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LED 실장 기술 확보 완료, ‘더 월’보다 많이 팔릴 것

[테크월드=선연수 기자] 지난 10일 삼성전자가 마이크로 LED(Micro LED) 기술을 적용한 110인치 가정용 TV를 공개했다.

 

2020 한국전자전에 전시된 삼성전자의 110인치 마이크로 LED TV

삼성전자는 2018년 B2B 시장에서 상업용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더 월(The Wall)’을 선보인 바 있다. 이는 모듈러 형태로 고객이 원하는 크기를 구현해낼 수 있지만, 이번 가정용 TV는 110인치 고정형으로 제공된다. 사용자는 벽걸이나 스탠드 2가지 형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번인 없는 자발광 마이크로 LED

마이크로 LED는 RGB(Red, Green, Blue) 소자가 스스로 빛과 색을 모두 내는 기술이다. 자발광하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초소형 LED를 활용함으로써 백라이트, 컬러필터와 같은 층을 디스플레이 구조에서 덜어낼 수 있다.

신제품의 크기는 약 3.3제곱미터 수준으로 마이크로 LED 소자가 800만 개 이상 집적된다. 각각의 RGB소자가 따로 제어돼, 화면의 밝기와 색상을 상당히 정밀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화질은 4K 수준이다.

또한, 마이크로 LED는 무기물 소재를 채택한다. 이는 화질 열화와 번인(Burn-in) 우려가 있는 유기물 소재와 달리 관련 현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수명도 10만 시간에 달해 훨씬 길다.

 

초 프리미엄 TV를 위한 기술

신제품에는 ‘마이크로 AI 프로세서(MICRO AI Processor)’ 기술이 적용된다. 이는 기존 QLED 8K에 적용된 퀀텀 프로세서(Quantum Processor) 기술에 기반해 자발광 특성과 독자적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결합해 만든 전용 프로세서다. AI 프로세서는 각 장면에 최적화된 HDR(High dynamic Range) 영상 구현 능력과 밝기를 적용해 시청자가 느끼는 입체감을 끌어올린다.

사운드 측면에서는 5.1채널의 ‘아레나 사운드(Arena Sound)’ 기술을 통해 별도의 외장 스피커가 없어도 몰입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제작됐다. 영상 속 사물의 움직임에 맞춰 사운드가 스피커를 따라 움직이는 ‘OTS Pro(Object Tracking Sound Pro)’ 기술도 적용됐다.

베젤을 최소화한 모노리스(Monolith) 디자인의 신제품은 110인치의 크기를 4분할로 즐길 수 있는 ‘쿼드뷰(4Vue)’ 기능도 지원한다. 이 경우 HDMI 단자에 연결 가능한 모든 기기를 따로 설정해 시청할 수 있어 뉴스, 주식, 스포츠, 인터넷 등을 보는 다중 화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신제품에는 초고속 디스플레이 실장 기술도 적용됐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 팀장 최용훈 부사장은 “생산량과 관련해서는 미세한 크기의 칩들을 얼마나 빠르게 실장할 수 있는가와 양산 기술이 얼마나 확보됐는가가 핵심이다. 이미 대량 생산을 위한 공정 기술은 확보된 상황이며, 기존의 B2B 제품보다 더 의미 있는 수량으로 판매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는 이에 맞춰 장비와 공정을 셋업 중인 단계로, 내년 1분기에는 충분히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VVIP 마케팅 전략 꾸리는 삼성

가정용으로 출시되는 마이크로 LED TV의 가장 큰 시장 진입 장벽은 역시 1억 7000만 원에 이르는 출고가다. 삼성전자는 12월 중으로 예약 판매를 진행하고 2021년 1분기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럽, 미국, 중국 시장 쪽에서도 반응이 있어 내년 판매를 계획 중이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품 전략팀 허태영 상무, 개발팀장 최용훈 부사장, 전략 마케팅팀장 추종석 부사장, 영상 전략 마케팅팀 조성혁 전무, 삼성전자 한국총괄 김보경 상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전략 마케팅팀장 추종석 부사장은 “마이크로 LED는 지금껏 거의 없었던 시장인 만큼 삼성전자가 시장을 주도할 계획이다. 그래서 초기에 소비자에게 좋은 제품이라는 점을 인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과 올해 98인치 QLED TV를 많이 판매해, 여기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판매 방안을 수립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 LED 제품의 가격 변동에 대해서는 최용훈 부사장이 “LCD를 시장에 처음 도입했을 때 32인치, 40인치 크기가 1000만 원에 가깝게 판매됐다. 지금은 20~30만 원 정도로 시장가격이 형성돼 있다. 정말 중요한 것은 고객에게 확실한 가치를 전달하는 게 우선이다”라며, “삼성전자가 제품을 출시하고 업계를 선도해갈 때 반응이 좋다면 시장 에코가 형성되고 많은 플레이어가 합류해 가격은 극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종석 부사장은 마케팅 전략에 대해 “최근 가정에서 최고 수준의 엔터테인먼트 솔루션을 원하는 수요가 제법 많다. 이런 고객을 찾아가는, 소위 VVIP 마케팅을 하고자 한다. 또한, 소비자 케어 프로그램 등을 준비해 각별한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스플레이 사업 전략, 어떻게 바뀌나?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품 전략팀 허태영 상무는 “전 세계적으로 초대형 TV가 열풍이다. 현재 70~100인치대의 다양한 사이즈를 검토 중이며, 어떤 초대형 사이즈라도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고 상황을 이야기했다. 이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영상 전략 마케팅팀 조성혁 전무는 “올해 전 세계 75인치 시장은 550~600만 대의 수요로 성장할 것이며, 내년에는 75인치 이상 초대형 시장 수요가 700만 대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QNED 등 새로운 QD(퀀텀닷) 기술 개발을 발표한 직후라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라인업에 대한 궁금증도 존재한다. 조성혁 전무는 “QLED 제품은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할 라인업을 준비 중으로, CES 2021 퍼스트룩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마이크로 LED는 QD 기술과는 차원이 다른 초고가 시장을 목표로 하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삼성전자는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110인치 마이크로 LED TV를 공개했다

추종석 부사장은 “기존 QLED 라인업에 미니 LED가 상위 포지션으로 들어가고, 그 위에 대형 마이크로 LED가 자리 잡게 되는 구조다. QD-OLED 기술은 아직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 중인 단계로, 개발 진행을 논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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