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중반은 모바일 리눅스 OS 춘추전국시대

[테크월드=이건한 기자] 

스마트폰은 그 태생적 이유가 “보다 진보한 기능 제공”, “보다 폭넓은 기능 제공”을 표방한 제품의 형태이기 때문에 기존 음성통화 기능 중심의 휴대전화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운영체제가 지원하기 어려운 한계점이 많이 노출되었다. 폭넓은 사용자와 개발자 그룹에 기반 한 커뮤니티의 확보라든가, 새로운 하드웨어에 빨리 대응할 수 있는 구조가 미약하다.

스마트 폰은 그 탄생과 함께 새로운 운영체제의 탄생 또한 예고했다고 볼 수 있다. 리눅스는 인텔 x86 계열의 CPU가 탑재된 PC에서 유닉스를 사용하고픈 작은 노력에서 시작하였지만, 이젠 기업의 백-엔드 서버에서 손목시계의 운영체제로까지 무한히 발전하고 있다.

-월간 <EMBEDDED> 2004년 1월호 Product Feature 中

월간 <EMBEDDED> 2004년 1월호 Product Feature 中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개방형 운영체제, 리눅스는 지난 30여 년 간 다양한 영역에서 전천후로 활약해온 만능 운영체제다. 등장 초기부터 오픈소스 개발자 커뮤니티의 적극적인 기여를 통한 가파른 성장을 보였으며, 특히 높은 하드웨어 이식성을 바탕으로 PC 외에도 다양한 임베디드 시스템에 최적화될 수 있었다. 

이후 2000년대 초중반 PDA를 비롯한 초기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시작했을 때도 리눅스는 그 중심에 있었다. 물론 이 당시 리눅스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CE를 비롯한 여러 모바일 운영체제가 함께 공존했지만 리눅스만큼 다양하거나, 빠른 발전을 보여주진 못했다.

본문에 등장하는 미지리서치의 미지리눅스도 모바일 초기에 등장한 여러 리눅스 플랫폼 중 하나다. 1999년에 처음 출시됐으며, 특히 스마트폰 에디션의 경우 3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CDMA 1x와 무선랜(WLAN), 블루투스, 적외선 통신 등 다양한 무선통신 기술을 일찍부터 지원해 주목받았다. 이 중 일부 기술은 삼성전자의 PDA폰 ‘MITs i519’에 이전되기도 했다. 다만 미지리서치는 이후 윈드리버에 인수되며 후속 버전 개발이 이뤄지지 못했다. 

또 한때 ‘리눅스 모바일’을 표방한 리모(LiMO)’란 플랫폼이 등장하기도 했다. 제조사에 종속되지 않는 수평적 개발을 지향하던 리모는 당시 삼성, SKT, KT 등의 국내 기업에서 부족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보충하고, 블랙베리와 애플 IOS, 구글 안드로이드 등에 대항하기 위한 유력 카드로 꼽혔으나, 결국 같은 리눅스 계열인 안드로이드와의 경쟁에 밀려 현재는 자취를 감춘 상태다. 현재 리모의 흔적은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개방형 운영체제 타이젠(Tizen)에서 지금도 일부 찾아볼 수 있다.

이외에도 당시 리눅스를 토대로 만들어진 모바일 운영체제의 종류는 다양하다. 우리가 잘 아는 파이어폭스도 리눅스 기반 자체 모바일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했던 적이 있고, 유명 리눅스 배포판인 ‘우분투’도 모바일 ‘우분투 포 폰’을 개발했던 경력이 있다. 

심지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명한 스마트폰 제조사인 모토로라와 노키아도 각각 ‘모토맥스’와 ‘미에모’라는 모바일 리눅스 플랫폼을 개발한 과거가 있다. 이와 같이 현재는 그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기록에 남아 있는 다양한 모바일 운영체제들을 통해 2000년대 초반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제조사들이 리눅스 운영체제 개발에 나섰는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들의 치열했던 경쟁과 발전이 현재 전 세계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을 애플과 양분하고 있는 안드로이드를 만드는 데 일부 기여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리눅스의 개방성, 유연함을 계승한 안드로이드는 지금도 스마트폰 외에도 웨어러블 디바이스, 노트북, 가전 등 다양한 영역에 이식되며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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