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선두 중심으로 본격 경쟁 돌입

[테크월드=이나리 기자]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는 단연 ‘3D 낸드(NAND) 플래시’다. 본격적인 빅데이터 시대에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 처리량이 많아지면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3D 낸드는 기존의 2D 낸드보다 셀 사이의 간섭 영향을 대폭 줄여 셀 특성을 향상시켰고, 지속적으로 적층 단수를 높임으로써 데이터 용량 확대와 원가절감이 장점이다. 이런 이유로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3D 낸드 플래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업체별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3D 낸드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낸드 플래시 시장 점유율 2위인 도시바, 적극적인 기술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SK하이닉스, 모바일 사업을 과감하게 접고 메모리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한 인텔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3D 낸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구도가 새롭게 형성되고 있다.

본 기사에서는 3D 낸드가 개발된 배경과 기업별 기술 현황 그리고 낸드 시장 동향에 대해 1,2,3회에 걸쳐 알아보겠다.

2013년 8월 삼성전자는 1세대 24단 ‘3D 낸드 플래시’를 ‘3D V(Vertical)낸드’라는 명칭으로  세계 최초 양산하기 시작했다. 1세대 3D V낸드의 경우 단층 구조의 기존 낸드플래시 대비 용량은 2배, 속도는 2배, 내구성은 10배, 전력 효율은 2배 개선됐다. 당시 삼성전자 측은 “3D V낸드를 SSD에 탑재함으로써 대용량 SSD 시장 확대, 시스템에서 스토리지의 속도 차이 대폭 개선, SSD 사용 수명 기간 확대, 내구성 향상, 소비 전력 감소 등으로 SSD 기술 트렌드는 한 단계 발전하게 됐다“며 앞으로의 시장 변화를 예고했다. 

3D 낸드 시장을 선점한 삼성전자는 2014년 5월 2세대 32단 3D V낸드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2세대는 1세대 V낸드보다 30% 이상 적층 수를 높였고, 기존 평면구조 MLC 대비 신뢰도 수명을 2배 늘리면서도 전력 소비량은 20% 절감시켰다.

삼성전자는 2세대를 공개한지 1년도 안된 2014년 10월, 3비트 3D V낸드 양산에 성공했다. 삼성의 3비트 V낸드는 2세대(32단) 공정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셀 하나에 저장되는 데이터 수를 기존 2개에서 3개로 늘려 셀 저장 용량을 1.5배 확대함으로써 10나노급 128 Gb를 구현해 냈다. 3비트 V낸드는 기존 10나노급 평면구조 낸드 제품보다 생산성이 2배 이상 향상되면서 서버용 SSD에서 보급형 PC SSD까지 제품군을 대폭 확대해 나갔다.
 
3D 낸드 기술 개발에 탄력을 받은 삼성전자는 2015년 8월 256 Gb 속도를 구현하는 3세대 48단 V낸드 양산을 시작했다. 3세대 V낸드는 셀이 형성될 단층을 48단으로 쌓고 나서 약 18억개의 원형 홀을 수직으로 뚫은 다음, 총 853억 개 이상의 셀을 고속 동작시킴으로써 각 셀마다 3개의 데이터(3비트)를 저장할 수 있도록 성능이 향상됐다. 따라서 총 2560억 개의 데이터를 읽고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3차원 원통형 CTF(3D Charge Trap Flash) 셀 구조’와 ‘48단 수직 적층 공정’, ‘3비트 저장기술’을 적용해 2세대 V낸드보다 데이터를 더욱 빠르게 저장하고, 소비 전력량을 30% 이상 줄였다. 또 기존 32단 양산 설비를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제품 생산성을 약 40%나 높여 원가 경쟁력도 대폭 강화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3D 낸드 기술로 제품을 양산한 업체는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삼성전자 2세대 32단 3D V낸드
삼성전자 3비트 V낸드

2016년 3월 낸드 플래시 시장 점유율 2위 기업인 도시바는 샌디스크(2015년 웨스턴디지털에 인수 됨)와 함께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48단 3D 낸드 양산에 성공하며 본격적으로 3D 낸드 기술 경쟁구도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당시 48단 3D 낸드 기술을 보유한 업체는 삼성전자와 도시바 뿐이었다.

삼성과 도시바의 3D 낸드 접근 전략은 기술적으로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다. 도시바는 삼성과 마찬가지로 CTF 기술을 활용해 3D 낸드를 양산하고 있지만, 핵심 영역인 콘트롤 게이트 생산방식은 다르다. 삼성전자는 콘트롤 게이트를 수직으로 쌓고 화학물질로 신소자인 타노스(TANOS) 막질을 입히는 방식으로, 도시바는 소노스(SONOS) 막질을 입히는 방식을 사용한다. 업계에서는 도시바의 방식이 당장 적층수를 높이는 데 쉽지만 세대수가 늘어날수록 공정이 복잡해져 생산성이 약해진다고 분석하고 있다.

