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 시버스 NXP 반도체 CEO와의 인터뷰

[테크월드뉴스=이재민 기자] 커트 시버스(Kurt Sievers)는 코로나19가 전 세계 경제를 마비시키기 전인 2020년 3월 초에 NXP 반도체의 사장 겸 CEO로 지명됐다. 2021년 2월 5일, 맥킨지는 커트 시버스와 함께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도전, NXP의 발전 전략, 반도체 산업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Q: 당신은 NXP CEO로서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시작했다. 이 시기에 리더십에 대해 무엇을 배웠나?
준비가 잘된 승계 계획이 기업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기억해야 한다. 나는 매우 사려 깊은 계획을 가진 조직의 행운아다. NXP는 최소 2년 전부터 내게 인계하는 계획을 준비했다. 덕분에 팬데믹 등의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리더로서 앞장설 수 있었다. 언젠가 내 후계자에게 이 계획을 그대로 전달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둘째, 인간관계는 굉장히 중요하다. 내가 CEO로 임명됐을 때 운이 좋게도 중요한 주주들과 인연이 있었다. 왜냐하면 나는 회사와 투자자, 고객, 직원들에게도 낯설고, 새로운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을 필요로 하는 그 순간에 인간 관계의 중요성을 배우게 된다.

나는 재택근무제, 방문자 출입금지 등 코로나19 기간 동안 시기적절한 결정을 내렸다. NXP가 내렸던 결정은 단순히 내 지혜의 산물이 아니다. 나는 단지 조언자들의 말을 듣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용기를 가졌을 뿐이다. 아직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았지만, 우리는 회사 내 감염을 매우 낮게 유지하고 있다. 직원들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리더십은 학습보다 경험이다. 좋은 직원들과 계속 함께한다면 얼마나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지 놀라울 따름이다.

 

Q: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모든 회사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반도체 산업은 복잡한 혁신이 수반되고, 1인칭 작업이 아니다. 회사의 모든 사람이 함께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근무 형태가 그렇게 많이 바뀔지는 모르겠다. 아울러 코로나19보다 더 지속적인 문제인 글로벌 무역과 기후 변화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한다.

 

Q: 앞으로 NXP의 진로는 무엇인가?
우리의 많은 기술력은 필립스와 모토로라로부터 남겨져 온 것이다. 프리스케일 반도체 인수에 비춰볼 때 나는 10년 단위로 생각한다. 나의 미래 비전은 반도체 성장이 극소수의 킬러 애플리케이션들에 의해 주도된다는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2000년과 2010년 사이에는 컴퓨터와 노트북이, 2010년과 2020년 사이에는 스마트폰, 태블릿, 클라우드 컴퓨팅이 큰 인기를 끌었다. 향후 10년 이내에 클라우드 컴퓨팅은 엣지 컴퓨팅과 엣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강력하게 보완될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NXP는 엣지 애플리케이션의 요구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그래서 프리스케일반도체를 인수할 수 있었다. 우리의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프로세싱 포트폴리오가 필요했기 때문에 1년 전에 마벨(Marvell)로부터 무선 연결 자산을 획득했다. 우리는 저전력, 사이버 보안, 기능 안전 분야에서 우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고,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힘을 키우고 있다. 이런 요소들은 완벽한 엣지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는 데 꼭 필요하다.

Q: NXP는 주요 포트폴리오 재편성에 착수했다. 회사의 발전 전략은 무엇인가?
NXP는 의도적으로 모뎀 쪽에서 이동 통신, TV, 광 저장장치, 오디오 오퍼링 등의 제품을 멀리해왔다. 시장 관점에서 보면 좋은 사업들이었지만, 우리는 합리적인 수익성을 가지며 지속 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느꼈다. 그 당시 우리는 자동차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고, 이제 자동차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모바일 산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예를 들면 비접촉식 결제, 교통 티켓팅, 호텔에서의 도어 오프닝 등이 있다. 이 모든 것은 보안, 초광대역 기술, 통신 사용과 관련이 있다. 스마트워치나 다른 애플리케이션 등이 모바일 에코시스템을 통해 우리의 기술을 구현한다. 우리는 통신 인프라를 가지고 있으며 전파력 측면에서 앞서고 있다. 이미 6G에 투자하고 있고, 앞으로도 투자가 계속될 것이다.

전반적으로 볼 때, 우리는 자동차 산업과 다른 산업이라는 2개의 대규모 부문으로 볼 수 있다. 다른 산업에서는 몇 가지 산업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Q: 자동차 전자부품이 그 어느 때보다도 급증하고 있어 운전자의 경험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향후 배치될 전자부품 측면에서 자동차의 미래와 NXP가 혁신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하는가?
자동차의 미래에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과 전기 자동차는 빠질 수 없을 것이다. 이 두 가지 덕분에 우리는 10년 동안 바쁠 것이다. 나는 자율주행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자율주행이 가능하게 되면 기업들은 개별 자동차 소유자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모델보다는, 운송을 용이하게 하도록 설계된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할 것이다.

전자부품은 자동차의 중심이 될 것이고, OEM들은 살아남기 위해 강력한 전자부품과 소프트웨어를 보유해야 할 것이다. 또한,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기업과 직접 협력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이다.

