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진 찍기, AI의 영역으로 넘어갈까?

[테크월드=선연수 기자] 

 

카메라를 구입할 때 또는 휴대폰을 고를 때 카메라 성능을 신중하게 생각한다면, 어떤 부분들을 고민하는가? 카메라 화소, 렌즈의 화각, 본체의 무게, 촬영 속도, 이미지 센서 등 따져볼 항목이 다양하다. 그러나 이 모든 건 결국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한 선택이며, 우리는 촬영 결과물을 보고 판단한다. 고가의 플래그십 제품인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와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는 왜 똑같은 음식을 찍어도 다르게 보이는 것일까?

 

8K 시대, 고화질보다 중요한 건?

누구나 고품질의 사진을 간단히 촬영할 수 있는 현재, 일반 카메라(또는 스마트폰 카메라) 사용자들에겐 더 높은 화소수, 고성능 센서, 렌즈에 대한 욕망이 크지 않다. 더욱 선명해 보이고, 실물처럼 보이며,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사진을 원하는데, 이를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이미지 프로세서’다.

 

이미지 프로세서에 따라 출력되는 이미지가 달라진다.

이미지 프로세서란 외부의 빛이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를 통해 전기 신호 데이터로 들어오게 되면, 이를 우리가 볼 수 있는 이미지로 변환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선명도, 색 재현도, 화이트 밸런스, 노이즈 제거와 같은 작업이 픽셀마다 수행되며, 작업 후 파일의 압축이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이미지 프로세스마다 조금씩 다른 설정 값을 가지기 때문에 출력되는 이미지가 달라보이게 된다. 스마트폰으로 4K를 촬영할 수 있게 되고, 전문가용 카메라 또한 화소수가 점차 높아짐에 따라 픽셀수가 점점 늘어나, 더 많은 픽셀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프로세서가 요구되고 있다.

카메라 제조사별로 니콘은 Expeed, 캐논은 Digic, 소니는 BIONZ X, 올림푸스는 TruePic 등 각기 다른 이미지 프로세서를 사용하며, 탑재된 이미지 센서도 각각 달라, 원본 데이터 자체에 차이가 발생해 이 또한 다름의 요인이 된다.

 

구도만 잡아라, 순식간에 세팅하는 AI

DSLR의 경우 앞서 설명한 것처럼 다양한 기능을 빠르고 편리하게 제공하면서도, 조작과 설정은 촬영자에게 맡긴다. 반면 스마트폰은 비전문가도 손쉽게 만족도 높은 사진을 찍어내는 방향으로 기술이 개선되고 있으며, 이에 AI는 아주 유용한 기술이다. 삼성전자, LG전자, 화웨이 등은 최신 플래그십 모델에 모두 AI 이미지 프로세싱 기술을 적용했다. 카메라가 책인지, 강아지인지, 풍경인지 촬영하는 피사체를 분별한 뒤, 적합한 조도, 초점, 색감 필터 등을 설정하는 것이다. 음식은 선명도를 높여서 밝게, 글자가 많은 경우 글자에 자동으로 초점을 맞추며, 고양이나 사람과 같은 대상에는 아웃 포커싱을 지원하는 등 센서의 데이터를 활용해 사용자가 설정을 조작하지 않고도 최적화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돕는다.

 

소니는 Eye AF 기술을 통해 AI가 동물의 눈동자를 인식함으로써, 움직이는 동물도 초점 맞춰 촬영할 수 있다.

그러나 DSLR도 움직이는 피사체의 거리에 맞춰 매 순간 설정을 조정할 수는 없기에 AI 적용의 예외 구역은 아니다. 소니는 눈동자 감지 알고리즘 이미징 기술인 ‘Eye AF’를 구현해냈다. 이 모드를 설정한 뒤 촬영하면, 사람의 눈동자를 인식해 인물에 초점이 고정돼, 스포츠에서 찰나의 순간처럼 동적인 장면을 담기에 유용하다. 또한, 사람처럼 동물도 눈동자를 감지해 초점을 맞추는 동물용 실시간 Eye AF 기능도 선보였다.

 

고기능보다 중요한 최적화 기술

이제는 물리적인 기능 향상만큼이나 사용자 최적화 환경 구현 기술이 중요해지고 있다. 성능도 좋고 목적도 뚜렷한 보급형 카메라를 뒤로하고, 100만 원을 호가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사진 기술이 더 관심 받는 이유 또한 이에 연유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전문 카메라만큼의 성능을 위해 스마트폰에 카메라 렌즈가 3개씩 탑재되고, 가볍고 콤팩트한 기능성 카메라 미러리스가 흥하는 현재, 앞으로 카메라 기술이 어떤 방식으로 사용자에게 맞춰 변화해나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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