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월드=배유미 기자]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어요.”

최상위권 학생들에게 어떻게 공부했냐고 질문했을 때, 흔히 들을 수 있는 답변이다. 상위권을 유지하기 위해 특별한 비결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사실 모든 것은 가장 기본이 되는 교과서를 섭렵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개념을 바로잡은 학생은 아무리 어렵게 응용된 문제가 나와도 차근차근 기본기를 바탕으로 풀어간다.

이처럼 탄탄한 기본기는 대부분의 수요에 대응하는 기반이 된다. 또한, ‘기본’이 되기 위해서는 시장의 트렌드를 잘 읽고 이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완벽한 기본을 통해 최적의 맞춤화를 지원하는 콩가텍의 김윤선 한국지사장을 만나 그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윤선 콩가텍코리아 지사장

산업용 컴퓨터 모듈 제공업체 콩가텍, 산업의 기준이 되다

디지털 전환으로 IT가 적용되지 않는 산업군을 찾아볼 수 없는 시대다. 각 산업에 적용되는 컴퓨터 또한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대부분 공장을 비롯한 업체에서는 산업용 컴퓨터(Industrial Computer)를 사용한다.

콩가텍은 이런 산업용 컴퓨터 모듈 제공 업체다. 콩가텍의 모듈을 구매한 고객들은 이를 기반으로 각각에 알맞은 산업용 컴퓨터 완제품을 제작∙판매한다. 김윤선 지사장은 이와 관련해 ”현재 대부분의 산업용 컴퓨터 업체들은 모듈만 제공하는 우리와 달리 완제품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이들은 우리의 경쟁사이자 소비자”라고 설명했다.

콩가텍은 산업용 컴퓨터 시장에서 세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산업용 컴퓨터에 내장되는 모듈의 표준을 콩가텍이 주도할 정도로 그 입지는 견고하다. 특히, 자사의 주요 모듈 COMe는 콩가텍이 PICMG(PCI Industrial Computer Manufacturing Group)에 제시한 모듈이다. PICMG는 컴퓨팅 관련 표준을 제정하는 단체로, 콩가텍은 현재 PICMG 임원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윤선 지사장은 “많은 산업용 컴퓨터 관련 업체들이 COMe를 비롯한 우리의 표준을 기반으로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며 “이미 기준처럼 자리잡은 콩가텍의 모듈은 언제 어디서든 적용되고 사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언급한 COMe는 현재 데이터 처리용량을 더욱 확장하는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중이다. 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 기반으로 서버 운영이 바뀌면서 대용량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빈도도 증가했다. 이와 같은 트렌드에 맞춰 콩가텍은 초기 버전에 비해 용량이 대폭 확장된 COMe 버전3까지 출시했다. 지금도 콩가텍은 클라우드를 비롯한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적합한 모듈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에지 컴퓨팅의 급부상, 콩가텍은 COM HPC 출시로 대응

콩가텍의 COM Express Type 7 Server-on-Module 제품. (자료제공=콩가텍코리아)

클라우드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관련 부수적 기술들도 급격하게 개발되고 있다. 특히, 보안성과 가속성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으로 ‘에지 컴퓨팅’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중앙 집중형 서버를 이용할 때에는 클라우드와 단말기 간 장거리 통신이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과정에서 중앙서버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소화하지 못하는, 데이터 처리 병목현상이 일어났다. 그 과정에서 속도가 지연되고, 보안성도 취약해져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클라우드와 각 단말기 사이에서 역할을 하는 에지 컴퓨팅의 등장은 의미가 크다. 클라우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에지 컴퓨팅은 중앙기관이 처리해야 할 데이터를 각 에지 컴퓨터에서 분산 처리해, 처리속도와 효율성을 높인다.

에지 컴퓨팅의 중요성이 증가하면서, 콩가텍은 COM HPC 표준을 선보였다. COM HPC는 에지 컴퓨팅 서버를 타겟으로 한 모듈 표준이다. 콩가텍은 하이퍼바이저 솔루션을 제공하는 독일 업체 RTS(Real Time Systems GmbH)사를 인수해 COM HPC를 비롯한 다양한 모듈의 소프트웨어 분야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하이퍼바이저(Hypervisor)는 실시간 운영체제(RTOS)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리눅스와 같은 범용 운영체제(GPOS) 등 여러 운영체제가 멀티코어 x86 프로세서에서 동시에 실행될 수 있도록 해주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현재 콩가텍이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부분도 COM HPC다. 콩가텍은 클라우드와 에지 컴퓨팅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는 현 트렌드에 발맞춰, 관련 기술을 지속해서 개발해 나가고 있다.

