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선연수 기자] 전기차(EV) 배터리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진화함에 따라 미래에는 승용차, SUV부터 트럭에 이르기까지 모든 자동차가 배터리를 사용해 달리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탄소 배출량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이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 노후한 전기차 배터리를 재사용하는 것은 또 다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전력망이 연결되지 않은 외딴 지역에서는 이처럼 오래된 배터리를 재사용해 경제성이 뛰어난 재생 에너지 발전에 활용할 수 있다.

 

이런 미래를 실현하기 위한 토대는 이미 갖춰져 있으나, 배터리 제조사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여전히 많다. 예컨대 전기차 배터리를 내연기관 자동차와 경쟁할 수 있을 수준으로 가격대를 낮춰야 하고, 배터리가 더 이상 전기차용으로 적합하지 않게 됐을 때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재사용과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설계해야 한다.

그렇다면 배터리가 밑바탕이 되는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요구나 관련 규정을 충족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능한 기술적 파트너를 찾고 적절히 투자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2030년 EV 수요는 지금의 10배

전기차는 환경적 영향을 줄이는 부분에 있어 잠재력이 크다.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성을 우선순위로 올리고 있으며, 환경보호를 의식한 사업 활동이 매출 증가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EV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2018년에 전 세계 전기차 판매는 210만 대를 돌파함으로써 2017년 약 130만 대 대비 65% 증가했다. 그러나 2019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판매가 저조해 전년 대비 9% 증가한 230만 대에 그쳤다. 2030년에 이르면 EV 수요는 지금의 10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새로운 EV 장려 정책을 내놓고 있으며,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기존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전동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것이다.

전기차 업계가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가격 경쟁력이다. 2030년까지 EV 배터리 가격이 많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현재로서는 배터리 가격이 가솔린 차량과 전반적인 가격 경쟁력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전체 전기차 가격의 1/3 이상을 차지한다.

한 가지 대안은 상당히 정확하고 안전한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Battery Management System)을 사용하는 것이다. 자동차 제조사와 협력사들은 BMS를 사용함으로써 비싼 배터리에서 미래의 좀 더 저렴한 배터리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잘 견딜 것으로 보인다.

아나로그디바이스(Analog Devices, 이하 ADI) 자동차 사업부문 총괄 매니저인 패트릭 모건(Patrick Morgan)부사장은 “소비자 관점에서 봤을 때 몇 가지 과제들이 존재한다. 큰 배터리를 사용하면 주행 거리를 늘릴 수 있지만 그만큼 비용과 무게도 늘어난다. ADI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돕는다. BMS에 ADI의 효율적이고 정확한 전자 부품들을 사용함으로써 해당 배터리 팩으로 가용한 에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효율은 전동화에 대한 투자가 활발한 상용 트럭 분야에서 더욱 중요하다. 맥킨지(McKinsey)의 조사에 따르면, 2030년에는 중형 트럭의 최대 20%가 전기차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배터리가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UC 버클리 교통 지속가능성 연구소 수잔 샤힌(Susan Shaheen) 공동 소장은 “EV는 충전 시간이 더 길기 때문에 사업적으로는 부정적인 여파가 나타날 수 있다. 주유 시간이 짧은 가솔린 차량과 비교하면, 충전하는 동안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태로 차를 세워 둬야 하기 때문이다. 이 시간을 고려하면 그만큼 손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림 1]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증가 추이(2010~2019). 2019년 전 세계 전기 승용차는 720만 대로 2018년 대비 40% 증가했다. 2010년에는 전 세계 도로 상에 전기차가 1만 7000대에 불과했다. (출처: 국제에너지기구(IEA))

 

효율을 결정하는 마무리 공정

전기차 배터리 기술과 배터리 제조·관리에 있어서 최근에 이뤄지는 혁신들은 상업적으로나 소비자 측면에서도 일대 판도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배터리 제조 단계의 마무리 공정인 배터리 활성화와 테스트는 이후 단계에서 효율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배터리 활성화는 배터리의 수명 동안 용량과 신뢰성을 극대화하는 셀이 제조될 수 있도록 보장한다. 배터리 제조사와 배터리 제조장비사가 전기차 시장에서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서는 EV 생산 규모와 효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패트릭 모건 부사장은 “ADI는 활성화 공정부터 실제 자동차 사용 단계, 이후 세컨드 라이프로 재사용하기까지 제품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서 배터리에 필요한 부품들을 제공한다. 활성화 공정에서는 ADI 제품을 사용해 셀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정밀 장비를 제어할 수 있다. 이 공정에서 배터리 셀이 탄생하며, 이후의 가용 수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배터리 성능 향상

내연기관 차량의 연료 탱크가 하나의 에너지 저장장치인 것과 달리, EV 배터리 팩은 수백 혹은 수천 개의 배터리 셀들로 구성된다. 배터리 팩으로 전력이 충·방전될 때 셀을 최대한 정확하고 정밀하게 관리해야 한다. 그래야 극단적인 온도나 자기·전기적 잡음의 열악한 환경에서 동작하면서도, 자동차 수명이 다할 때까지 가용 배터리 용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안전을 위해서도 세계 각 지역에서 적용되는 안전성 표준들을 완벽하게 충족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안전 표준들은 점점 더 진화하고 엄격해지고 있다. 단순하게 ASIL-D를 충족하는 것을 넘어서 배터리 아키텍처상의 혁신이 필요하다.

