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선연수 기자] 블루투스 시장은 계속해서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으며, 이 기술의 선구자들은 규격이 채택될 당시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애플리케이션 분야를 새롭게 개척해 나가고 있다.

 

 

죽음의 도로로 알려진 북 융가스 로드(North Yungas Road)는 볼리비아 서부의 코로이코(Coroico)와 라파스(La Paz)를 연결하는 길이 80km의 도로다. 스릴 있는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더트 트랙은 64km의 내리막길이 길게 이어지는 곳으로, 급경사 구간과 위험한 급커브길, 잦은 낙석 구간 등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따라서 이곳에서의 잠깐의 실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이런 곳에서 동반자 없이 라이딩을 시도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지금은 도처에 설치된 무선 기술 덕분에 죽음의 도로를 비롯한 거의 모든 장소에서 지원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말 미국의 자전거 장비 전문업체 스페셜라이즈드(Specialized)는 ANGi(Angular and G-Force indicator) 센서를 출시했다. 헬멧에 ANGi를 부착하고 블루투스 저전력(Bluetooth Low Energy, 이하 BLE)로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기기에 내장된 가속도계와 자이로스코프가 잠재적으로 위험한 상황을 감지한다. 센서는 추락을 감지하면 데이터를 사용자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며, 라이더가 해당 앱을 통해 경보를 취소하지 않을 경우 라이더의 비상 연락처로 사고와 해당 위치를 알리는 문자 경보가 전송된다. 이는 스웨덴의 휴대폰 제조업체 에릭슨(Ericsson)이 컴퓨터 주변장치 간의 단거리 무선 링크 수단으로 개발한 블루투스 기술이 21년의 역사를 이어오면서 얼마나 많은 기술적 발전을 이루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그림 1] 스페셜라이즈드의 ANGi는 GPS 추적, 충돌감지, 안전 비콘 기능들을 소형 패키지 안에 통합하고 있다.

 

에릭슨은 1996년 노키아(Nokia), 인텔(Intel), IBM, 도시바(Toshiba)와 두 가지의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상호 운용이 가능한 프로토콜을 개발해 표준을 만드는 것과 하드웨어·소프트웨어에 대한 개방형 사양을 개발하는 산업 연합을 구성하는 것이었다. 1998년 5월에 블루투스 SIG(Bluetooth Special Interest Group)가 출범했고, 그 해 말에는 회원사 수도 크게 증가했다. 2년 만에 블루투스 1.0 사양이 출시됐을 뿐만 아니라 최초의 블루투스 휴대폰과 무선 헤드셋도 출시됐다.

이후 블루투스 시장은 빠르게 발전했다. 블루투스 SIG의 회원사는 급증했으며, 지난해를 기준으로 약 40억 개에 이르는 블루투스 디바이스가 출하됐다. 현재 블루투스는 스마트폰, 태블릿, PC의 기본 사양으로 제공된다. 무선 헤드폰과 스피커는 실제로 거의 모든 가정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현재 생산되는 10대의 신차 중 9대는 블루투스를 장착하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 또한 보편화됐으며, 스마트홈, 스마트 산업과, 스마트 시티로 적용 분야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우리는 지금 ‘블루투스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블루투스 기술이 빠르게 확산된 이유는 개방형 표준이라는 점도 있지만, 2010년 블루투스 4.0 사양의 핵심 요소로 탄생한 저전력 버전인 BLE의 영향도 크다. BLE는 2001년 코인 셀 배터리로 동작하고, 심박수 측정기와 같은 주변장치를 핸드셋과 연결할 수 있는 무선 기술을 개발하고자 했던 노키아의 도전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노르딕 세미컨덕터(Nordic Semiconductor)를 비롯한 파트너들이 개발에 참여하면서 이 기술은 2006년 10월에 와이브리(Wibree)라는 이름으로 일반적으로 공개됐다. BLE의 출현은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전력 소모가 매우 낮아 범위를 벗어나거나 배터리 재충전이나 교체를 빈번히 하지 않고도 센서에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어준 것이다. 이를 통해 블루투스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모든 분야로 확장하는 블루투스

특히 헬스케어와 피트니스 기업들은 운동 데이터를 모아 착용자의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웨어러블 기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2014년에 2880만 대의 웨어러블 기기가 출하됐으며, 지난해에는 1억 2500만 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까지 웨어러블 기기의 출하량은 약 2억 대까지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웨어러블 시장의 매출이 급증하는 동안, 웨어러블의 개념도 크게 변했다. 걸음 수를 계산하는 기본적인 손목밴드에서 출발한 웨어러블 기기는 오늘날 의료용 정보를 제공하는 정교한 분석 도구에까지 이르렀다. 기본적인 웨어러블 기기의 판매량은 감소되고 있으나, 보다 정교한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전망은 매우 낙관적이다.

