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베디드 → 모바일 → 다시 임베디드로

[테크월드=이건한 기자]

올해로 Microsoft사가 임베디드 전용 OS Windows CE를 발표한지 10년째가 되었다. 1996년에 출시한 Windows CE 1.0은 흑백의 디스플레이와 480x240의 해상도까지 지원되었으며 2006년까지 많은 발전을 통해, 더욱 강력한 커널을 가지고 버전 6.0을 발표(2006년 11월)하기에 이르게 되었다.

임베디드 월드 2007년 3월호 TECHNICAL FEATURE 中

임베디드 월드 2007년 3월호 TECHNICAL FEATURE 中

과거 전자기기를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아마도 ‘윈도우 CE’란 이름을 기억할 것이다. 윈도우 CE는 마이크로소프트가 1996년 소형 임베디드 기기를 타깃으로 출시한 운영체제다. ‘CE’란 이름에 공식적인 의미는 없지만 ‘컴팩트 에디션’ 정도로 유추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CE의 친숙한 UI가 구버전 윈도우와 흡사하다는 점도 이런 추측을 뒷받침한다.

임베디드용 운영체제란 목적과 걸맞게 초기 윈도우 CE는 주로 ATM, POS, 디지털 사이니지 같은 상업용 제품부터 내비게이션, PMP 같은 소비자 제품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탑재됐으며, 다양한 후속·파생 운영체제의 기반이 되기도 했다. 특히 2000년대에 PDA/PMP 운영체제로 널리 사용되며 일반 사용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윈도우 CE란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윈도우 CE의 공식 버전은 CE 1부터 CE 6까지다. CE 2부터 포켓 파워포인트, 포켓 아웃룩, 256 컬러 같은 생산성을 위한 기능들이 탑재되기 시작했고, CE 3에서는 스레드가 256단계로 확장되며 RTOS로서의 기능이 강화됐다. 2002년 출시된 CE 4는 익스플로러와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를 내장하며 멀티미디어 부분으로까지 활용성을 확대한 버전이다.

특히 4.2 버전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윈도우 모바일 2003’부터는 이전까지 RAM을 주 메모리로 사용해 발생하던 ‘기기 방전 시 하드웨어 리셋 이슈’가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하도록 변경하면서 해결돼, 기존 이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팜(Palm)에게 위협받던 PDA 부문의 주도권을 다시금 회복하기 시작한 시점이기도 하다.

CE 5부터는 익스플로러를 제거한 Core 버전과 고급 사용자를 위한 Professional 버전이 구분되기 시작했으며, CE 6는 ARM v6, 2GB 가상 메모리, exFAT 포맷 등을 지원하며 하드웨어 역량을 강화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는 CE 6를 기반으로 개발한 ‘윈도우 모바일 6.5’, ‘윈도우폰 7’등을 갓 태동한 스마트폰 시장에 무기로 내놨으나 큰 반향을 얻지 못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PC 윈도우 시절부터 만들어온 사용자경험과 시스템 구조를 모바일에서도 제때 버리지 못한 것이 실책으로 기록되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CE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명칭을 ‘윈도우 임베디드 컴팩트(Windows Embedded Compact)로 변경하고 원래의 타깃이었던 임베디드용 RTOS에 다시 한번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특히 윈도우 임베디드 컴팩트 2013은 PLC, HMI, RFID 스캐너, 의료장비, GPS 장비 등에 널리 채택되며 임베디드 운영체제 본연의 정체성을 재확립하는 데 공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윈도우 임베디드 컴팩트는 새로운 후속 버전을 내놓지 않고 있다. 새로운 도약을 꿈꿨지만 후발주자인 임베디드 리눅스와 안드로이드와의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윈도우 CE부터 시작된 윈도우 임베디드 OS의 명맥은 지금도 ‘윈도우 임베디드 8’, ‘윈도우 임베디드 엔터프라이즈’, ‘윈도우 10 IoT 엔터프라이즈’ 등 다양한 파생 운영체제를 통해 이어지는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이들 운영체제를 이용해 자체 모바일/웨어러블 디바이스, ARM 지원 제품을 개발하는 등 임베디드 시장 영향력 확대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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