전기차를 위한 ADI의 리튬이온 BMS는 각 셀의 전압을 지속적으로 측정해 배터리 용량과 성능을 높이고 안전성을 극대화한다. 충전 상태를 정확하게 측정함으로써 자동차 회사와 부품 제조사가 출력을 극대화할 때의 안전성을 보장한다. 모건 부사장은 “ADI 제품은 자동차 수명 전반에 걸쳐서 우수한 정확도를 보장한다. 이를 활용해 배터리를 빠르고 안전하게 충·방전할 수 있으며, 한 번의 충전으로 가능한 주행 거리를 끌어올려 준다”고 설명한다.

 

주행 거리 향상

본격적인 전기차 보급을 위해서는 배터리 용량과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지능적이고 정확한 BMS는 전기차 배터리로 주행 가능한 거리를 늘려준다.

 

[그림 2] 전기차 배터리 주행거리 향상 변화. BMS가 지속적으로 성능을 극대화해 전기 배터리가 EV 주행 거리를 늘리고 자율주행차의 센서들을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시스템 복잡성 완화

새로운 와해성 기술인 무선 배터리 관리 시스템(wireless BMS, wBMS)은 근본적인 변화를 가능하게 한다. ADI가 기존 유선 BMS에 사용되던 부품에 기반해 최근 개발한 wBMS는 배터리 셀을 연결하기 위한 와이어 하니스(Harness)를 제거할 수 있다. 따라서 엔지니어링 설계와 개발 비용을 절감하고 와이어 하니스로 인해 발생하는 기계적 문제와 복잡성을 없앨 수 있다. 배터리 팩 설계를 모듈화하고 확장할 수 있어 여러 차량 모델에 걸쳐서 설계를 재사용할 수도 있다.

각각의 배터리 모듈이 무선으로 연결돼 셀의 활성화, 저장, 조립 등 자동차에 사용하는 전 과정에 걸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저장할 수 있다. 이런 데이터를 토대로 배터리 건강 상태(SOH, State Of Health)를 계산하고 배터리 팩의 잔여 가치를 계산할 수 있다. 이는 에너지 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 재활용, 그 밖의 애플리케이션으로 배터리를 이차적으로 사용(세컨드 라이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작업들은 제조사와 자동차 소유자의 전반적인 비용을 낮춰주고 환경에 대한 영향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배터리 재사용

EV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면 환경적 영향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ADI는 2019년 내연 엔진이 아닌 배터리로 구동하는 자동차들이 BMS 기술을 사용해 배터리 성능을 정밀하게 측정함으로써 약 7500만 톤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를 봤다고 말한다. 이것은 8000만 에이커(AC)(323748.514 km²)의 숲이 흡수하는 양만큼의 탄소를 저감한 셈이다.

전기차 배터리의 생명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세컨드 라이프 애플리케이션으로도 재사용할 수 있다. 배터리 셀은 관리만 잘한다면 더 이상 자동차 용도로 적합하지 않게 됐을 때 다른 용도로 재사용할 수 있다.

EV 배터리를 분해해서 에너지 저장 솔루션에 재사용하면 전력망이 연결되지 않은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오늘날 9억 4000만 명의 사람들(세계 인구의 13%)이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지역에서 살고 있으며, 30억 명의 사람들(세계 인구의 40%)은 요리에 깨끗한 연료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을 위해 마이크로 그리드와 오프 그리드 전력 솔루션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전기를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여러 면에서 생활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요리용으로 더 이상 유해한 연료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므로 실내 공기질을 향상시키고, 그 결과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다. 전기를 사용해 조명을 밝히면 학생들이 해가 진 후에도 공부를 할 수 있게 된다. 깨끗한 물을 공급하고 오수를 정화하기 위한 장비도 가동할 수 있다. 인터넷 접속을 통해 디지털 통신도 가능하다. 배터리 세컨드 라이프는 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이전에는 가능하지 않던 경제 개발을 가능케 한다.

이런 용도에서도 ADI의 BMS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ADI의 무선 기술이 ESS 제조사와 같은 세컨드 라이프 애플리케이션 사용자들에게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배터리 재사용과 관련해 전혀 새로운 산업과 사업 모델이 형성되고 있다. 모건 부사장은 “앞으로 무선 기술이 자동차 공급 사슬 전반에서 점점 더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BMS를 위한 ADI의 자세

20년 전 ADI는 자동차 시장에 처음으로 정밀 전원·측정 솔루션을 출시했다. 그동안 전통적인 내연 기관 자동차용으로 제품을 개발하면서 축적해 온 경험과 전문성이 전기차 배터리 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ADI의 빈센트 로취(Vincent Roche) 대표이사 겸 CEO는 “ADI는 반도체 솔루션과 정교한 수학을 결합해 우리가 살아가는 물리적인 세상을 감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여기에는 매년 엄청난 혁신을 거듭하고 있는 BMS도 포함된다”고 전했다.

<자료제공: 아나로그디바이스>

- 이 글은 테크월드가 발행하는 월간 <EPNC 電子部品> 2021년 1월 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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