 

[그림 2] 근육의 헤모글로빈 포화도를 판단하는 휴몬(Humon)의 HMM(Hex Muscle Monitor)과 같은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는 피드백에서 진단도구로 웨어러블 기기를 진화시키고 있다.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 선임 분석가 지테시 우브라니(Jitesh Ubrani)는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보다 정교한 웨어러블 제품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놓여 있어, 이미 성숙한 시장의 감소 추세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이전 세대의 웨어러블 제품은 걸음 수 측정과 같은 피드백 서비스가 중심이었으나, 현세대에 이어 차세대 제품은 처방과 진단 도구에 적합한 다양한 기능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스포츠와 피트니스가 주도한 헬스케어 애플리케이션은 격무에 시달리는 헬스케어 분야의 의료종사자들과 환자들 간의 분리를 이끌어냈으며, 미국 FDA(Federal Drug Administration)의 웨어러블 기술에 대한 건강관리 도구로서의 승인이 이뤄지면서 새로운 웨어러블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FDA 스캇 고틀립(Scott Gottlieb) 위원은 “소비자와 의료서비스 제공자가 일상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디지털 건강 기술을 채택하는 비율이 점점 늘어나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피트니스 트래커에서 인슐린을 추적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디지털 도구들은 소비자에게 풍부하면서도 유용한 건강 정보를 제공한다. 건강 정보를 잘 알고 있는 소비자들이 더욱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임상적 증거로 입증된 사실”이라고 밝혔다.

결국 FDA는 의료 등급 기술을 컨수머 기기에 도입하려는 웨어러블 기술 기업들을 제지하기 위해, 이전에는 매우 길었던 FDA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는 가이드라인을 추진했으며 그 결과 또한 입증됐다. 스마트 천식 흡입기와 BLE 혈당 측정기, 에피네프린 자가주사기(Epinephrine Autoinjector), 노인용 관리식 케어 웨어러블 기기 등이 빠르게 확산됐으며, MnM(Markets and Markets)의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의료용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2021년에 12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의 홈

BLE를 통해 오늘날 가정 속 모든 요소들이 이미 스마트한 환경으로 전환되고 있다. 잠금장치, 조명, 화재경보기, 가전제품은 물론, 심지어 화장실에 이르기까지 모든 요소들이 지능화되는 추세다.

스마트홈 기기 제조업체들이 채택할 수 있는 여러 저전력 무선 프로토콜들이 존재하지만, 블루투스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 상호 운용할 수 있다는 고유의 중요한 이점을 가진다. 스마트폰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소비자가 홈 자동화 기기와 상호 작용할 수 있는 가장 쉽고 편리한 방법이며, 스마트홈 기기와 인터넷 간 게이트웨이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홈 제품의 설치 규모는 2017년에 3억 6100만 대를 기록했으며, 2018년 말까지 약 5억 6000만 대, 약 28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BLE 기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2017년 7월에 블루투스 메시(Bluetooth mesh) 1.0 사양이 발표됐다. 메시 네트워킹은 네트워크 환경의 기기들이 중앙 허브 장치를 거치치 않고도, 다른 노드를 통해 전송되는 패킷을 이용해 통신할 수 있는 기술이다. 메시 사양은 미래의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적합하도록 블루투스 기술을 강화한 것으로, 올해 초 블루투스 SIG가 새로운 스마트홈 서브그룹(Smart Home Subgroup)을 구성하면서 승인됐다.

샤오미(Xiaomi) IoT 플랫폼 총괄 책임자 디안 판(Dian Fan)은 “스마트홈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요구에 부합하는 안정성, 보안, 성능을 제공하는 글로벌 무선 메시 네트워킹 표준이 필요하다. 우리는 블루투스 메시를 이와 같은 표준 중 하나로 확신하며, 향후 수년 내에 홈 자동화의 엄청난 성장과 혁신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그림 3] 노르딕의 nRF52832 SoC를 사용한 무라타(Murata)의 FIS(Fixture-Integrated Sensor)는 제조업체들의 블루투스 메시 기반 네트워크로 연결된 조명 솔루션 개발을 돕는다.

