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몰아치는 엔지니어 산업 속 지퓨텍은 10년째 성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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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몰아치는 엔지니어 산업 속 지퓨텍은 10년째 성장 중
  • 선연수 기자
  • 승인 2020.04.2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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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복잡해지는 분석계기와 HVAC, 변하는 만큼 수요도 꾸준

[테크월드=선연수 기자] 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공장들은 더 많은 장비를 필요로 하지만, 이를 위해 늘릴 수 있는 땅은 없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보다 섬세한 작업이 요구되며, 만족해야 할 제품 인증 기준 또한 높아져간다. 지퓨텍은 이런 까다로운 산업기준을 만족하는 분석계기(Analyzer) 패키징 시스템과 HVAC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현재 퀴즈톡과 함께 지퓨텍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전창섭 대표이사를 만나 지퓨텍이란 이노비즈 강소기업, 한발 더 깊숙이 나아가 업계의 현황을 살펴봤다.

 

지퓨텍 전창섭 대표이사

 

Q. 지퓨텍은 어떤 기업인가?

지퓨텍은 온라인 프로세스 분석계기(On-Line Process Analyzer), 방폭형 HVAC(Heating Ventilation & Air Conditioner), 분석계기 패키징 시스템 등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2009년도 설립돼 지난해 10주년을 맞았다. 거래처의 90% 이상이 대기업으로, 현재 국내에서 분석계기 관련 사업을 하는 곳은 5곳 정도뿐이다. 이 분야는 기술 장벽이 높고, 대기업을 상대로 벤더 승인(Vendor approval)을 받는 과정도 까다로워 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이 시작하기에는 어려운 사업 중 하나다.

 

Q. 지퓨텍이 주로 생산하는 분석계기, HVAC는 주로 어디에 활용되는가?

주로 GS 칼텍스, SK, 에스오일, 현대 오일뱅크와 같은 정유사, LG화학, 롯데케미칼, SK케미칼, 한화토탈, 한화케미칼과 같은 석유·화학사, 포스코와 현대제철과 같은 철강사, 한전 5대 발전사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열거한 기업들은 ‘원유 분해 → 기름 분리 → 가스화 → 화학·철강 제품 생산’과 같은 과정을 거치는데, 제조 과정에서 생산되는 성분을 분석하고 부생가스를 처리해야만 한다.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분을 사람을 대신해 24시간, 365일 측정해주는 것이 분석계기다. 온도, 압력조건, 샘플의 컨디션을 고려해서 재질을 선정하고 배열을 설계해야 하며, 지퓨텍은 최적의 컨디션을 위해 설계부터 제작, 검사, 공급, 시운전·현장교육, A/S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HVAC는 이런 공장에서 냉·난방을 유지하기 위해 가동되며, 이 또한 방폭설계가 필수적이다.

앞서 말한 분석계기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은 측정 샘플이 대부분 가연성이나 폭발성인 경우가 많아, 이를 방호할 수 있는 방폭설비·설계가 갖춰진 분석계기를 필요로 한다. 이는 폭발 점화원이 없는 부품들로 구성되기에 일반 분석계기의 최소 3배 이상의 가격을 가지며, HVAC의 경우 10배까지 차이가 발생한다. 이런 방폭과 관련해 국내에서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KOSHA)이 심사를 진행하고,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과 한국가스안전공사(KGS)이 인증을 수여한다. 지퓨텍은 매년 이곳에서 방폭 심사를 받고 있으며, KTL과 KGS 두 곳의 인증을 모두 받은 기업이다.

 

지퓨텍 공장 내부. 분석계기, 방폭형 미니 에어컨이 달린 분석계기, HVAC 등 기업별 요구조건에 맞춘 가지각색의 설비 기계가 줄지어 놓여있다.

 

Q. 최근들어 방폭 설계된 분석계기가 더 각광받는 분야가 있는가?

1997년 CO2 배출 규제를 위해 채택된 교토의정서가 올해면 계약이 만료돼, 2021년부터 시행되는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새롭게 채택되는 등 전 세계가 대기 오염 물질 배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국내 환경부도 오염물질 다량 발생 사업장 중 최근 2년간 한 해라도 연간 황산화물 4톤, 질소산화물 4톤, 먼지 0.2톤을 초과 배출한 곳은 제재 대상으로 삼고 관련 규제를 강화·적용했다.

