통신 표준화 단체다. 과거에는 이동통신 표준을 만드는 단체가 중구난방으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으나, 3GPP 하나로 통합되면서 이동통신 표준화 작업이 신속·정확하게 이뤄질 수 있게 됐다. 현재까지 3세대(WCDMA, HSPA, LTE 등)와 4세대 이동통신(LTE-Advanced) 표준을 개발하고, LTE 진화 기술과 5세대 이동통신 기술에 대한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3GPP는 크게 무선접속 기술을 다루는 RAN(Radio Access Network) 그룹, 서비스와 시스템 구조를 다루는 SA(Service & Systems Aspects) 그룹, 코어 네트워크와 단말을 다루는 CT(Core Network & Terminals) 그룹으로 나눠 표준을 논의하며, 각 그룹 아래에는 좀더 세분화된 WG(Working Group)이 있다.

 

5G의 기초를 닦은 ‘릴리즈 15’

지금까지 3GPP가 승인한 표준화 규격은 릴리즈 16까지 있으며, 이중 5G 관련 논의가 처음 시작된 규격은 2015년에 승인된 릴리즈 13이다. 3GPP는 IMT-2020 프로세스에 대한 후보 기술 제출을 목표로 차세대 셀룰러 기술인 5G에 대한 작업을 시작했다. 

이후 표준화 작업은 2018년 릴리즈 15에서 본격화됐다. 3GPP는 2017년 말 Non-Standalone(NSA) NR(New Radio)의 5G용 새로운 무선 사양을 제안한 후, 2018년 5G 표준의 첫 풀 세트인 릴리즈 15를 완료했다. 

여기서 NR은 원래 차세대임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한 용어로 News Radio의 약자였으나, 현재는 하나의 시스템에 대한 용어로 확정돼 사용되고 있다. NR 시스템은 유래에서도 알 수 있듯, LTE와는 다른 새로운 무선통신 시스템을 지향하고 있다. 

릴리즈 15는 5G 1차 표준(Phase-1)으로, 상대적으로 상업적인 요구가 명확하고 우선순위가 높은 eMBB와 mMTC 관련 기능을 규격화했다. 더불어 6GHz 이하 주파수 대역(FR1, 450MHz~6GHz)과 24.25GHz 이상 주파수 대역(FR2, 24.25GHz~52.6GHz)에서의 동작을 모두 지원한다. 

eMBB(enhanced Mobile Broadband)는 초광대역 서비스로, UHD 기반 AR·VR, 홀로그램 등 대용량 전송이 필요한 서비스를 감당하기 위해 더 큰 주파수 대역폭을 사용하고 더 많은 안테나를 사용해 사용자당 100Mbps에서 최대 20Gbps까지 훨씬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한 장소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더라도 끊김 없는 고화질 스트리밍도 할 수 있다. 

mMTC(massive Machine-Type Communications)는 대용량 통신 연결로, 수많은 가정용과 산업용 IoT 기기들이 상호 연결돼 동작할 미래의 환경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1㎢ 면적당 100만 개의 연결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NSA와 SA 기술 개념도 (출처: 삼성전자)
NSA와 SA 기술 개념도 (출처: 삼성전자)

3GPP는 릴리즈 15를 통해 5G NR과 LTE가 공존하는 얼리 드랍(Early Drop) 규격을 2017년 12월에 완료했다. 이후 LTE를 포함하지 않는, 즉 5G 코어와 연결된 NR이 단독으로 동작하는 SA 모드(Option-2)를 지원하는 메인 드랍(Main Drop) 규격을 2018년 6월에 완료했다. 

얼리 드랍은 NSA, 즉 기존 4세대 무선 접속 기술인 LTE와 이에 대응하는 코어 네트워크인 EPS(Evolved Packet System)를 기반으로 차세대 무선 접속 기술인 NR을 접목시킨 것이다. NSA는 단말의 이동성 관리 등을 담당하는 제어 플레인(Control Plane)의 동작은 LTE 망을 활용하고, 사용자 플레인에 해당하는 데이터 트래픽은 5G 망으로 주고받는다. SA는 제어 채널과 데이터 채널 모두 5G의 자체 구조를 사용하는 구조다.