 

블루투스 메시가 스마트홈 성장의 열쇠가 된다면, BLE의 또 다른 확장 분야인 산업용 IoT에서도 블루투스 메시가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생산라인, 재고, 에너지를 모니터링하고 제어하기 위해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네트워크는 네트워크 에지 상의 장치와 센서에 의존한다. 이때 장치들은 네트워크를 통해 클라우드와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어, 중앙 시스템은 병목현상을 제거하거나 예측·유지·보수 등의 분석·대응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PwC의 ‘인더스트리 4.0(Industry 4.0): 디지털 엔터프라이즈 구축’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용 제품 기업들은 2020년까지 스마트 공장을 실현하는데 연간 9070억 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PwC는 “인더스트리 4.0은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많은 기업들이 자사의 전략과 연구 과제의 핵심으로 이를 다루고 있으며, 주요 투자 분야는 센서나 연결장치와 같은 디지털 기술”이라고 분석했다.

 

블루투스의 발전

블루투스 세상의 도래는 점점 더 정교한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는 블루투스 사양과 초저전력 무선 연결 솔루션의 지속적인 발전을 통해 이뤄졌다.

ABI 리서치(ABI Research) 최고 연구 책임자 스튜어트 카를로(Stuart Carlaw)는 “블루투스는 지난 20년 동안 컨수머 무선 혁명의 토대를 이루는 핵심 기술 중 하나였다. 블루투스 커뮤니티는 입지를 유지하기 위해 기술 사양을 향상시킴으로써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2016년 중반에 블루투스 5가 출시되면서 향상된 도달거리와 전송속도 등을 비롯한 블루투스 기술에 핵심 기능 몇 가지가 추가됐다. 이론적으로 블루투스 5는 도달거리가 4배에 이르나 데이터 전송속도 감소, 긴 전송시간, 간섭 위험 증가 문제가 수반된다. 그러나 스마트 농업과 같은 일부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이에 대한 절충안도 의미를 가진다.

생산성과 수익을 개선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사용한 정보에 입각해 영농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분명 유익한 일이지만, 넓은 농지에서 해당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시도하기 어려운 일이다. 블루투스 5 센서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현재 농업 IoT와 빅데이터 영농방식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BI 인텔리전스(BI Intelligence)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말까지 7500만 개의 IoT 기기가 농업용으로 설치되고, 2015년 대비 15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림 4] 플라이디지(Flydigi)의 Apex 게임패드는 노르딕 세미컨덕터의 BLE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가 스마트폰 기반 게임을 무선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해준다.

 

방향 탐지 기능

최신 블루투스 사양인 블루투스 5.1이 출시되면서, 2019년 이후 활용이 기대되는 블루투스 적용 애플리케이션은 방향 탐지 분야다. 블루투스 5.1의 방향 탐지(Direction Finding) 기능은 RSSI(Received Signal Strength Indication)와 함께 위치 정확도를 미터에서 센티미터 수준으로 개선해 자산과 사람의 정확한 실내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가능성의 문을 열었다.

블루투스 SIG 수석 디렉터 마크 파월(Mark Powell)은 “위치 확인 서비스는 블루투스 기술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솔루션 분야 중 하나로, 2022년까지 매년 4억 개 이상의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ABI 리서치 앤드류 지그나니(Andrew Zignani) 선임 분석가는 “2010년 BLE 기술이 도입된 이후 개발자들은 컨수머, 소매점, 헬스케어, 공공장소, 제조업 전반에 걸쳐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저렴하면서도 우수한 성능의 위치 확인 서비스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었다”며, “새로운 방향 탐지 기능은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해내며, 기존 시장의 위치 확인 서비스에 블루투스 기술 채택을 가속화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루투스 기반 오디오

BLE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갖기 위해서는 오디오 분야를 주의깊게 살펴보는 것이 좋다. 전통적인 클래식 블루투스 오디오의 검증된 안정성은 제조업체들이 최신 스마트폰의 오디오 잭을 다시 설계하도록 만들었다. 또한,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헤드셋, 헤드폰, 스피커, 이어폰과 같은 블루투스 오디오나 엔터테인먼트 기기의 연간 출하량이 12억 개를 넘어서면서, 전통적인 클래식 블루투스의 한계를 뛰어넘는 BLE의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다.

