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TECH] AI가 내 정치 성향을 맞출 확률은?

[테크월드=선연수 기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올바른 정치를 위해 1표를 행사할 수 있다. 이처럼 누구나 투표권을 가지고 있지만 학교에서, 회사에서, 심지어 친구나 가족 사이에도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인공지능(AI)이 내 정치적 성향을 파악해낸다면 어떨까? 스탠퍼드 대학교(Stanford University) 조직 행동(Organizational Behavior) 부문 미할 코신스키(Michal Kosinski) 박사가 약 72%의 정확도를 보이는 성치 성향 판별 AI 알고리즘을 1월 11일 공개했다.

로지스틱 회귀 인공지능 모델 활용

미할 코신스키 박사는 미국, 영국, 캐나다 3개국 108만 5795명의 이미지에 얼굴 인식 알고리즘을 적용해 정치적으로 진보적인(Liberal) 사람과 보수적인(Conservative) 사람의 얼굴 특징을 비교해 성향을 예측해냈다. 이중 백인이 아닌 참가자의 데이터는 34만 7000명이 넘는다.

정치적 성향은 ▲매우 보수적 ▲보수적 ▲매우 진보적 ▲진보적인 사람으로 나눠 측정됐다. 얼굴 이미지 처리에는 ‘페이스++(Face ++)’를 이용했으며, 이는 연령, 성별, 민족, 머리의 각도, 감정, 안경이나 선글라스의 유무 등을 식별해낸다.

테스트는 코사인 유사성 비율(Cosine similarity ratio), 로지스틱 회귀(Logistic regression) 인공지능, 심층 신경망(DNN, Deep Neural Network) 3가지로 진행됐으며, 로지스틱 회귀 모델을 사용하는 테스트의 정확도가 가장 높았다. 이는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를 구분 짓는 특성의 ‘얼굴 디스크립터(Face descriptors)’들을 LASSO 로지스틱 회귀에 입력했고, 이는 30번의 교차 검증을 거쳐 결과를 내놓는다.

[그림 2]는 데이터 분석 결과 정확도를 보여준다. 파란색 막대는 전체 테스트 결과를 국가와 데이터 출처별로 나눈 것이다. 주황색 막대는 연령, 성별, 인종이 같은 집단별로 묶어 테스트한 결과다. 예로, 미국의 백인이자 노인이며 남성인 사람은 보수주의자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집단적 특성을 고려해 집단별로 테스트를 다시 계산한 것이다. 이는 전체 테스트 결과보다는 정확도가 평균 3.5% 정도 낮다.

미할 코신스키 박사는 얼굴 이미지만으로 정치적 성향을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은 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의 화면을 바라보는 머리의 각도, 얼굴에 드러나는 감정 등에 있어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얼굴 외 머리 스타일, 옷, 모자, 배경 등의 데이터가 추가된다면 더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데이터 계산에 활용된 데이터 코드는 네이처(Nature)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정치적 도구로 이용될까?

미할 코신스키 박사는 얼굴의 물리적인 생김새와 일시적인 표정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우며,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의 얼굴을 정확히 나눌 수는 없다고 말했다. 만약, 어떤 얼굴 생김새와 표정, 헤어 스타일이 정치 성향을 나타내는지 알아내더라도, 정치 성향 판단을 피하고자 이를 수시로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예측법을 활용해 선거 기간과 같은 상황에서 수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미할 코신스키 박사는 기대했다. 어떤 발표를 할 때 청중의 심리적 특성을 대략적으로만 추정해도 설득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는 우리가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부터 드나드는 건물의 입구 등 도처에 설치돼 있다. 아직 개인정보보호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누군가의 정치 성향을 은밀히 파악해 이용하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미래에는 이런 기술이 어느새 하나의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