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자동차 실현의 핵심, 고충실도 센서 데이터

[테크월드=선연수 기자] 

 

 

우리는 현재 지난 세기에 이룩한 달 착륙과 같은 일대 전환기를 맞는 중이다. 센서부터 인공 지능(AI)에 이르기까지 전자 업계 전반에 걸쳐 자율주행차를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협력망이 구축되고 있다. 운전자, 탑승자, 보행자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개발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들 또한 많다. 여기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머신 러닝과 AI다. 이 기술의 효율성은 데이터의 품질이 좌우한다. 고성능의 충실도 높은 센서 신호 체인에 바탕하지 않고서는 어떤 자율주행차도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 정확한 데이터를 일관되게 제공하는 것은 도로 위에서의 생사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문제다.

최초의 달 탐사선을 쏘아 올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안전한 자율주행차를 실현하기까지 도로상에는 해결해야 할 많은 장애물이 존재한다. 최근 자율주행차와 관련해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사고들은 회의론자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것처럼 보인다. 이들은 자동차와 주행 환경이 너무나 복잡하고 변수들도 굉장히 많이 작용하며,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는 여전히 오류투성이라고 말한다. ISO 26262 자동차 기능 안전성 표준에 대한 적합성 테스트에 어떤 식으로든 관여해본 사람이라면, 회의론적 입장에 서는 것이 충분히 이해될 것이다. 이런 회의적 시각은 2017년 12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실리콘 밸리에서 자율주행차 5개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테스트에서 실제 주행거리(마일)와 자율 모드 해제 건수를 비교한 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그림 1]. 같은 기간 동안 캘리포니아에서는 총 28개 기업이 공공장소에서 주행 시험을 진행했으며, 자율 모드로 주행한 거리는 총 203만 6296마일, 자율 모드 해제 건수는 14만 3720회였다. 2019년도 조사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온라인상에서 각 업체별 관련 자료들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림 1] 자율 주행 모드를 해제하고 주행한 거리(단위: 마일)

 

상황은 이렇지만, 목표는 확고하며 길은 정해져 있다. 자율주행차는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으며,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진다. 2018년 캘리포니아주 차량국(DMV) 비공식적 자율주행차 조사에 따르면, 주행거리(마일) 당 자율 모드 해제 건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스템 성능이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표시이나, 더 빠른 개선 속도가 요구된다.

협력과 새로운 사고의 필요성을 인식한 자동차 회사들이 반도체 회사들과 직접 대화하고 있다. 센서 회사들은 AI 알고리즘 개발 회사와 센서 융합을 논의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들은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하드웨어 회사들과 손을 잡았다. 최종 설계의 성능, 기능성, 신뢰성, 비용 절감, 안전성을 통합·극대화하기 위해서 오래된 관계는 변화를 맞고 있으며, 새로운 관계들이 역동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자율주행과 관련된 전체 에코시스템이 로봇택시나 장거리 트럭 운송 같은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용으로 완전 자율주행차를 구현하고 테스트하기 위해 적합한 모델을 찾고 있다. 이와 함께, 센서 기술의 발전 덕분에 ADAS가 진화하면서 점점 더 높은 수준의 자동화를 이룰 수 있게 됐다.

센서 기술에는 카메라, 라이다(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 레이더(RADAR, Radio Detection And Ranging), MEMS(Microelectromechanical Systems), IMU(Inertial Measurement Units), 초음파, GPS 등이 포함되며, 이 모든 센서 기술이 AI 시스템에 중요한 입력 정보들을 제공한다.

 

[그림 2] ADAS의 인지·내비게이션 기능에는 다양한 센싱 기술들이 활용된다. 각각의 기술들은 독립적으로 작동하며, 운전자에게 경보를 알려 적절한 대처를 돕는다.

 

[그림 3] 안전한 자율주행차를 위해 차량의 상태(위치, 속도, 궤적, 기계적 상태)뿐 아니라 주변의 상태와 특성까지도 감지할 수 있는 고도의 인지 기술들이 필요하다.

 

예지적 안전성 구현의 토대, 인지 자동차

자동차의 지능은 자율화 수준에 따라 구분된다. 레벨1(L1)과 레벨2는 주로 경고 시스템으로서 작동하며, 레벨3 이상의 자동차는 사고를 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레벨5에 이르면 운전대가 필요 없이 자동차가 완벽하게 자율적으로 주행할 수 있다.

레벨2에서는 센서 시스템들이 개별적으로 작동한다[그림 2]. 경고 시스템들의 오탐지(False alarm) 비율이 높기 때문에 운전자는 이 기능을 귀찮게 여기며 꺼버릴 수 있다.

완벽한 인지 자율주행차를 구현하려면 센서 수를 크게 늘리고, 성능과 응답 시간을 많이 향상시켜야 한다[그림 3, 그림 4].