작년 4월 ‘대기관리권역법’에 따라, 총량관리사업장에 대해 굴뚝 원격감시체계(TMS, Tele-Monitoring System) 부착이 의무화됐다. 굴뚝TMS는 대기오염 물질 배출을 원격으로 감시하는 시스템으로 공장의 굴뚝에 설치된다. 굴뚝에는 배출 물질을 검출하는 프로브가 달려있고, 채취된 데이터는 업체와 환경부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때 배출 기준량을 넘기게 되면 환경부에서 이상이 발생했다거나, 공장 가동을 멈추라는 연락이 오는 방식이다.

정유·화학 등의 회사들은 대부분 내부에서 스팀을 사용하기 위해 히터를 가동하며, 정유소 한곳만 해도 히터가 약 200개에 달한다. 정부는 강화된 지침에 따라 2021년 7월까지 굴뚝TMS를 의무적으로 부착하도록 했으나, 실제로 적용에 무리가 있어 현재 3종 이하의 배출구는 2022년으로 부착 시기를 연기하는 것을 검토 중에 있다.

이런 배경을 두고, 지퓨텍은 이 과정에서 분석계기·설비에 관련해 굴뚝TMS 레퍼런스에 대해 협력한다. 이는 산업의 부흥 여부와 관계없이 공장들이 필수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부분이라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Q. 홈페이지에 공시된 파트너사로 ABB, 써모피셔, FPI 등이 있다. GS칼텍스와의 사업도 흥미로운데, 협력사들과의 관계는 어떤가?

GS칼텍스가 2018년 진행한 올레핀 생산시설(MFC, Mixed Feed Cracker) 신규 건립에, 입찰 참여를 통해 분석계기 부문의 수주를 하게 됐다. 이와 함께 2016년부터 GS칼텍스가 진행하고 있는 ‘고 투게더(Go Together)’ 사업을 통해 방폭형 미니 에어컨 개발을 진행했다. 이는 GS칼텍스와 한국생산성본부(KPC)가 함께 중소기업의 기술 역량과 자본을 지원해 제품 생산을 돕는 사업이다.

현재 석유·화학 공장이 들어설만한 곳은 다 들어선 상황이다. 더 이상 공장 부지를 늘릴 수는 없는데, 기술은 고도화되고 규제는 까다로워지면서 한정된 공간에 새로운 장비가 계속 추가되고 있다. 게다가 산업 특성상 방폭설비까지 갖춰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함께 개발하게 된 것이 바로 방폭형 미니 에어컨이다.

먼저 사업 1차 연도에는 한국생산성본부와 함께 당시 국내에는 없던 방폭형 모터를 개발했다. 이를 기반으로 방폭형 에어컨을 제작했으며, 현재 GS칼텍스를 비롯한 다양한 업체들에 공급이 예정돼 있다. 신규 공급량도 많지만, 기존에 사용되는 에어 컴프레서도 보다 작고 효율적인 미니 에어컨으로 교체하려는 수요도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퓨텍 공장 내부. 분석계기의 오른편에 미니 에어컨이 탑재돼 있다. 분석계기는 이와 같은 캐비닛 형태로 좁은 공간에 들어가기도 하며, 큰 쉘터 공간에는 분석계기들이 들어간 뒤 HVAC로 냉난방을 조절한다.

 

Q. 국내에서 이와 관련된 설비를 하는 곳이 많지 않다고 했다. 과거에 어떤 부분이 진입을 어렵게 한 건가?

약 20년 전에는 분석계기나 방폭 장비를 모두 수입해 사용했다. 지퓨텍 이전에 재직하던 모 기업에서 당시 국내 개발을 추진하려 했으나, 미국의 슈퍼바이저는 한국은 아직 때가 아니라고 했다. 분석계기는 기간산업으로,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불이 넘어야 제작, 공급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30~40년 전에 울산, 여수, 대산 석유화학단지 등 관련 공장 단지들이 한창 세워진 후, 공장을 가동하는 인력을 충원하기도 바쁜 시기였다. 이후 2세대 엔지니어들이 등장하면서, 분석계기 산업도 일굴 수 있게 된 것이다.