 

5G 융합 서비스를 위한 ‘릴리즈 16’

릴리즈 16은 5G 2차 표준(Phase-2)으로,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3일까지 삼성전자, LG전자, 화웨이, 퀄컴, 에릭슨, 노키아 등 글로벌 제조사와 SKT, KT, LGU+, 보다폰, 오렌지, AT&T 등 국내외 이동통신 사업자 등 총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온라인으로 진행돼 승인됐다. 

릴리즈 16은 5G가 지원하고자 했던 서비스를 고려해 기본 NR 시스템을 기반으로 추가로 요구되는 기술들을 채택했다. 간섭완화, 이동성 향상, 전력 효율 등 5G 시스템 성능 개선을 비롯, 차량 자율주행을 위한 NR V2X, 스마트공장을 위한 5G NR 사설망·초고신뢰 저지연 통신(URLLC) 등 5G 융합 서비스를 위한 특화·진화된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이외에도 비면허 대역에서의 5G NR(NR-U)과 액세스망과 무선 백홀망의 통합운용을 고려한 IAB(Integrated Access and Backhaul) 관련 규격 작업 등은 일부 추가적인 규격 작업을 위해 3개월 연장 후 9월에 완료했다. 

릴리즈 16은 URLLC(Ultra Reliable & Low Latency Communications)에 대한 표준이 채택이 눈에 띈다. URLLC는 고신뢰·초저지연 통신으로, 실시간 반응속도가 필요한 서비스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기존 수십 ms(1ms=1/1000초) 걸리던 지연시간을 1ms 수준으로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시속 100km/h 속도로 달리던 차량이 긴급 제동 명령을 수신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4G의 경우 제동 명령을 수신하는 데 50ms이 걸렸다고 하면, 차량이 1.4m를 진행한 후 정지하는 반면, 5G의 경우는 수신하는 데 1ms이 걸려 차량이 2.8cm를 이동한 후 정지하게 된다. 

향후 3GPP는 릴리즈 17을 추진할 계획이다. 2019년 12월 9일부터 13일까지 스페인 시체스에서 개최됐던 3GPP 제86차 기술총회에서는 릴리즈 17의 2단계(Stage-2) 표준화를 수행하는 작업반인 SA2에서 2단계 표준화 일정이 15개월에서 18개월로 연기되면서 RAN 작업반에서 수행하게 될 3단계(Stage-3) 표준화 일정도 18개월로 연기돼야 한다는 의견과 15개월로 유지돼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결국 RAN 의장의 제안에 따라 15개월로 유지하기로 합의해 2021년 9월에 ASN.1을 완료하는 것으로 최종 확정했다. 릴리즈 17에서 승인될 신규 과제로는 ▲NR MIMO 성능개선 ▲NR 사이드링크(Sidelink) 성능개선 ▲산업용 IoT와 URLLC 개선 방안 ▲NR 단말 전력소모 개선 방안 ▲NR 커버리지 개선 방안 ▲NR 멀티캐스트 지원 방안 ▲위성통신용 NR ▲위성통신용 IoT 표준규격 ▲기존 웨이브폼(Waveform)을 활용한 56.2-71GHz 대역 연구 ▲56.2GHz 이상 대역에서의 NR 연구 ▲사이드링크(Sidelink)릴레이 등이 있다. 

 

5G 관련 기업의 표준화 정립 기여 수준

5G 표준화 작업에는 3GPP와 같은 국제기구뿐만 아니라 5G 네트워크 인프라 기업의 5G 표준 정립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가 지난 3월 20일에 발표한 기업의 5G 표준화 기여도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화웨이의 기여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화웨이, 에릭슨, 노키아 등 13개 기업을 대상으로 릴리즈 15와 릴리즈 16 정립 과정에 대한 기여도를 분석했다. ▲5G 논문 제출 수 ▲제출된 5G 논문 중 무선기술규격그룹(TSG)과 워킹그룹(WG)에서 승인 받은 수 ▲전체 제출된 논문 중 승인된 5G 논문 비율 ▲TSG와 WG 의장직 수행 경험 ▲TSG와 WG 5G 조사위원 수행 경험 등 5가지 항목이 평가됐다. 