자동차에 더 많은 센서를 사용할수록 타이어의 압력, 무게 변화(사람의 승차 여부, 승차한 사람 수 등)와 같은 기계적 상태뿐 아니라 제동, 핸들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요인들을 더 상세히 모니터링할 수 있다. 더 다양한 센싱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자동차는 본체의 상태와 주변을 더 정확히 인지할 수 있다.

센싱 기술의 발전 덕분에 자동차는 주변 환경의 현재 상태뿐 아니라 이력까지도 인지할 수 있게 됐다. 이것은 ENSCO 우주항공 과학, 엔지니어링 부문 최고 기술 책임자 조셉 모토라(Joseph Motola) 박사가 개발한 원리 덕분이다. 이 원리를 통해 포트홀 위치와 같은 도로 상태를 인지하는 간단한 기능부터, 특정 구역에서 시간의 경과에 따라 어떤 사고가 어떻게 발생했는지와 같은 상세한 상황까지 감지할 수 있다.

인지 개념이 처음 등장했을 당시에는 센싱, 프로세싱, 메모리 용량, 커넥티비티와 같은 것들이 무리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자동차 센서들이 탐지한 실시간 데이터에 이력 데이터를 반영함으로써 점점 더 높은 정확도로 예방 조치를 취하고 사고를 피할 수 있게 됐다.

일례로 IMU를 사용하면 포트홀이나 장애물을 만났을 때 갑작스러운 덜컹거림을 감지할 수 있다. 과거에는 이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으나, 이제는 실시간 커넥티비티를 통해 이 데이터를 중앙의 데이터베이스로 전송하고 다른 자동차들에게 포트홀이나 장애물 여부를 알려줄 수 있다. 이는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그 밖에 다른 센서 데이터도 마찬가지다.

이 데이터를 취합, 분석, 융합함으로써 자동차가 자신의 주변 환경을 인지해냄으로써 자동차는 학습하는 기계가 돼, 사람보다 더 빠르고 안전하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그림 4] 자율주행 레벨과 센서 요건

 

다면적 의사결정과 분석

오늘날 자동차의 인지 능력은 빠르게 진보하고 있다. 다양한 센서들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하고 다양한 조건 하에서 센서 융합을 통해 각자의 강점을 극대화하면서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나간다[그림 5].

 

[그림 5] 각 센싱 방식마다 강점과 약점이 있으며, 센서 융합을 통해 상호보완할 수 있다.

 

하지만 업계가 당면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예컨대 카메라는 횡 방향 속도를 계산할 수 있다(자동차가 주행하는 방향과 직교 방향으로 움직이는 물체의 속도를 계산). 그런데 아무리 우수한 머신 러닝 알고리즘이라도 충분히 낮은 오탐지 비율로 횡 방향 움직임을 감지하기 위해서는 최장 300밀리초(ms)의 시간이 필요하다. 시속 100km로 움직이는 자동차 전방에서 보행자가 지나가고 있다면, 수 밀리초의 시간은 가벼운 상처만 일으키느냐 아니면 생명을 위협하는 사고를 일으키느냐의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처럼 응답 시간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300ms의 지연시간이 필요한 이유는 연속적인 비디오 프레임들로부터 델타 벡터를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뢰성 높은 감지를 위해서 10개 이상의 연속 프레임이 필요하며, 이를 1~2개의 연속 프레임으로 줄여야 하고, 이를 해낼 수 있는 것이 바로 레이더다.

레이더는 속도·물체 감지용으로 많은 이점을 가진다. 방위각과 고도각 둘 다 분해능이 높으며, 돌아가면서 주변을 탐지할 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가 반응하기 위해서는 레이더 역시 시간이 필요하다. 시속 400km 이상의 유효 속도를 감지할 수 있도록 77~79GHz 대역과 같은 새로운 개발들이 진행되고 있다. 너무 높은 속도 감지로 보일 수 있으나, 고속도로에서처럼 자동차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시속 200km 이상으로 주행하는 상황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수준이 필요하다.

라이다는 이런 카메라와 레이더 간 틈새를 메우는 역할을 한다. 라이다는 고도의 인지 자동차를 실현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나 역시 극복해야 할 과제들을 안고 있다[그림 6].

라이다는 자동차 곳곳에 설치돼 360° 전체 커버리지를 구성하도록 작으면서도 경제적인 가격대를 갖춘 첨단 설계로 진화하고 있다. 라이다는 레이더와 카메라 시스템을 보완하면서, 더 높은 각도 분해능과 깊이감을 더하고, 주변 상황에 대해 더욱 정확한 3D 맵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라이다는 근적외선(IR, 850~940nm)으로 작동돼 사람의 망막에 해로울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 출력을 905nm로, 펄스당 200nJ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이를 1500nm 이상의 단파 적외선으로 옮기면 눈 표면 전체로 빛이 흡수돼, 펄스당 8mJ로 규제 요건을 완화할 수 있다. 905nm 라이다 에너지의 4만 배 수준에서, 1500nm 펄스형 라이다 시스템은 4배 더 긴 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1500nm 시스템은 안개, 먼지, 미세 에어로졸과 같은 환경 조건에 대해서 더욱 적합하다.

