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개발과 더불어 인수합병 경쟁 치열 예상

[테크월드=김경한 기자]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데이터센터 등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AI 반도체가 새로운 기회 요소로 각광받고 있다. AI 반도체는 2020년에도 대규모 데이터 처리에 대한 기존 반도체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고성능·저전력 기술을 중심으로 발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2019년 12월 17일 AI 반도체의 경쟁력 세계 1위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혔으며, 삼성 전자는 2019년 6월 18일 2030년까지 NPU 분야 인력을 2000명 규모로 확대한다는 사업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AI 반도체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는 시점에 맞춰, 2020년 정부의 AI 반도체 관련 정책을 세밀하게 살펴보고 관련 산업 전망을 살펴보고자 한다. 

 

정부 주도 AI 반도체 시대 개막
2020년에는 정부의 AI 반도체 육성 정책이 포문을 열며 관련 분야에 순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19년 12월 17일 ‘IT 강국을 넘어 AI 강국으로’라는 모토 아래 ‘AI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이 발표에 따르면, 정부 관계부처들은 AI 반도체의 경쟁력 세계 1위를 목표로 AI 반도체 핵심기술 확보와 신개념 반도체(PIM) 개발에 전략 투자를 강화할 예정이다. PIM(Processing-In-Memory)은 CPU 중심 컴퓨팅을 뇌를 모방할 수 있는 메모리 중심 컴퓨팅으로 바꾸는 반도체를 뜻한다. 

인공지능 국가전략 인포그래픽    *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부는 이를 위해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AI 반도체 거점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총 사업비 3939억 원을 들여 지역 산업과 AI 융합의 거점으로 광주 AI 집적단지를 조성한다. 이를 통해 자동차, 에너지, 헬스케어와 AI 융합을 촉진하는 AI 생태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지역별로 AI 혁신 클러스터의 확산을 위해 2020년에 주요 거점별 특성을 고려한 전국 단위의 AI 거점화 전략도 수립한다. 

이와 함께 AI 반도체 개발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인 데이터의 활용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2020년부터 AI 수요기업이 기업의 수요에 맞게 데이터 구매 또는 가공 서비스를 분야별로 지원하는 AI 바우처 제도를 도입한다. 

그 동안 AI 반도체를 위한 데이터 사용에 있어서 제약조건이 많았던 점을 인식해 제도 개선을 함께 추진한다. 정부는 데이터의 안전한 활용을 위한 데이터 3법을 개정하고 관련 법 제도를 마련할 예정이다. 

AI 분야의 규제 패러다임도 전면적으로 전환하며 사업 활성화를 적극 유도한다. 2020년 AI 기반 혁신 서비스의 원활한 출시를 위해 선허용-후규제의 기본 방향 하에 AI 분야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로드맵’을 수립할 예정이다. 

정보주체의 동의 하에 개인 데이터를 활용하는 마이데이터 실증사업을 2020년부터 행정, 의료, 금융 분야로 확대 실시한다. 이에 따라 AI 반도체 사업이 민간 차원에서 더욱 활성화 될 전망이다. 

정부정책이 실효성이 있기 위해선 실질적인 수요처도 확보돼야 한다. 이 점을 감안해 정부는 국민의 체감도가 높은 공공 서비스부터 AI를 선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2020년부터 문화누리카드의 사용처를 예측·추천하고, 해외·선행 특허정보를 선제적으로 제공하며, 미세먼지 예측과 지하수 오염 감지에 활용하고, 수용자관리를 지능화하는 데 AI 반도체 산업을 적극 도입할 방침이다. 

 

초고성능·초저전력으로 급부상하는 뉴로모픽 반도체

AI 반도체는 기술 성숙도, 사용환경, 기능에 따라 서로 대체돼 사용되기도 하지만 공통적으로 초고성능과 초저전력을 중심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서는 AI 반도체가 병렬연산처리에 최적화된 GPU 중심에서 저전력과 고성능으로 특화된 ASIC을 거쳐, 초고성능과 초저전력 중심의 뉴로모픽 반도체로 기술이 진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0년에는 뉴로모픽 반도체의 개발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뉴로모픽 반도체 내에는 여러 개의 코어가 존재하는데, 코어의 일부 소자는 뇌의 신경세포인 뉴런의 기능을 담당하며 일부는 뉴런과 뉴런을 이어주는 시냅스 기능을 담당한다. 뉴런 역할을 하는 코어가 사람의 뇌처럼 병렬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적은 전력만으로도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으며 연산 성능도 뛰어나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가능성을 보고 장기적으로 뉴로모픽(Neuromorphic) 반도체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AI의 핵심인 딥러닝 알고리즘 연산에 최적화된 신경망처리장치인 NPU(Neural Processing Unit)를 적극적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NPU 분야 인력을 2000명으로 확대하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다. 향후 NPU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사람 두뇌 수준의 정보처리와 인식을 할 수 있는 뉴로모픽 프로세서 기술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AI 반도체 기술 선점을 위한 인수합병 활기

인텔은 2019년 12월 17일 이스라엘의 AI 반도체 스타트업인 하바나랩스를 20억 달러에 인수했다. 하바나랩스는 가우디 AI 훈련용 프로세서를 2019년 6월 출시한 바 있으며, 이 프로세서는 GPU보다 4배 빠른 연산을 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인텔은 이번 인수로 인공지능 사업을 확대해 데이터센터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이 현재 서버 프로세서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GPU)와 자일링스(FPGA)의 추격이 거세지자 이를 멀찌감치 따돌리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이에 앞선 2019년 3월에는 엔비디아가 이스라엘의 반도체 업체인 멜라녹스 테크놀로지스를 인수했다. 멜라녹스는 CPU를 거치지 않고도 데이터를 상호 연결해 입출력 속도를 높일 수 있는 HPC 인터커넥트 기술을 위한 네트워크 반도체를 생산하는 업체다. 

삼성전자는 2019년 12월 18일부터 20일까지 열린 DS 부문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AI 반도체의 인수합병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쟁사들이 인수합병으로 AI 반도체 기술력을 선점하는 가운데, 2030년 AI 반도체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삼성전자의 비전을 조기에 차단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승부수를 보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업체 간 AI 반도체의 기술력 선점을 위한 경쟁이 가열되면서 2020년에는 그 어느 때보다 자체 기술 개발과 함께 인수합병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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