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오디오의 특징과 블루투스 SIG의 개발기

[테크월드=선연수 기자] 블루투스 마우스나 키보드가 대중적으로 사용된 것도 오래지 않은 일이다. 애플이 유행을 일으킨 무선 이어폰도 출시된지 5년이 채 되지 않았으나 길에서, 지하철에서 사용자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블루투스 기술을 개발하는 블루투스 SIG는 오디오 부문에서, 기존 기술을 클래식 오디오로 명명하며 새로운 LE 오디오 기술을 공개했다.

 

켄 콜데럽(Ken Kolderup) 블루투스 SIG 마케팅 부문 부사장

블루투스 SIG 마케팅 부문 켄 콜데럽(Ken Kolderup) 부사장은 “기존 오디오 기술이 지원하는 모든 활용 사례를 LE 오디오는 더 우수한 성능으로 지원하는 업데이트 버전”이라고 설명한다. 블루투스 SIG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LE 오디오의 특징 4가지를 살펴보자.

 

새로운 공식 코덱, LC3

블루투스에서 코덱은 원본의 디지털 오디오 스트림을 가져와 블루투스 무선 링크로 전송할 수 있도록 압축하고, 이후 재생을 위해 압축을 해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기존 클래식 오디오에서 쓰인 코덱 SBC를 LE 오디오에서는 LC3가 대체한다. SBC는 1.5Mb/s의 고품질 오디오 스트림을 345kb/s로 압축했다면, LC3는 192kb/s로 압축해내는 강력함을 보인다.

이 기술은 반대로 압축을 해제할 때 빛을 발한다. 압축된 160kb/s 수준의 데이터스트림을 LC3로 재생하는 것이, 345kb/s의 데이터스트림을 SBC로 재생하는 것보다 더 좋은 음질을 제공한다는 것이다[그림 1]. 게다가 LC3는 저전력으로 구동되고, 낮은 비트 전송률로도 높은 음질의 오디오를 즐길 수 있어 통신 속도, 전력 소비량 모두 SBC보다 우수하다. 이를 고려해 엔지니어는 더 작은 배터리 폼팩터를 구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림 1] SBC와 LC3의 압축된 데이터스트림 당 압축 후 음질 비교

 

멀티스트림 오디오로 따로, 또 같이

클래식 오디오는 오디오 소스 디바이스와 동기화 디바이스 간 단일 오디오 스트림 구축만을 지원했다. 무선 이어폰 열풍이 불며, 개발자들은 양 쪽 귀에 하나씩 꽂는 이어폰을 블루투스로 연결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해왔다. 그러나 LE 오디오 앞에선 그 어떤 방법도 최선이 될 수 없다. 이제는 독립적인 여러개의 오디오 스트림을 구축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는 각 기기를 독자적으로 스트림할 수도 있으며, 수십 마이크로초 내에 빠르게 동기화할 수도 있다. 현재 LE 오디오를 무선 이어폰에 적용하기 위한 표준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이어폰뿐만 아니라 스피커로도 활용할 수 있어 홈 멀티 스테레오 시스템 등의 발전이 예상된다.

 

연결에 한계는 없다, 브로드캐스트 오디오

기존에는 단일 오디오 스트림과 함께 투 포인트 통신 토폴로지까지만 지원했다. 투 포인트 통신이란 오디오 소스를 제공하는 디바이스와 오디오가 재생되는 동기화 디바이스, 단 2개의 일대일 통신을 지원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LE 오디오에서는 화통하게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주변 모든 기기에 오디오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블루투스가 작동하는 범위 내에서는 누구든 같은 오디오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오디오 공유 개념은 개인적인 용도도 쓸모가 있지만, 공공장소에서 더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극장에서 원하는 언어로 더빙된 오디오를 들을 수도 있는 것이다. 블루투스 SIG는 암호를 걸어 오디오 공유에 대한 접근 권한을 제한할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보청기를 업그레이드해 줄 혁신 기술

블루투스 SIG는 이번 LE 오디오 활용이 기대되는 분야로 보청기를 강조하고 있다. 더 낮은 전력, 더 좋은 음질, 더 우수한 동기화 성능으로 보청기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브로드 캐스트 기능을 이용하면, 보다 큰 소리를 원하는 사용자는 개인적인 조작으로도 소리의 음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특성을 살려 무선 통화, 무선 청취, 무선 통신 등의 음성 보조 기능도 활발히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아직 많은 의문점이 존재한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에 주로 사용되는 블루투스인 만큼 보안은 괜찮은지, 단지 이 성능만으로 보청기에 혁신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 앞으로 또 어떤 성능이 개선될지, 이 궁금증들을 블루투스 SIG 마케팅 부문 켄 콜데럽 부사장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알아봤다.

 

Q. 블루투스는 이제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됐다. 최근 완전 무선 이어폰 등 오디오 관련 부분에서 큰 활약을 보이고 있는데, 블루투스 SIG의 목표는 무엇인가?

