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경쟁우위 유지하고 파운드리 강화
[테크월드뉴스=서유덕 기자]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주요 관계사는 향후 3년간 240조 원 규모를 투자하겠다고 지난 24일 발표했다. 투자 대상은 반도체, 바이오, 차세대 이동통신, 4차 산업혁명 등 분야이며, 총액의 75%(180조 원)를 국내에 투자한다.

삼성이 발표한 투자는 대부분 삼성전자, 특히 반도체 부문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삼성의 전체 투자액 중 90%에 가까운 규모가 삼성전자에서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2018년 8월 8일 ‘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 방안’을 내놓으며 공언했던 3년간 전사 총 180조 원(국내 130조 원) 규모 투자를 완료했다고 이번 발표에서 언급했는데, 2018~2020년 삼성전자의 투자액 총합은 154조 9000억 원으로 전사 투자액의 86%에 이른다. 지난 3년간의 투자 동향을 고려해본다면, 240조 원의 85%인 204조 원 이상이 삼성전자의 투자에 쓰일 것이고 생각해볼 수 있다. 이번 발표에서 삼성이 언급한 주요 투자영역 4개 중 3개가 삼성전자의 사업인 이유도 있다.
미국과 EU의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 중국의 반도체 굴기 등 반도체 산업에 대한 선진국 정부들의 전략적 접근에 더해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진출과 차세대 공정 로드맵 공개 및 팻 겔싱어 CEO의 M&A 시사, TSMC의 애리조나 생산 라인 신설 투자와 2나노미터(㎚)급 초미세 공정 발표 및 16㎚ 이하 공정의 생산 가격 인상 발표 등 글로벌 반도체 대기업의 공격적 행보가 전 세계 반도체, 그 중에서도 시스템·파운드리 부분의 경쟁을 격화시키고 있다.
그리고 8월 중순, 업계 내에서 내년 이후 메모리 가격 하락과 업황 둔화 전망이 관측되자 삼성전자 주가는 2주 넘게 급락했다. 증권가에서는 과도한 우려에 따른 현상이라고 봤지만, 또 다시 메모리의 한계를 경험한 삼성으로서는 판을 바꿀 새로운 먹거리를 마련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지난 5월 7일 테크월드와 서울대학교 반도체공동연구소가 공동 개최한 ‘2021 시스템 반도체 좌담회’에서,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는 사이클 산업이기에, 당장 D램 가격이 오르더라도 공급 과잉으로 인해 다시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흐름을 투자자들도 안다”며 “이들은 시스템 반도체에 더 많은 가치를 두기 시작했다”고 언급하며 기업 가치 측면에서 메모리 사업의 한계를 지적한 바 있다.
삼성은 14㎚ 이하 D램과 200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앞세워 메모리 우위를 유지하고, 3㎚ 공정에 GAA 기술을 적용하는 등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사업 규모가 있으니 당장 메모리에 준하는 액수를 시스템LSI와 파운드리에 투입하긴 어려울 것이나, 85%에 가까운 투자 증액이 이뤄질 것으로 분석된다[표1]. 한편 삼성전자는 5월 13일 평택캠퍼스에서 진행된 ‘K-반도체 전략 보고대회’에서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만 171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표1] 삼성 투자 세부내역 전망(F: 전망, 단위: 조 원, 출처: 삼성전자,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https://cdn.epnc.co.kr/news/photo/202108/214284_214332_1556.jpg)
삼성은 240조 원 중 180조 원을 국내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같은 비율을 적용하면 삼성전자의 투자액 약 217조 원 중에서 국내에 투자되는 금액은 169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설비투자 관련, 작년 8월 가동을 시작한 평택 2공장에서는 1z㎚(3세대 10㎚급) LPDDR5를 포함한 D램을 생산 중이다. 여기에 차세대 V낸드와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증설, 올해부터 가동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완공될 평택 3공장에서는 EUV(극자외선) 기술이 적용된 14㎚ D램과 5㎚ 로직 제품이 생산될 예정이다. 이처럼,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를 메모리, 시스템, 파운드리 복합 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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