HVAC는 정부 과제로 신청하고 선정돼 개발한 기술이다. 2년 과제로 5억 원을 지원받았으며, 개발에 성공해 국내 최초로 방폭 인증을 받고 최초로 제품을 양산해냈다. 당시 기업들은 외산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당시 지퓨텍의 HVAC 제품은 가격 부분에서는 60% 수준이었고 국내에서 제품 생산부터 A/S까지 지원하니 이점이 컸던 것 같다. 또한, 분석계기를 사용하는 산업에는 HVAC가 거의 필수적이라, 이를 통합지원하는 것도 강점 중 하나가 됐다.

 

Q. 책 읽기 문화가 있는 곳이라고 들었다. 제조 설비 공장에서 이런 문화를 시도하고 정착시킨 이유는 무엇인가?

직원들 4명 정도를 한 조로 만들어 독서 토론회를 열고, 기록하는 일을 4년 정도 진행하고 있다. 도입 초기에는 직원들의 반발이 심했으나, 같은 사람의 4년 전과 지금의 독서 토론 후기를 보면 사고가 굉장히 긍정적으로 변했음을 알 수 있어 긍정적인 결과를 냈다고 생각한다. 독서 자체로도 좋은 습관이며, 하나의 주제에 대해 본인의 이야기를 하고 서로 다른 생각을 공유하면서 인정하는 태도 등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직원들이 배움을 얻고 의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독서토론만은 강경하게 이어나가고 있다. 혁신이란 게 어렵다. 그러나 불가능한 것이 아니며, 그에 응당한 노력을 하지 않을 뿐이다.

 

지퓨텍의 특허 인증서들. 국내 최초 방폭형 HVAC 등 기술 국산화 작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Q. 현재 지퓨텍과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인 퀴즈톡 두 기업의 대표를 맡고 있다. 서로 색깔이 다른 분야인데, 운영에 어떤 다른 점이 있는가?

처음에는 두 기업의 차이로 인해 어려운 점이 많았다. 지퓨텍은 매뉴얼화돼 있어 시스템에 따라 진행하고 결과물이 나오는 방식이다. 그런데 퀴즈톡은 매뉴얼이 있으면 오히려 결과가 이상해진다. 이전에 퀴즈톡에서 기획 인재를 채용했을 때, UX/UI 부분에서 원하는 대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내가 스마트폰 쓰는 시간은 많아봐야 하루에 4시간 정도인데, 하루 종일 기기를 붙잡고 일하는 사람에게 무엇을 지시하겠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는 자율권을 부여해, 직원들에게 열어놓고 다양한 의견을 받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상사가 일을 가르쳐줘야만 일을 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 업무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Q. 무탈하고 성실하게 잘 커 온 기업으로 보인다. 지퓨텍의 미래는 어떠한가?

설립 10주년을 넘기면서 기업 기반을 거의 다 다진 상태다. 개인 한 명이 빠진다고 해서 제조 공정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닌, 서버를 통해 정보를 바로 알 수 있도록 시스템화돼 있다. 이번에 스마트공장 관련 사업을 새로이 진행하게 됐는데, 감사 팀이 방문해보더니 사업장이 준비가 잘 돼 있어, 기존에 신청했던 1개년도 사업을 2개 연도까지 늘리는 걸 권유받아 총 2억 5000만 원을 지원받기로 결정됐다. 또 조선업 쪽으로도 방폭 관련 수요가 커 관련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10년간 꾸준히 성장해 작년에 최고 매출을 경신했으며, 올해는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엔지니어링 산업은 흐름에 따라 계속 변화하는 곳이지만, 기업과의 협업이나 정부 과제 등을 지속적으로 함께 해나가며 단단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다.

 

지퓨텍 공장 전경. 캐비닛 설비 제조는 이곳, 쉘터 관련 설비 제조는 제2 공장에서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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