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버티컬의 시대에 대비하라.

[테크월드=박지성 기자] (편집자주: 한장TECH는 테크월드 기자들이 주요 뉴스를 한 장의 슬라이드로 제작하여 제공하는 테크월드만의 차별화된 독자 콘텐츠입니다.)

 

AI 시대가 도래하며, 반도체가 해당 산업의 부가가치를 끌어 올릴 주역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세부 반도체 영역별로도 변화의 조짐이 관측되고 있다. 세부 영역별로 구체적 변화 방향은 상이하지만, 변화의 기저에는 공통적으로 시장의 세분화가 더욱 가속화 되는 마이크로버티컬(Microvertical) 현상이 자리하고 있다.

 

ㅇ 인공지능 시대를 구현하게 될 5층의 기술 탑, 그 중 핵심은 하드웨어

우선 변화의 방향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AI를 구성하는 기술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글로벌 컨설팅 펌인 맥킨지는 인공지능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을 크게 5가지의 층위, 9가지의 세부 기술로 구분했다.

그림1.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5개의 기술층위

우선 가장 기저에는 가속기와 헤드노드 등으로 대표되는 하드웨어 층위가 존재한다. 가속기 층에서는 AI 학습과 추론의 속도 향상에 최적화된 다양한 프로세서와 반도체 칩 설계가 이뤄지고 헤드 노드는 다수의 가속기 연산을 최적화하고 조율하는 하드웨어로서의 기능을 수행한다.

 

하드웨어의 ‘기저’로서의 이론 역할 위에, 하드웨어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연계하는 인터페이스 기술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제 소프트웨어와 호환이 가능하게 된 AI는 플랫폼 층에서 알고리즘, 아키텍쳐, 프레임워크를 만나 차츰 인공지능으로서의 작동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이를 바탕으로 다수의 데이터와 방법론을 통해 인공지능은 ‘학습’을 거치고, 일정 수준 이상의 효용을 입증하게 되면 마침내 서비스화 되어, 실 생활에서 활용 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5개의 기술 층위 중에서, 하드웨어 단계가 전체 부가가치 중 약 40~5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드웨어가 이렇게 높은 부가가치 비중을 갖게 되는 핵심적 이유는 AI의 특성 상 애플리케이션 별로 하드웨어 단계에서부터 높은 수준의 ‘맞춤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림 2. 인공지능이 반도체 산업에 촉발할 세부 산업별 기회 요인들

ㅇ 세부 영역에 상관없이 AI는 반도체 산업에 명확한 기회요인으로 작용

반도체가 AI 시장의 성장의 기반이 된다면, 세부 반도체 산업 영역별 전망은 어떨까? 맥킨지는 다시 반도체 산업을 세부적으로 로직 반도체, 메모리(휘발성) 반도체, 스토리지(비휘발성) 반도체으로 나눠 분석을 진행했다.

 

우선 정량적 지표인 시장 성장률이다. 2017년부터 2025년까지의 연평균 시장 성장률을 보면, 스토리지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됐다. 스토리지 시장은 엄청난 데이터 소모를 특징으로 하는 AI의 특성 상 2025년까지 최소 25%에서 최대 30%에 이르는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며 급속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로직 반도체 역시 10~15%의 우수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DRAM 중심의 메모리 반도체는 알고리즘의 설계의 효율성 향상, 업계의 용량 한계 극복 등 기술적 발달로 인해 상대적으로 낮은 5~10%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ㅇ 마이크로버티컬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시장 진화가 전개될 것

기회요인과 변화 방향이라는 정성적인 부분에서는 “마이크로버티컬”의 트렌드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로직 반도체는 마이크로버티컬 추세가 매우 강력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됐다.

 

우선 AI를 구현하기 위한 로직 반도체의 시장은 크게 데이터 센터와 엣지라는 2개의 큰 축으로 분화될 전망이다. 그리고 이는 다시 각각 AI를 구현하기 위한 학습과 추론의 영역으로 재 세분화된다. 거기에 더 나아가 각 애플리케이션 별로 이런 용처는 다시 달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즉 애플리케이션 별로 데이터센터/엣지의 사용처가 존재하고 학습과 추론이라는 사용 목적별로 다시 세분화가 진행되는 것이다. 이처럼 시장이 마이크로버티컬화 되면서, 기존의 CPU와 GPU와 같이 하나의 플래그십(Flagship) 혹은 범용 대표 제품으로는 시장 대응이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이로 인해 향후의 산업구도는 차별화 수준이 높은 주문형 반도체인 ASIC 혹은 프로그램 재설계가 가능한 FPGA가 주도하는 시장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세분화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은 DRAM과 NAND 플래시 영역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의 DRAM은 대부분 CPU 프로세싱에 최적화 되어 있으나, 자율주행 차량과 같이 안정적이고 높은 데이터 처리 속도가 극단적으로 요구되는 경우, 기존의 DRAM 역량만으로는 한계에 마주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자율주행 차량 애플리케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차세대 HBM(High Bandwidth Memory) 같은 제품이 부상할 수 있다.

 

스토리지 영역에서도 폭증하는 데이터 처리량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현재와 같은 범용 NAND가 아니라 차세대 NVM(Non Volatile Memory: 비휘발성 메모리)로 각광받는 MRAM(Magnetic Random Access Memory), ReRAM(Resistance RAM) 등이 애플리케이션 별 목적에 맞게 개발, 보급되며 시장을 급속도로 확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ㅇ 똑똑한 사람, 똑똑한 AI…하지만 모두 특화된 영역이 있다.

돌이켜서 생각해 보면, 우리는 ‘똑똑하다’라는 말의 정의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사실 우리가 말하는 ‘똑똑한’은 굉장히 여러 가지 형용사가 함께 섞여 있는 최종적인 표현이다.

 

예컨대, 암기력이 좋다거나, 논리적이거나, 연산과 같은 수적 감각, 방향 감각, 언변 능력 등등 여러 능력의 총합적 평가가 일정 수준 이상이면 우리는 ‘똑똑하다’라는 최종 평가를 내린다. 그러나 학교를 벗어나 특정 직업이나 직종에 근무하게 되면서 이 ‘똑똑하다’는 표현은 점점 더 정교한 지표로 변해간다. 변호사에게는 판례 암기력, 변론을 위한 논리 전개력 등이 중심이 될 것이고 엔지니어에게는 한계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창의적 설계 역량, 연산 능력이 요구 될 것이다. 즉 범용이 아닌 특화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이런 분화와 정교화는 비단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똑똑한’ AI 역시 그 타깃 시장이 명확해지고 정교해 질수록 요구하는 역량이 천차만별로 달라지게 되고, 이런 역량을 구현하기 위해 반도체 산업 역시 마이크로버티컬로 진화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 추세 속에서 반도체 업계는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AI가 몰고 올 반도체 산업의 변화'는 다음주 3편으로 이어집니다.

 

- 이 글은 테크월드의 월간 <전자부품(EPNC> 2019년 11월호에 게재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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