지난 10월 20일에는 시장조사기관 옴디아(Omdia)의 ‘3GPP 5G 표준화 정립 기여도’ 리더를 분석한 보고서에서도 화웨이가 모든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화웨이는 201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조사 대상 업체들 중에서 가장 많은 총 81명의 조사위원을 배출했다. 특히, 5G 상용화가 시작된 2019년 한 해에만 최근 5년 중 가장 많은 31명의 조사위원이 배출됐다. 이들은 RAN(무선접속네트워크), SA(서비스·시스템 측면), CT(코어네트워크·단말) 등 3GPP 기술 분과에 참여하며 5G 표준화 정립에 기여했다. 

또한, 화웨이는 201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조사 대상 업체들 중 가장 많은 3만 1791건의 5G 관련 WI·SI를 3GPP에 제출하고 이 중 1만 4494건을 승인받았다. 

그 외에도 화웨이는 ▲5G V2X(차량·사물통신) ▲LTE V2X ▲NB-IoT(협대역 사물인터넷) ▲3GPP 릴리즈16 ▲URLLC(초고신뢰·저지연·통신) ▲슬라이싱 등 차세대 기술 부문에서도 기여도 1위 업체에 이름을 올렸다. 

화웨이는 ▲5G 논문 제출 수 ▲제출된 5G 논문 중 TSG와 WG에서 승인 받은 수 ▲TSG, WG 5G 조사위원 수행 경험 등 3가지 부문에서 만점(10점)을 받아, 전체 평점 9.6점으로 1위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와 옴디아의 보고서에 따르면, 에릭슨은 5G 표준화 정립 기여도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에릭슨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사업을 하는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에 표준화를 따르려고 노력하고 있다. 5G 표준에 따르지 않고 나라별로 별도로 작업하게 되면, 다음 단계에서는 어려움이 꼬리에 꼬리를 물 수 있기 때문에 표준화는 중요하다”고 밝혔다. 

에릭슨 홈페이지를 확인해 보면, 에릭슨의 5G 표준 주요 기여 항목이 나와 있다. 해당 글에는 풀(Full) 3GPP 릴리즈 15 NR, 5G 보안, 5G 지속 가능성, 5G 코어에 기여했음을 명시하고 있다. 5G 보안으로는 가입자 추적 불가능성, 가입자 신원 보호, 가입자 프라이버시를 개선했고, 다양한 액세스 유형에 걸쳐 활용할 수 있는 유연한 ID 관리 기능을 제공했다. 5G 지속 가능성으로는 설계 원칙을 ‘항상 사용’에서 ‘상상 사용 가능’으로 변경해 높은 에너지 절약 효과를 얻을 수 있게 했다. 5G 코어를 통해서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분산 클라우드의 개념을 통해 현재의 비즈니스 환경과 크게 다른 비즈니스 환경에 적응할 수 있게 했다. 

5G 표준 정립의 주요 기여도에서 3위를 기록한 노키아는 차세대 개방형 무선접속 네트워크인 O-RAN(Open RAN)의 표준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O-RAN은 서로 다른 5G 관련 기업들의 제품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네트워크다. 예를 들어, O-RAN의 기능은 노키아의 기존 에어스케일 소프트웨어 위에 구축돼, 노키아의 현재 무선 제품들과 동일한 수준의 고성능, 확장성, 강력한 보안 표준을 지원한다. 노키아의 O-RAN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확고한 의지는 통신사업자, 규제기관, 정책결정자들이 5G 인프라의 경쟁력이나 보안에 대한 걱정 없이 통신공급망 보호를 위해 개방성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한 국내 기업의 5G 표준화 정립 기여도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의 자료에서는 삼성전자가 화웨이, 에릭슨, 노키아, 퀄컴, 차이나모바일에 이어 6위를, LG전자는 11위를 기록했다. 옴디아의 보고서에서도 삼성은 화웨이, 에릭슨, 노키아에 이어 4위에 올랐다. 

더군다나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의 3GPP 5G 표준화 정립 참여 조사위원수 조사결과에서는 삼성전자가 8위를, LG전자는 11위를 기록했다. 이는 5G의 국제 무대에서 자국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5G 표준화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 국내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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