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면접 솔루션 ‘뷰인터’ 제네시스랩 이영복 대표 인터뷰

[테크월드=이건한 기자] 요즘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선 ‘인공지능(AI) 면접’이 화두다. AI가 아무리 널리 활용되는 시대라지만, 사람이 사람을 평가하던 면접마저 AI로 대체된다는 소식에 걱정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AI 면접은 큰 잡음 없이 채용 과정의 일부로 녹아들고 있는 모습이다. 또 실제 현장에 도입해본 후기도 ‘생각보다 괜찮더라’는 이야기들이 들려온다.

하지만 이런 흐름이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을지, 이대로 구인구직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을지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이에 대해 제네시스랩의 이영복 대표는 “종래엔 종이 자소서가 사라지고, 영상이 이를 대신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AI 면접이 기업과 구직자 모두에게 주는 명확한 이점 때문이다.

제네시스랩은 AI 면접 솔루션 ‘뷰인터’를 개발·서비스하는 스타트업이다. 네이버가 D2 STARTUP FACTORY를 통해 직접 투자하는 기업이며, 올해 LG전자, LG유플러스와 뷰인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제네시스랩 로고

“같은 시간이라면 좋은 인재 검증에 집중할 수 있어야”

이영복 대표는 “B2C와 달리 B2B 사업에는 유행이 없다. 기업은 새로운 솔루션을 도입할 때 장기투자의 관점에서 접근하며, 이를 기술적으로 고도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대기업들이 AI 면접 도입을 이미 투자의 개념으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시장의 한순간의 유행으로 끝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년 수천~수만 명의 지원자를 상대하는 기업들은 그들의 이력서를 일일이 검증하는 과정에 많은 시간을 소모하는데, AI 면접은 이 단계에서 기업이 원하는 인재 검증에만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다”고 설명했다.

제네시스랩의 사무실이 있는 을지로 위워크에서 이영복 대표를 만났다.

각각의 회사는 저마다의 인재상이 정해져 있다. 하지만 이를 사람이 직접 검증하는 일은 시간도 오래 걸릴뿐더러, 인사 담당관의 주관이 개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정한 신뢰성을 보장받지 못한다. 전통의 학연과 지연은 물론이고 지원자의 외모, 면접관의 당일 기분과 컨디션까지도 평가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반면 AI는 어떤 시간에 어느 지원자를 받더라도 동일한 평가 기준을 적용한다. 인사팀은 이렇게 선별된 1차 인재에 대해 선발 과정에서 절약된 시간을 활용해 보다 정교하고 깊이 있는 검증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도 자신을 100% 보여줄 기회가 공정하게 주어진다는 사실은 구직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또한 PC 외에 휴대폰으로도 면접에 임할 수 있다는 점, 면접에 드는 시간이 기존의 수 시간에서 10~15분까지 줄어드는 부분 역시 지원자의 부담을 줄여주는 요소들이다.

 

“AI의 평가 기준과 사람의 기준이 다르지 않았다”

그렇다면 AI가 사람, 혹은 그 이상의 객관적인 인사 검증을 진행할 수 있다는 근거는 무엇일까? 제네시스랩은 평가의 객관성 향상을 위해 자체 보유한 30만 개의 면접 관련 데이터와, 대기업에서 수십 년 이상 인사 업무를 담당해온 전문가들이 직접 라벨링한 데이터를 딥러닝으로 뷰인터에 학습시켰다. 또 여기에는 각 기업별 인재상 학습을 위한 별도의 심화학습 과정도 포함돼 있다.