도시바 48단 3D 낸드

비교적 후발주자인 SK하이닉스는 2015년 말에 처음으로 1세대 3D 낸드를 공개했고, 2016년 2분기 2세대 36단 3D 낸드를 모바일 시장 타겟으로 양산을 시작했다. 탄력 받은 SK하이닉스는 연이어 2016년 4분기에는 SSD 시장에 본격적으로 36단 3D 낸드 공급을 시작했다.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순위 각각 5위, 6위를 기록하고 있는 마이크론과 인텔도 3D 낸드 시장 경쟁에 가세했다.(2016년 기준) 인텔은 마이크론과 합작으로 3D 크로스포인트(Xpoint)라는 독자적인 기술을 2015년 처음으로 공개했고, 이를 바탕으로 2016년 4월에는 32단 3D 낸드 양산에 성공했다. 3D 크로스포인트는 RAM과 플래시 메모리의 중간 형태인 비휘발성 메모리이다. 기존의 NAND 형태의 SSD보다 레이턴시가 1000배 더 빠르고, 1000만 번의 쓰기가 가능하며, D램보다 10배 더 높은 집적도를 가진다.

인텔, 3D 크로스포인트(Xpoint)

인텔의 3D 낸드는 2016년 하반기부터 48층으로 작업하고 있으며 중국 대련에 있는 팹 68에서 공급하고 있어 수율 개선과 비용감소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또 인텔의 차세대 메모리 3D 크로스포인트는 현재 DIMM 샘플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에게 제공 중이고, 2017년 하반기부터 QLC(Quad Level Cell) 낸드 플래시를 양산한다.

전체 반도체 시장 매출 1위인 인텔은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큰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2016년 초 부진했던 모바일 사업을 과감하게 접고, 인공지능과 데이터 센터 시장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3D 낸드에 많은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그 결과 2016년 인텔의 메모리 사업은 데이터센터 SSD 출하가 크게 증가하면서 매출이 전년대비 25%나 증가하면서 지난해 인텔의 사업 중 가장 높은 성장을 보였다.

인텔 측은 2017년 전체 매출의 10%가 3D 크로스포인트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텔은 마이크론과 협공을 통한 시너지 전략으로 삼성전자, 도시바 등이 점령한 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 확실하게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3D 낸드 업체별 기술 로드맵

2016년은 삼성전자를 뒤이어 다른 메모리 반도체들도 3D 낸드 플래시 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알린 해였다. 그러나 여전히 삼성전자는 제일 먼저 3D 낸드를 양산해온 만큼 기술면에서 타 메모리 반도체 업체 보다 압도적으로 앞서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 8월 미국 산타클라라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플래시 메모리 서밋 2016 (Flash Memory Summit)'에서 4세대 64단 V낸드를 공개했다.  ‘4세대 V낸드’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3차원 셀’을 기존(48단)보다 적층 단수를 1.3배 더 쌓아올리는 기술이 적용됐다. 64단 4세대 V낸드는 512Gb까지 구현할 수 있어 고용량 제품을 소형 패키지로 만들 수 있으며, 입출력 속도를 800Mbps까지 향상시켰다.

삼성전자 측은 4세대 V낸드를 탑재해 16TB인 기존 제품보다 용량을 2배 높인 세계 최대 용량의 '32TB 서버 SSD'를 2017년 중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기존 HDD로 구성된 시스템(2 rack 기준)을 32TB SAS SSD로 대체할 경우 시스템의 물리적인 공간을 약 1/40로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100 TB이상 초고용량 SSD를 개발해 테라 SSD 대중화를 선도하고 데이터센터와 기업용 스토리지 SSD 시장을 지속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4세대 V낸드

64단 양산은 현재 3D낸드 생산 업체들 중 가장 앞선 기술력이다. 도시바의 경우 2016년 64단 낸드 시제품을 공개했고 아직 양산 단계에는 들어서지 못했다. SK하이닉스는 2016년 2분기부터 36단 3D 낸드 판매를 시작했고 11월부터 48단 양산에 돌입했으며 72단 낸드를 올해 상반기 중으로 개발을 완료해 하반기부터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2017년부터는 72단 3D 낸드 양산이 가능할 전망이나, 도시바 등의 변수에 따라 양산의 시기가 조절될 가능성도 있다. 2016년 마이크론과 인텔은 32단을 양산을 시작했고 2017년 48단을 준비 중에 있다.

한편, 샌디스크를 인수했던 웨스턴디지털은 2017년 2월 도시바와 공동개발로 512 Gb 64단 3D 낸드 ‘BiCS3’의 시험 생산을 발표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64단 V낸드와 동일한 스팩이다. ‘BiCS3’의 시험 생산은 일본 요카이치 공장에서 진행되며, 양산화는 2017년 하반기 중 본격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본 기사는 <'공격적 팹 투자' 낸드 시장 순위 변화 일어날까?(3)>에 이어진다.

※ 관련 기사
빅데이터 시대! 대세로 떠오른 '3D 낸드'(1)
'공격적 팹 투자' 낸드 시장 순위 변화 일어날까?(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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