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vs TSMC, 7nm 공정의 승자는?

[테크월드=양대규 기자] 반도체 파운드리 업계에서 7나노(nm) 공정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18년에는 가장 먼저 시작한 TSMC의 독점 양산 체제였다면, 2019년에는 2018년 양산을 시작한 삼성전자가 직접 가세하며 치열한 경쟁 구도가 펼쳐질 전망이다. 특히, 글로벌 파운드리와 인텔이 7nm 공정을 잠정적으로 연기를 하면서, 2019년은 TSMC와 삼성전자의 양파전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TSMC와 삼성전자의 7nm 싸움, 1라운드는 TSMC 승리

TSMC는 2018년 7nm 공정의 절대적인 강자였다. 삼성전자가 양산 채비를 하는 동안 TSMC는 이미 여러 반도체 업체의 수주를 받았으며, 실제 생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2018년 10월 TSMC는 애플의 바이오닉 A13 칩의 모든 주문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TSMC는 애플과 2019년 출시할 아이폰XS 차기 제품용 A13 칩에 대해 공급 독점 계약을 맺었다. A13 칩은 A12와 마찬가지로 TSMC의 7nm 공정으로 제작될 전망이다. TSMC는 2018년 상반기부터 7nm 핀펫(FinFET) 공정 기술을 이용해 칩을 양산했다. 2018년 TSMC는 애플 외에도 하이실리콘, 퀄컴, 엔비디아, AMD, 자일링스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로부터 7nm 물량을 독점적으로 수주했다. TSMC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과반을 차지하며 세를 불리고 있다. 업계는 2018년 TSMC 매출의 10% 이상이 7nm 핀펫 공정 양산을 통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TSMC는 최근 미디어 브리핑에서 2019년 100여 개의 7nm 칩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2018년 생산한 50여 개의 두 배 수준이다. 이 주문을 통해 TSMC는 12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TSMC보다 한발 늦은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미국에서 기술설명회 '테크데이'를 열고 기존 10nm 공정과 비교해 반도체 성능을 최대 20%, 전력 효율을 50% 높일 수 있는 7nm 반도체의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경기도 화성시에 EUV 라인 기공식을 열어 현재 건설을 진행 중이며, 2019년 완공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7nm 공정의 첫 번째 고객은 퀄컴이 될 전망이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855 칩셋을 2019년부터 삼성전자의 7nm 극자외선(EUV) 공정을 통해 생산할 계획이다. 퀄컴은 우선 2019년 상반기를 겨냥한 스냅드래곤 855 초도 물량을 대만 TSMC에 위탁 생산한다는 방침이지만, 삼성전자가 7nm EUV 공정을 안정화한 이후에는 삼성전자와 TSMC, 양쪽에서 모두 칩을 생산할 계획이다. TSMC와 삼성전자, 투 트랙으로 칩 생산을 맡긴다는 것이다.

이어 지난 12월 21일에는 IBM이 삼성전자와 7nm 공정 기반의 서버용 고성능 반도체 칩 생산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서버용 반도체 칩은 수익성이 높으며, 모바일 시장이 정체를 겪는 가운데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시장이다. 삼성전자는 대당 1500억~2000억 원에 달하는 고가의 EUV 장비를 도입했으나 퀄컴 외에는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해, 이번 IBM과의 계약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업계에 따르면, IBM은 7nm CPU 생산 공정과 관련해 삼성전자, TSMC 등과 지속적으로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IBM은 현재 서버용 칩 시장 1위 기업인 인텔에서 완제품을 구입하는 대신 자체 CPU를 파운드리 업체에 위탁 생산한다. 글로벌 파운드리가 7nm 공정을 잠정 보류하며, IBM이 접촉할 업체는 삼성전자와 TSMC 두 곳밖에 없다.

TSMC가 7nm 공정을 먼저 도입한 이후 글로벌 고객사를 잇달아 놓쳐온 삼성전자 입장에 퀄컴과 IBM의 수주는 희소식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우위를 꾀하고 있다.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약 70조 원이다. 파운드링 업계 4위인 삼성전자는 TSMC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7nm 파운드리를 상용화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7nm 공정에 대한 기술 개발이 어렵고, 막대한 투자가 필요해 많은 업체가 투자를 늦추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 유이의 7nm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자가 점유율을 높일 좋은 기회라고 말한다.

본 기사는 <반도체 생산 업체별 7nm 공정 도입 현황 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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