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황 해소 기다리기 보단, 장기적 로드맵 구축해야

[테크월드=선연수 기자] 

지난 1년간 유례없는 불황은 모든 반도체 업체를 생존의 갈림길에 세웠다. 이제 사상 최악으로 기억될 2001년을 넘긴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다.

지난해의 악몽은 칩 제조업체들이 반도체 수요가 늘지 않는데도 계속해서 과도한 물량을 공급했기 때문이며, 이로인해 2001년 12월에는 연초 179억 달러와 비교할 때 매출이 102억 달러로 무려 43% 감소했다.

2002년, 드디어 희망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올 1분기부터 컴퓨터 부문 수요가 기대이상으로 회복되고 있으며 가전 부문 역시 반도체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반도체 장비업체의 한 관계자는 “현재 칩 시장 전분야에 걸쳐 저투자가 유행하고 있다”면서 “추가적인 칩 제조라인이 완전하게 가동되려면 3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이런 경향은 수요로 돌아설 때 칩 부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전자부품 2002년 5월호 – Market Trend 中 -

 

전자부품 2002년 5월호 – Market Trend 中

2000년대 초반만큼의 지각변동은 아니지만, 올 한 해 반도체 업계는 쓴맛을 봤다. IC 인사이츠에 의하면, 올 상반기 반도체 매출 부문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주력 사업으로 삼는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33%, SK하이닉스는 35%, 마이크론은 34% 감소를 기록했다. 비메모리 반도체나 파운드리 기업들도 성과를 보이지 못했으며, 상위 15위권 내 기업의 매출은 평균 18% 정도 줄어들었다.

작년 말부터 가격 하락세를 보이던 DRAM은 올 1월 약 6달러에서 이달 2.73달러(D램 익스체인지 제공)로 바닥을 찍은 상황이다. 그러나 3분기 DRAM 재고가 제자리를 찾아가면서(정상 재고 수준은 4주치), 다시 3달러를 돌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존 재고 해결과 글로벌 기업의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으로 인한 메모리 반도체 구매와 함께, 내년부터는 DRAM 가격이 차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반도체 산업 불황기에 투자를 대폭 줄였던 것과는 달리, 기업들은 오히려 DRAM 외 부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5G, AI 등 신기술의 적용 확대로 메모리 반도체 중에서도 NAND 플래시의 성장 전망은 뚜렷하다. SEMI에 의하면, 올 하반기 3D NAND 플래시 분야에 대한 투자가 상반기 대비 70% 이상 급증할 것으로 분석했으며, 삼성전자의 중국 내 NAND 플래시 공장 대규모 투자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그러나 당분간 메모리 반도체의 기존 가격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와 같은 사태를 피하고자 정부와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비전을 발표했지만, 장기적인 기술 투자인 만큼 명확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 11일 열린 시스템반도체 융합얼라이언스에서는 현재 국내 기술력이 거의 없는 상황이기에, 이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와 협업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다가올 2020년에는 다시금 찾아온 반도체 산업의 위기가 아닌, 생명의 활로를 확보해 굳센 반도체 시장을 구축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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