COM-HPC 모듈은 두 가지 성능 등급대와 사이즈로 제공된다. 작은 것은 클라이언트 용이고, 큰 것은 서버 용이다. (자료제공=콩가텍코리아)

한국은 메디컬, 서구권은 스마트팩토리 중심

산업용 컴퓨터가 활약하는 현장은 광범위하다. 현재 산업용 컴퓨터의 활용 범위는 ▲스마트팩토리 ▲방산 ▲엔터테인먼트 ▲로보틱스 ▲의료기기 등에 걸쳐 있다. 콩가텍은 이런 광범위한 수요에 대응해 고객이 원하는 어떤 제품이라도 제조∙제공할 수 있다.

권역마다 주요 시장이 조금씩 다른 가운데, 콩가텍은 한국에서 의료기기 분야에 자사 제품을 가장 많이 납품하고 있다. 콩가텍은 총 4개의 메디컬 기업 ▲GE ▲지멘스 ▲삼성메디슨 ▲알피니언(Alpinion)과 협업해 각 병원에 납품하는 초음파 진단기를 제작한다. 김윤선 지사장은 “국내에서 전세계 수요량의 5분의 1 정도를 생산하고 있다"며 “여성용 진단기, 심혈관계 진단기, 심장 진단기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고 전했다. 이처럼 콩가텍 코리아는 해당업체들과 협업해 각 특징과 수요에 맞춰 초음파 진단기에 들어가는 COMe 모듈을 공급하고 있으며, 세계 초음파 진단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아시아권과 달리 서구권, 특히 독일에서는 인더스트리(Industry) 4.0의 본고장에 걸맞게 스마트팩토리 관련 매출이 가장 높았다. 총리 주도하에 이뤄지고 있는 인더스트리(Industry) 4.0 전략으로 독일 내에서는 스마트팩토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김윤선 지사장은 “콩가텍은 독일에 본사가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며 “콩가텍의 유럽 시장 내 매출은 6~70%가 스마트팩토리 관련”이라고 전했다.

콩가텍이 주목한 시장은 ‘미국’과 ‘일본’

현재 콩가텍 본사는 미국과 일본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김윤선 지사장은 “미국과 일본 둘 다 수요가 많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현재 콩가텍은 미국과 일본시장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콩가텍의 전반적인 매출은 60%가 유럽, 20%가 아시아, 그리고 나머지 20%가 미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에서 창출됐다. 이에 대해 김윤선 지사장은 “해외에 진출한 기업이라면, 게다가 기술 기업이라면 미국 내 매출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이에 따라 콩가텍 본사는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그 일환으로 콩가텍은 몇년전 CEO와 영업 부사장을 미국 출신으로 영입했으며, 2020년에 미국 내 상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관련 업계에서 일본은 한국 시장의 규모의 약 2배를 차지한다. 그러나 콩가텍은 일본 시장에서 아직은 의미 있는 매출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자 콩가텍은 보다 적극적으로 해당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콩가텍은 현재의 매출 규모보다는 미래 성장성을 가진 국가들을 주타겟으로 삼아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콩가텍은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 적극 대응하면서, 한국 내에서도 입지를 더욱 다져갈 계획이다. 콩가텍 한국지사가 설립된 2018년 당시, 한국에서는 이미 다른 경쟁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으며, 지금도 그 경쟁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김윤선 지사장은 “국내에서 의료 분야의 선점적 지위를 유지하며 스마트팩토리, 자동화, 방산 분야의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백업제품'의 포지션을 유지할 예정" 이라고 전했다. 이어 "어떤 고객이던 단일 회사 제품만 사용하는 것은 잠재적 위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 백업제품은 필요하다" 며 "늦게 시작했더라도 조금씩 콩가텍 제품을 사용한 고객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이를 통해 시장을 넓혀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텔이나 AMD, NXP 등의 CPU 업체들이 새로운 임베디드 제품을 내놓으면 콩가텍도 이에 맞게 새로운 모듈을 제작해야 한다. 이처럼 임베디드 컴퓨팅 시장은 각 기업들이 트랜드와 에코시스템에 맞춰 협업하면서 시장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기본기를 다져 세계의 기준이 된 것처럼, 콩가텍은 지금도 끊임없이 자체 기술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한편, 콩가텍코리아는 현재 영업, 기술지원 부문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 김 지사장은 인재채용과 관련해 “입사 지원과 함께 헤드헌팅도 진행하고 있다”며 “콩가텍과 산업용 컴퓨팅에 관심 있는 인재라면 많은 지원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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