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예측과 5G 사고대응 로봇을 활용한 OSP 통합 관리 시스템 발표

[테크월드=이건한 기자] 지난 2018년 11월에 발생한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사건은 국가 기간망인 통신 설비의 중요성과 철저한 관리의 필요성을 상기시켜준 사건이었다.

끝내 원인조차 규명하지 못한 당시 사고의 피해는 컸다. 등급이 낮은 일개 지사였음에도 불구하고 KT를 사용하는 일대 모든 통신이 두절되며 1만 곳이 넘는 상점의 결제 시스템과 각종 인터넷 서비스가 순식간에 무력화됐다. 개인 이용자들도 갑작스런 휴대폰 통신 두절로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었다. 지하란 특징, 복잡한 설비 구조로 인해 복구에 걸린 시간도 수일 이상. 그날의 사고는 결과적으로 KT란 거대 통신 기업의 자존심을 크게 구긴 사건이기도 하다.

KT는 이후 절치부심했다. 관련 시스템을 점검하고 지난 7월에는 국내 최대급인 KT 혜화국사에 폭탄이 터진 상황을 가정한 대응 훈련을 진행하며 비슷한 상황이 발생해도 대규모 통신 단절 사태를 피할 수 있는 실전 매뉴얼을 구축했다.

이어 이번에는 AI와 5G, 로봇 기술을 활용한 OSP(Out Side Plant, 외부 통신시설) 통합 관리 전략을 공개했다. OSP는 통신구, 통신주, 맨홀 등 외부에 설치되는 통신 설비 인프라를 말한다. KT가 현재 관리하는 전국 OSP는 통신주 230개(286km), 통신주 467만 개, 맨홀 79만 개다. 특히 초연결 사회로 대변되는 5G 시대에서는 이들 통신 설비에 대한 안정적인 운용 기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OSP 구조도 (자료=KT)

빅데이터 기반의 OSP 관리 시스템 '아타카마'

KT는 우선 통신 인프라의 설계부터 관제까지 모든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에 통합한 차세대 OSP 관리 시스템 '아타카마(ATCAMA)'를 상용화했다고 발표했다. 아타카마는 KT가 보유한 설계·운용·관제·장애복구 분야의 전문 인력들이 지닌 노하우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완성됐다.

아타카마에 적용된 AI 설계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에 약 100분이 걸리던 광케이블망 설계 작업이 약 5분으로 단축돼 생산성이 약 20배 개선된다. AI는 설계 시작부터 종단까지 전 구간의 최적 루트를 제안하며, 동시에 백업을 위한 이원화 루트를 함께 설계해 네트워크 안정성을 향상한다. 선로 개통 프로세스에 걸리는 시간도 5분의 1로 줄었으며 장애 원인 발생 위치에 대한 세부 파악도 가능해 한층 신속한 대처가 가능해졌다.

관제실 KT 직원들

 

5G 로봇으로 사고 감지부터 대응까지 한 번에

사고 현장에 대한 초동 대처와 안전한 복구를 위해 앞으론 사람 대신 5G 로봇이 적극적으로 투입된다. KT는 로봇으로 통신구 화재를 감지하고 AI로 맨홀로 관리하는 OSP 관리 솔루션을 함께 공개했다.  

기존 화재감지기는 실시간 대응이 어렵고 센서가 부착된 특정 지점에 대한 감지만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게다가 센서 동작에 필요한 전원마저 또 다른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반면 KT가 새롭게 개발한 화재감지기술(CTTRS)은 정밀한 온도 계측과 사고 예방을 가능케 한다. CTTRS는 케이블 기반의 분포형 온도계측 기술로 별도의 전원 없이 통신구 전 구간을 최소 0.5m 간격으로 온도상승 지점을 측정하고 0.1도 단위의 온도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또 평상시 학습한 통신구 온도 변화를 기반으로 이상 온도 패턴이 감지되면 이를 미리 알려 화재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CTTRS로 통신구 안 이상 변화가 감지될 경우, 통신구에 설치된 레일형·지상형 5G 로봇인 '사파이어(死fire)'가 해당 위치로 이동해 소화 분말을 분사하며 화재를 조기 진압한다. 사파이어는 풀HD 카메라와 열화상카메라(IR)을 통해 현장 상황을 5G로 실시간 중계하며, 5G 네트워크를 통해 원격으로 안전하게 조종할 수 있다.

KT의 통신구 화재진압 로봇, 사파이어(死fire)

이와 함께 새로 개발된 침수감지 기술(MFRS)은 AI 기반의 분포형 음파계측 방식으로 맨홀의 침수 여부를 판단한다. 매설된 광케이블을 통해 맨홀의 진동을 측정하고 음파 패턴을 계산해 맨홀의 침수 상태를 감지하는 방식이다.

정확한 침수 감지를 위해 CTTRS처럼 평상시 패턴을 학습하며 최대 40km 구간의 침수 상태를 1m 단위의 정확도로 감지할 수 있다. 침수 위치는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를 활용해 정밀하게 확인한다.

침수된 맨홀이 발견될 경우 5G 로봇 '빙수(泵水)'가 출동해 마그넷 리프터(Magnet Lifter)로 맨홀 뚜껑을 열고, 사람 대신 맨홀로 진입해 양수 작업을 실시한다. 빙수는 360도 카메라와 유해가스 센서로 맨홀 내부를 확인할 수 있어 특히 유독가스로 인한 인명피해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통신주의 기울임 정도를 측정해 선행 보수 실시

외부 케이블을 연결하는 통신주는 일반적으로 5m 이상 높이로 설치되므로 외부 충격이나 날씨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한 기울임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전신주 하나에 필요 이상으로 과다한 케이블이 연결돼 있는 환경에서는 바람 등으로 인한 사고 발생 위험이 더욱 커진다.

KT가 선보인 통신주 기울임감지 기술(PTRS)는 광케이블의 장력을 확인해 이상 여부를 파악한다. 최대 80km 범위 내의 통신주에 대한 감지가 가능하며, 1m 단위로 기울임 발생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KT는 이번에 발표한 OSP 기술과 솔루션들에 대한 정밀한 테스트를 거쳐 전국에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KT 네트워크부문장 오성목 사장은 “5G를 중심으로 펼쳐질 초연결사회를 누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통신 인프라의 근간인 OSP의 안정성이 높아져야 한다”며, “KT는 OSP 이노베이션센터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통신 인프라의 신뢰성을 한 차원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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