지금은 반도체 기업이 안전성을 높이고, 배출량을 줄이는 등 혁신에 있어 절호의 시기다. 문제는 신차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자동차가 최대 8500만 대가 생산됐다. 그러나, 2020년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약 7400만 대의 자동차가 생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에서 일반적인 응용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볼륨은 낮아질 것이다. 그래서 자동차 업계 전반에서 높은 수준의 표준화가 필요하다.

ADAS나 전기 자동차 같은 트렌드가 자동차 반도체 산업에 강한 성장을 견인할 것이다. 한 예로 ADAS 영역에 있는 레이더를 들 수 있다. 아직 레이더조차 없는 자동차들이 많아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레이더 시장은 이미 5억 달러를 넘겼다. 레이더 시장은 앞으로 규모가 3배 이상 더 커질 것이다. 많은 자동차들이 사각지대 감지를 위해 전면 레이더와 측면 레이더와 같은 여러 레이더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정확성과 다른 성능에 대한 요구사항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레이더 시스템당 값이 상승하고 있다.

이는 또 다른 요점을 제시한다. 자동차 전자부품에 대한 요구 사항이 엄청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반도체 기업들은 자동차 내 단순 마이크로 컨트롤러와 아날로그 제품에 주력했다. 단순한 제품은 오랜 수요에 의존할 수 있었기 때문에 괜찮았다. 하지만, 이제는 제품 볼륨은 작지만 애플리케이션당 복잡성은 급증하고 있어 등식이 기울고 있다. 자동차 업계가 이 과제를 어떻게 다룰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Q: 산업 사물인터넷(IIoT)과 관련한 도전과제는 무엇이고, 이것을 NXP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IIoT는 자동차 산업과 완전히 다르다. 이 시장에는 지멘스, 슈나이더 일렉트릭 등 몇몇 대기업도 있고,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들도 많다. 소규모 기업들은 유통 채널에 노출돼야 시장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 기업들은 두세 달 안에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개발된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와 레퍼런스 디자인이 필요할 것이다. IIoT 시장에서 레퍼런스 디자인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아 산업 솔루션이 자동차 솔루션보다 한쪽으로 치중됐을 수 있다.

NXP에는 보안, 연결, MCU/프로세서 기능 등을 비롯해 필요한 솔루션들이 있다. 우리는 마벨로부터 무선 연결 자산을 취득했기 때문에 연결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없다. 소규모 기업들은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과 관계를 맺기 위해 우리와 같은 기업이 필요하다.

 

Q: 모바일 부문에서 어떤 어려움이나 혁신이 예상되나?
NXP는 모바일 기업은 아니지만, 지난 6~8년 동안 모바일 결제 부문에 투자를 이어왔다. 모바일 결제 애플리케이션에는 일반적으로 하드웨어 기반 사이버 보안, 근거리 통신(NFC) 무선, 많은 보안 소프트웨어의 3가지 기반이 있다. 만약 우리가 모바일 결제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중 상당 부분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모바일 부문에서 소규모 기업들을 도울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모바일 결제 기술을 중계 티켓팅과 같은 사용 사례로 확대하는 데 뜻을 가지고 있다.

근거리 무선 통신은 모바일 결제의 활성화 요인 중 하나인 초광대역 장치로 크게 발전했다. 스마트워치나 전화기, 기타 기기에 초광대역 기술이 내장되면 자동차나 집의 열쇠가 사라질 수도 있다. 기술 적용은 모바일 결제와 동일하다. NXP는 일찍이 IoT 시장에 진출했었고, 전자 도어락을 만들기 위해 여러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내년에는 자동차 기업들이 NXP의 초광대역 기술을 기반으로 휴대전화로 차량을 열 수 있게 될 것이다.

▲커트 시버스 NXP 반도체 CEO
▲커트 시버스 NXP 반도체 CEO

Q: 최근 반도체 산업에서 큰 액수의 인수합병(M&A) 거래가 발표됐다. 이런 추세가 NXP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나는 반도체 산업에서 통합이 아직 필수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동시에 지정학적 이슈들이 M&A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NXP는 다른 기업들의 동향을 알고 있지만, 현혹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Q: 지정학적 이슈가 2021년과 그 이후에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나?
대부분의 무역 긴장은 기술 소유에 관한 것이다. 이것은 역사적으로 사실이었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경제 리더십은 앞으로 10년, 20년 또는 30년 동안 기술에 크게 의존할 것이다.

반도체 산업은 세계적인 규모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지정학적 문제가 억제 요인이 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기업들은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기후 변화와 빈곤과 같은 문제들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혁신의 속도가 늦춰질 것이다.

 

Q: 이제 막 반도체 업계에 발을 내딛은 사람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겠나?
내 충고는 반도체 업계와는 무관하다. 이상적이겠지만, 여러분이 정말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기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낼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본인의 강점을 파악하고, 열정을 불태우며 직업 그 이상이 되는 것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나의 가장 중요한 조언이다.

다른 사람 또는 멘토로부터 배울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다. 이를 통해 성장하는 것은 좋은 성과를 내고, 이 상태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만약 사람들을 리드하고 싶다면 실제로 당신을 따르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그들은 당신을 좋아하고, 당신이 진실하다고 믿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로 인해 당신은 진실된 인격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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