블루투스 SIG는 시장을 주도하는 블루투스 기술을 핵심 솔루션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 가능성에 대응하고자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일례로, 블루투스에 방향 찾기 기능을 추가해 위치 서비스를 개선했으며 이에 기반한 실시간 위치 추적 시스템(RTLS), 실내 위치 추적 시스템(IPS)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위치 서비스는 현재 블루투스 솔루션 중 가장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Q. 코덱 부분에서는 SBC 외에도 APTX, AAC 등 음질을 더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코덱 기술들이 있다. LC3의 도입으로 하나가 더 늘어나는 격인데, 코덱 시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기존에는 SBC라는 자체적인 코덱을 통해 지원해왔다. SBC가 사용된 20여 년 동안 코덱 분야는 과학 기술 발전을 거듭해왔으며, 이에 따라 더 진보되고 고도화된 코덱 기술이 다수 등장했다. AAC, LDAC, APTX 등이 그 예다.

새롭게 공개한 LC3는 고음질, 저전력을 실현해내는 현대화된 코덱이다. 코덱의 기술 복잡성은 주로 음성을 압축, 압축 해제 후 재생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며, 기술력의 차이로 이어지게 된다. 이번 LC3는 효율적인 압축 알고리즘을 통해 성능을 높인 것이다. 현재 프라운호퍼(Fraunhofer), 시놉시스(Synopsys), T2 랩스(T2 Labs), 구딕스(Goodix), 세바(CEVA) 등 최소 5개의 업체가 자사의 제품이 LC3를 탑재한 표준 LE 오디오와 호환됨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개발자는 솔루션에 사용할 다양한 사양의 코덱을 고려할 수 있어 블루투스는 높은 수준의 개발 유연성을 제공하고 있다.

 

 

Q. 이번 기술은 저전력 성능에 브로드캐스팅 기능까지 지원해 보청기 기술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 두가지 이유만으로는 과장된 기대가 아닐까 의심도 드는데, 또 다른 이유가 있는가?

보청기 기술로서 LE 오디오의 이점 중 하나는 표준화의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이다. 오늘날의 보청기는 블루투스 표준에 따라, 제조업체들의 자체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제작돼 상호운용성이 낮고 시중에 제품 종류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LE 오디오로 새로운 표준 기술을 정립하게 된다면 보청기 종류를 더욱 다양화할 수 있고, 표준화를 통해 원가와 시장 출시 가격은 낮추면서도 보급률은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상호운용성 부분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Q. 앞서 이야기했듯, 블루투스는 수많은 IoT의 핵심 기능이다. 그리고 IoT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 중 하나가 ‘보안’이다. 블루본(BlueBorne) 등 블루투스 기술의 취약점을 노린 공격들이 많은 상황이다. 특히, 브로드캐스팅 기능이 활용될 수 있는 공공기관이나 다수가 이용하는 장소에서 해킹이 이뤄지면 더욱 심각한 상황이 예상되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가?

보안은 블루투스 SIG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다. 이에 블루투스 기술의 취약점을 타깃으로 하는 공격에 대해 몇 가지의 주요 원칙 기준을 세워 대비하고 있다.

첫째로, 회원사들 모두 새로운 블루투스 사양이 안전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기술 사양이 채택, 공표되기 전에 우선 공식적인 보안 검토 과정을 거친다. 블루투스 기술은 전 세계적인 공개 표준이기에 보안 리서치 팀의 주도 하에, 기술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보안 취약점을 파악하기 위해 면밀히 살피고 있다.

두번째로, 모든 회원사를 대상으로, 블루투스 기술에서 이용할 수 있는 모든 보안 기능에 대해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품 유형별로 적합한 수준의 보안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모범 사례 가이드라인도 지원한다.

세번째로, 현재 블루투스 사양 내에서 보고된 취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블루투스 보안 응답(Bluetooth Security Response)’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보안 리서치 팀과 회원사 간 협력 하에 보고된 취약성 관련 이슈들이, 신뢰할만한 수준으로 파악돼, 해결·전달되도록 노력한다.

 

Q. 블루투스 기술에서 항상 아쉬웠던 점이 바로 지원 거리와 지연 속도다. 이 외에도 블루투스 SIG는 차세대 블루투스 기술을 위해 어떤 부분을 개선해나가고 있나?

블루투스 SIG는 오디오 스트리밍, 데이터 전송, 위치 서비스, 장치 네트워킹 등 주요한 모든 솔루션 분야에서 블루투스 기술 성능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기능을 더하고 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데이터 전송 솔루션을 위해 전송 거리를 늘리고, 연결 속도도 꾸준히 높여왔다. 산업 분야에서는 조명 제어 등을 위해 블루투스 디바이스 간 네트워크를 구현할 수 있도록 메시 네트워킹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다. 약 1년 전쯤에는 방향 찾는 기능을 추가해 위치 서비스 솔루션 성능 개선을 도왔다. 이어 이번 LE 오디오 발표까지 오게 된 것이다.

블루투스 커뮤니티의 노력은 모든 영역에서 지속되고 있다. 머지않아 블루투스 메시 네트워킹 성능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능, 위치 서비스 분야에서의 새로운 기술도 새롭게 추가될 것이다.

 

Q. 지난 1월 블루투스 LE 오디오 기술을 올해 상반기 내 공개한다고 의사를 밝혔다. 현재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마비된 상황인데, 기술 공개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는가?

이번 코로나19 이슈는 블루투스 LE 오디오 개발자와 보안 리서치 팀의 규격 검토 일정 등의 작업 상황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LE 오디오의 완전한 사양은 올해 내 시장에 공개될 예정이니, 기술에 대해 더 많은 기대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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