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산업 부의 지도 ①

[테크월드=박지성 기자] (편집자주: 한장TECH는 테크월드 기자들이 주요 뉴스를 한 장의 슬라이드로 제작하여 제공하는 테크월드만의 차별화된 독자 콘텐츠입니다.)

   

반도체를 위시 한 IT 산업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전후방 산업간의 견고한 연계이다. 다양한 요소기술의 통합이 필요하고 끊임없는 산업 확장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일본의 소재회사가 개발한 신소재는 반도체에 영향을 미치고, 다시 반도체의 성능 개량은 소프트웨어 회사의 클라우드 서버의 발전을 가져온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서비스는 휴대폰을 들고 앱을 사용하는 소비자의 삶에 직접적 기여를 한다. 즉, 가치사슬 간의 긴밀한 협업으로 IT 산업은 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듯 각 개별기업의 노력에도 불구, 산업의 부가가치는 기업들에게 1/n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들을 우리는 테크 자이언트(TECH GIANT)라고 부른다.

 

전체 TECH  산업 부가가치 중 40% 이상을 차지하는 FAAMG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MS, 구글)

▲ 테크산업 내 부의 지도 (출처=ASML, 블룸버그 데이터를 테크월드가 재가공)

실제 고객들에게 특정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가 공급되기 위해서는 크게 5단계의 가치 사슬이 필요하다. 일단 반도체를 만들기 위한 장비가 필요하다. 이런 장비를 바탕으로 실제 반도체를 설계, 제조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반도체는 특정 하드웨어와 디바이스에 탑재돼, 이를 바탕으로 개발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가 고객에게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흐름 속에서 어 플라이드 머티리얼즈, ASML 등은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산업을 선도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 등은 반도체 제조 산업에서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친다. 해당 기업들의 사업 영역과 영업이익 총액을 바탕으로 테크월드는 ‘테크산업, 부의 지도’를 그려 보았다. 분석 결과, TECH 산업 내 가치사슬 별 30여 개 주요 기업의 2017년 영업이익(EBIT)은 3천5백억 달러, 한화로 약 407조원에 달했다.

 

이 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부분은 TECH GIANT라 불리는 FAAMG의 영향력이었다. 수십 개 기업이 존재함에도 불구, 이 5개 기업의 영업이익 비중은 약 41.6%인 1천450억 달러에 달했다. 즉 창출되는 산업의 부가가치 중 거의 반이 TECH GIANT에 집중돼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분석의 시점과 목적에 따라 TECH GIANT들은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혹은 MAGA(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아마존) 등과 같이 다양한 형태로 정의되기도 하나, 금번의 한장 TECH는 콘텐츠 중심의 넷플릭스를 제외한 FAAM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을 분석 대상으로 선정했다.

 

ㅇ 전방 산업에 쏠려 있는 부가가치, 제조 중심 기업의 고민 필요

 

또 주목해야 할 점은, FAANG의 주요 사업 영위 영역이 주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공급 등 전방 산업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애플을 제외한 모든 TECH GIANT들이 소프트웨어라는 제한된 산업 영역에 집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 이익률은 타 기업을 압도하고 있었다.

 

TECH GIANT들은 산업 생태계의 가장 기저에 있는 반도체 장비업체들 대비 최소 7배에서 최대 20배에 달했다. 이는 비단 반도체 장비 업체에만 해당되지는 않는다. 엔비디아의 경우에도, 최근 지속적으로 놀라운 사업 성과를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 반도체 설계 영역에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만으로는 TECH GIANT들의 영업이익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반도체 제조업체의 경우, 생산시설 증대 등을 위해 대단위 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하고, 설계 업체들은 끊임없는 반도체 가격 변동으로 안정적인 영업 이익률 달성이 힘든 반면, TECH GIANT들은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 가격대 형성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인텔이 최근 AI 시장에서 제조를 벗어나 솔루션 기업으로의 비전을 선포하거나, 삼성전자가 빅스비 등을 통해 끊임없이 전방 산업으로의 확장을 모색하는 것 역시 이런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한편, 최근 미국의 전자산업 전문 매체인 EE Times는 2019년 7월 특별 기고문을 통해, 반도체 설계, 제조업체들이 클라우드와 SW를 중심으로 하는 TECH GIANT들에게 단순한 ‘하청’업체로 전락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IT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TECH GIANT들의 영향력 확대 앞에서 반도체 제조/설계 영역에 집중된 기업들의 혁신을 위한 고민은 더욱 깊어져 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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