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셀 결함 vs. 배터리 팩 과충전

[테크월드=김경한 기자] 전기차 배터리 전문가들은 최근 진행한 한 세미나에서 코나 전기차 화재요인에 대해 아직까지 국토교통부에서 조사과정에 있기 때문에 섣불리 결론 내리기는 어렵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나 전기차는 화재가 발생하면 쉽게 꺼지지 않아 전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화재 원인 규명이 더더욱 어렵다는 점도 원인분석의 어려움으로 언급했다. 

이는 지난 12월 4일 개최된 ‘고안전/고효율 전기차 개발을 위한 전기차 화재요인 분석 및 배터리 문제점 해결방안’ 세미나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 회장(대림대학교 교수)은 “배터리 셀 자체의 불량이냐 정상적인 배터리 팩의 충전을 과하게 한 것이냐에 따라, 책임소재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배터리 셀의 불량이면 LG화학의 배터리 제조상의 문제, 배터리 팩 과충전이면 현대자동차의 주행거리를 높이기 위한 안정성 미확보 문제로 분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 회장

그러면서 김 회장은 지난해 이슈였던 ESS 화재 당시의 화재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며 “ESS 화재의 경우, 정부는 구조상의 문제와 관리상의 문제 등 융합적인 문제로 애매모호한 결론을 내렸다”며 비판 어린 시선을 보냈다. 이로 인해 ESS 업계는 이후 배터리의 충전용량을 80~85%로 줄이는 방향으로 갔다. 김필수 회장은 이로써 ESS의 낭비요소가 많아지고 불신도 커졌다고 언급했다. 

전기차는 화재가 발생하면 쉽게 끄지 못한다. 특히 열이 워낙 많이 나면 발화지점까지 녹아내리기 때문에 재가 돼 원인을 못 찾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김필수 회장은 “국과수에서 전기차 화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원인불명으로 결론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현재 현대차 코나는 배터리 리콜을 98% 정도했는데, 이 과정에서 전기차 충전 용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리콜을 해준다면 자동차 회사에서 소비자들에게 보상해야 하는 문제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코나 전기차를 판매할 때 406km로 충전용량을 소개했는데, 충전 용량을 줄이면 380~390km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전기차는 화재 문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슈가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우선 자율주행을 대비해 전기차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내연기관차는 내부가 꽉 차있고 이로 인해 배터리가 12볼트 내외에 머물기 때문에 다양한 센서가 필요한 자율주행차에는 적합하지 않다. 이에 반해 현대 코나 전기차의 경우 300V 이상의 배터리를 사용한다. 

뿐만 아니라 변속기 개념도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포르쉐가 지난 11월 28일 국내에도 출시한 전기차 타이칸은 2단 변속기를 갖췄는데, 이를 통한 장점이 많다. 김필수 회장은 “같은 용량의 배터리라도 변속기를 사용함으로써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언덕에서 전기차가 뒤로 밀리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도 김 회장은 에전에는 자동차 제작사가 갑이었으나, 이제는 배터리 회사와의 관계가 수평적으로 변할 것이라는 점과 전고체 배터리가 앞으로 5~6년 안에는 실용화가 어렵다는 언급도 했다. 

최영식 차지인 대표는 최근 몇몇 언론에서 전기차가 충전 중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를 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최영식 차지인 대표

지난 8월 13일 세종시, 지난 9월 27일 제주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에 대해 대부분의 언론이 ‘충전 중이던 전기차 화재 발생’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올렸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기차 충전 시스템을 살펴보면 충전 중 사고가 난 적이 없다는 것이 최영식 대표의 의견이다.

한 예로, 지난 8월 13일 발생한 세종시 고운동 아파트 전기차 화재의 경우, 유료 결제 전기차 충전기의 사용 내역을 확인한 결과, 충전은 0시 20분에 종료됐는데 화재는 4시 23분경에 발생했다. 최영식 대표는 “충전이 끝나면 전기차에서 자동으로 전기를 차단하기 때문에 충전 중 화재가 아닌 다른 요인에 의한 화재임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민간조사단을 맡고 있는 이호근 대덕대학교 교수도 온라인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이 교수는 전기차의 화재 원인은 충전 중 발생한 것이 아님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지난 8월 24일 코나 전기차가 충전 중 화재 발생이라고 언론에는 언급돼 있으나 한전의 로그 데이터를 살펴보면 충전 완료 후 방전 중에 화재가 발생한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현대차가 BMS(배터리관리시스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한 후에 화재가 사라졌으나, 아직까지는 표본이 적기 때문에 소프트웨어의 문제였는지에 대해선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호근 교수는 “만약 배터리의 화재가 충전 중 발생했다면, 이는 급속, 완속 충전 자료를 회사에서 받아야 알 수 있으나 개인정보 보호법 때문에 이걸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민간조사단으로서 화재요인 분석의 한계점도 지적했다.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면 현장이 손상될 수 있다는 이유로, 민간조사단이 현장에서 전기차 부품을 나눠서 조사할 수 없다. 대신 국과수가 그대로 차량을 들어서 이동하는데, 이동하다 보면 각종 부품이 떨어져 나가 원인 분석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먼저 국과수의 원인 분석 후 제작사로 차량이 옮겨지기 때문에 제작사는 최소 2~6주간은 화재원인 조사에 개입할 수 없다. 더군다나 전기차는 한 번 화재가 나면 배터리 셀이 거의 다 타버리기 때문에 화재 원인 추정에 어려움이 있다. 마지막으로 이호근 교수는 전기차 배터리 화재요인에 대한 조사내용을 더 자세히 밝히고 싶으나 아직까지 국과수에서 원인분석 결과발표를 준비 중이기 때문에 섣불리 말할 수 없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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