1500nm 라이다의 과제는 시스템 비용이다. 이 비용은 주로 광검출기 기술에 의해 좌우(오늘날에는 주로 InGaAs 기술 기반)되는데, 1500nm 라이다를 위해서 감도가 높고 암전류가 낮으며 커패시턴스도 낮은 고품질 솔루션이 필요하다. 라이다 시스템이 2세대와 3세대로 진화하면서 애플리케이션 용도에 따른 회로 통합을 통해 크기, 전력, 전반적인 시스템 비용을 낮추는 과정이 요구될 것이다.

고도의 인지 자율주행차를 위해서는 초음파,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 외에도 또 다른 센싱 방식들이 적용될 수 있다. GPS를 사용하면 자동차 스스로 어디에 있는지 파악할 수 있으나, 터널이나 고층 빌딩처럼 GPS 신호가 닿지 못하는 장소들이 존재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IMU다.

 

[그림 6] 고도의 인지 자동차는 첨단 레이더, 라이다, 카메라, 그 밖에 IMU와 초음파까지 사용해 360°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IMU는 중력에 의존한다. 중력은 환경 조건에 영향받지 않아 일정해 추측 항법(Dead reckoning)에 매우 유용하다. 일시적으로 GPS 신호를 사용할 수 없을 때, 추측 항법으로 속도계, IMU와 같은 소스들로부터의 데이터를 사용해 이동한 거리와 방향을 감지하고, 이 데이터를 고해상도 지도에 표시한다. 그리고 GPS 신호가 복구될 때까지 인지 자동차가 올바른 경로를 유지하도록 한다.

 

고품질 데이터의 중요성

어떤 센싱 방식을 사용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센서 자체가 신뢰성이 낮고 출력 신호를 정확하게 포착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중요한 센서 입력이라도 쓸모없을 것이다. ‘쓰레기를 투입하면 쓰레기가 출력될 것’일뿐이다.

따라서 이미 발전된 아날로그 신호 체인을 지금보다 더 향상시켜야 한다. 센서 신호 출력을 검출, 포착, 디지털화하면서 정확도와 정밀도가 시간과 온도에 따라서 달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적절한 부품을 선택해 제품을 잘 설계한다면 온도에 따른 바이어스 드리프트, 위상 잡음, 간섭, 그 밖에 불안정성을 야기하는 까다로운 문제들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머신 러닝, AI 프로세서를 적절히 학습시키고 실전에 투입해 의사 결정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정밀/고품질 데이터가 필요하다. 도로 위에서 두 번째 기회란 없기 때문이다.

우수한 데이터 품질을 확보했다면, 다양한 센서 융합 기법과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최상의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AI 알고리즘을 아무리 잘 학습시키더라도, 네트워크 에지 상의 디바이스에 모델을 컴파일하고 구축했을 때 전적으로 의지해야 하는 것은 신뢰할 수 있는 고정밀 센서 데이터다.

다양한 센서 기술, 센서 융합, 신호 처리, AI의 상호작용은 지능적 인지 자율주행차의 진화를 위해 중요할 뿐만 아니라 운전자, 탑승자,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이 모든 것들은 고도의 신뢰성을 요구하며, 정확하고 정밀한 센서 정보가 없으면 도저히 불가능한 영역이다. 안전한 자율주행차의 토대를 이루는 것이 바로 이 센서로부터 얻는 데이터들이다.

모든 첨단 기술이 그렇듯, 기술 개발을 하면 할수록 해결해야 할 더욱 복잡한 활용 사례들이 등장한다. 그만큼 기술은 점점 더 복잡해질 것이고,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센서와 센서 융합 알고리즘이 요구될 것이다.

지난 세기의 달 착륙 때와 마찬가지로, 자율주행차는 앞으로 우리 사회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운전자 보조에서 운전자 대체 방식으로 진화하면서 자동차의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킬 뿐 아니라 생산성도 함께 끌어올려질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토대가 바로 센서다.

아나로그디바이스(Analog Devices)는 25년 넘게 자동차 안전성과 ADAS에 관련된 개발을 진행해왔다. 미래의 자율주행차 실현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관성 항법과 모니터링, 고성능 레이더와 라이다에 중점을 두고, 시스템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며, 전체적인 플랫폼 유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고성능 센서, 신호/전력 체인 솔루션을 함께 제공한다.

 

글: 크리스 제이콥스(Chris Jacobs) 자율 교통·자동차 안전 사업부 부사장

자료제공: 아나로그디바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와 관련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