이영복 대표는 “실제 LG유플러스의 한 면접에서 AI에게 최고점을 받았던 지원자가 실전 면접에서도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던 사례가 AI 면접의 신뢰성을 증명하는 좋은 예”라고 말했다. 1등 지원자뿐 아니라 상위그룹과 하위그룹 지원자를 평가한 전반적인 결과에서도 실제 인사담당관의 평가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AI가 사람의 심사 기준을 정확히 학습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종이 이력서는 누구나 만점, 하지만 영상은 달라”

“앞으로는 면접 준비와 채용의 패러다임이 자기소개서 작성에 앞서 영상을 찍는 것으로 변화하길 바란다. 종이 이력서는 누구나 만점짜리를 쓸 수 있지만 다양한 요소를 실시간으로 평가하는 영상 소개에서는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이영복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뷰인터 AI가 면접 영상을 통해 판독해내는 지표의 종류는 생각보다 다양하다. 호감도, 침착성, 불필요한 언어 습관, 소통 능력 등 기본적인 요소부터 시선 처리나 머리 움직임처럼 스스로 인지하기 어려운 부분들에 대해서도 수치화해 알려준다.

이 대표는 “면접 현장에서는 대화도 중요하지만 비언어적인 신호들이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AI 면접은 이런 요소들을 수치로 확인해 주며, 지원자 자신도 몰랐던 성격에 대한 자각, 다른 지원자들과의 점수 비교 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오히려 면대면 면접보다 나은 부분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뷰인터 분석 결과 예시 화면 (자료=제네시스랩)

현재 지원자용 뷰인터는 자가 연습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20만 개 이상의 질문 데이터와 기업들의 평균적인 인재상을 기준으로 자신의 면접 접수를 예측하고 연습을 통해 보완해볼 수 있다. 인사담당관의 시야에서 면접을 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기능이다. 면접관들의 경우 기업용 뷰인터에 저장된 지원자의 면접 영상을 향후 심층 면접 단계에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면접은 일부에 불과.. 기술 활용성은 무궁무진해”

지금도 충분히 정교해 보이는 AI 면접은 향후 몇 년 이내에 전체 채용 프로세스의 상당수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비유대로라면 ‘사람은 계약서에 사인만 하러 오는 날’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기술은 또 어떤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을까?

이 대표는 “AI 면접 솔루션 하나를 만드는 데에는 수많은 재료 기술이 필요하다. 사실 사람들은 프로그램이 표정만 분석할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겉으로 드러나는 다양한 제스처는 물론이고 NLP(인공지능 자연어 처리)를 통한 음성인식, 기타 잘 드러나지 않는 작은 요소들까지 평가하는 딥러닝이 결합돼 만들어지는 복합적인 솔루션이다. 향후엔 여기에 심박수를 체크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측정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기술이 지금은 채용이라는 한정된 섹터 안에서 실험되고 있는 것일 뿐, 솔루션을 구성하는 다양한 기술들이 독립적으로 뻗어 나가 만들어질 수 있는 파생 서비스의 종류는 매우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가깝게는 감정 분석 기술에 기반한 우울증 분석이나 심리 상담 등 멘탈 테스트 프로그램으로서의 확장이 가능하며, 각 재료 기술이 발전하고 데이터가 쌓이다 보면 언젠가 우리가 상상하던, 다용도 범용 AI도 자연스레 만들어질 날이 오리라고 그는 전망한다.

뷰인터를 구성하는 전처리, 딥러닝 모델, 출력 과정 (자료=제네시스랩)

AI 기업이 성장하기 위한 세 가지 조건

이영복 대표는 인터뷰 내내 차분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제네시스랩이 지닌 기술과 비전에 대한 강한 확신이 드러나는 모습들을 비췄다. 그는 무릇 AI 회사라면 갖춰야 할 3박자가 있다고 말한다. 기술과 데이터 파이프라인, 그리고 시장성이다.

“AI 기업은 자체 기술을 갖고 이를 스스로 고도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타사의 API를 가지고 독자적인 기술로 발전시킬 순 없지 않나, 제네시스랩은 이미 여러 대기업 AI 팀에게도 인정받은 자체 기술력과 함께 이를 고도화할 능력이 충분한 회사다. 또 AI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품 내에서 지속해서 창출할 수 있는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갖춤과 함께 실제 계약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는 등 높은 시장성까지 증명한 상태다. 이제 이후는 우리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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