노르딕 세미컨덕터 전략 마케팅 매니저 존 레오나드(John Leonard)는 “클래식 블루투스는 진정한 무선 스테레오(TWS, True Wireless Stereo)를 처리할 수 없다. 기존 시스템은 스트림을 하나의 기기에만 전송한 다음 유선으로 채널을 분할한다. 또한 TWS는 오디오 스트림을 수신하고, 완벽하게 동기화돼 각 채널로 송출하는 2개의 개별 장치가 필요하다. 따라서 현재의 시스템은 유선으로 연결된 줄이 있는 헤드셋에는 적합하지만, 완벽한 무선 기기는 자체적인 솔루션에 의존해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블루투스 SIG는 올해 말에 공식적으로 채택할 예정인 BLE의 오디오 프로파일(Audio Profile) 규격에 대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존 레오나드는 “새로운 오디오 사양에 대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 프로파일은 히어러블(Hearable)이나 다른 저전력 기기에 적합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력 소모는 10배까지 감소될 수 있으며, 속도 또한 향상됨에 따라 제품 개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BLE는 우리 삶의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인식하든 인식하지 못하든, 선진국의 거의 모든 가정에는 최소한 하나 이상의 BLE 기기가 사용되고 있다.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볼리비아의 죽음의 도로를 따라 산악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나 아이오와 중서부의 농장에 있는 농부들, 또는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주변에서 길을 찾기 위해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자 사람들 모두 블루투스 세상에서는 어떠한 실수도 겪지 않을 것이다.

 

[ 클래식 블루투스는 구시대의 유산이 될 것인가? ]

최신 기술에 능숙한 소비자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에게 블루투스는 스마트폰과 무선 헤드폰, 스마트 워치, 자동차, 스피커, 또는 스마트홈 제품과 간단하게 연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2010년 블루투스 코어 사양 4.0 버전에 BLE가 채택된 것이 일반 대중들에게는 큰 의미 없는 사건이었을지 몰라도, 개발자에게는 중요한 사안이었으며, 그 이후 소비자들은 BLE의 고유한 이점을 계속 누릴 수 있게 됐다.

초기에는 클래식 블루투스 대비 BLE의 장단점은 애플리케이션의 개별 요구 사항에 따라 판가름됐다. 코인 셀 배터리로 구동돼 낮은 전력 소모를 요구하는 애플리케이션은 BLE가 해결 책이었고, 그 결과 웨어러블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송속도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었다. 클래식 블루투스와 BLE 모두 이론적으로는 약 100m를 지원하지만, BLE는 1Mbps의 데이터 대역폭 만을 지원할 수 있었으며, 이는 클래식 블루투스의 절반에 불과했다. 소량의 데이터를 드물게 전송하는 웨어러블이나 다른 기기들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무선 헤드폰이나 스피커로 오디오를 스트리밍하거나 많은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실용적이지 않았다. 따라서 클래식 블루투스가 이 분야를 차지하게 됐다.

그러나 이후 계속되는 블루투스 코어 사양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경쟁의 장은 불도저로 밀어놓은 것처럼 평등해 지지는 못했다. 2016년 중반에 이르러 블루투스 5가 도입됨에 따라, 개발자는 2Mbps의 고속 모드를 사용해 약간의 도달거리를 희생하면서, 클래식 블루투스 수준에 근접한 전송속도까지 향상시킬 수 있었다. 반면 125kbps나 500kbps의 장거리 모드는 수백 미터에 이르는 거리까지 커버할 수 있게 됐다. 블루투스 SIG의 올해 말 발표를 앞두고, 현재 작업 중인 BLE 솔루션 기반 오디오는 클래식 블루투스의 입지를 더욱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클래식 블루투스는 만족스러운 오디오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나, BLE 기반의 오디오 프로파일(Audio Profile)은 배터리 수명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좌우 오디오 채널 간의 동기화, 다중 기기로의 스트리밍 재생, 브로드캐스팅까지 지원될 예정이다.

블루투스 SIG가 발표한 2018 블루투스 마켓 업데이트에서, 2022년까지 출하되는 모든 블루투스 칩의 97%가 BLE 기술을 포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걱정하는 것은 블루투스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설정이 간편한지, 그리고 스마트폰이나 블루투스 기기의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지 않는지 등이 전부다. 현재 클래식 블루투스는 PC나 스마트폰과 같은 주전원이나 대형 배터리로 구동되는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우위를 지키고 있으나, 블루투스 사양이 점차 개정됨에 따라 BLE의 모태였던 클래식 블루투스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이 기사와 연관된 보다 다양한 기술과 시장 정보는 노르딕 세미컨덕터 저널 WQ(Wireless Quarte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www.nordicsemi.no).

글: 최수철 노르딕 세미컨덕터 코리아 지사장

자료제공: 노르딕 세미컨덕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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