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2024년 HBM3E 양산 통해 흑자전환
중국, 7나노 칩 자체 개발 성공
일본, 라피더스 성공 여부는 ‘불확실’

[테크월드뉴스=박규찬 기자] 지난해부터 시작된 반도체 불황이 올해 초 업계에서 예상했던 4분기 회복 예상을 깨고 하반기까지 이어지면서 내년 상반기까지도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각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재고소진, 감산 등 자구책을 통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상 최악의 성적…삼성·SK하이닉스 모두 적자 기록
삼성전자 DS 부문과 SK하이닉스는 2023년 3분기 모두 영업익 적자를 기록하며 사상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올 3분기 삼성전자 DS 부문은 매출액 16조 4400억 원, 영업익 –3조 750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매출 23조 200억 원, 영업익 5조 1200억 원 대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매출에서는 6조 5800억 원이 감소했으며 영업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메모리반도체는 ▲HBM ▲DDR5 ▲LPDDR5x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일부 판가 상승으로 전분기대비 적자폭이 축소됐으며 업황 저점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며 부품 재고를 확보하기 위한 고객사의 구매 문의가 다수 접수됐다.

4분기 전망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는 고객사 재고 수준이 대체적으로 정상화된 가운데 메모리 시장 회복 추세가 가속화되고 전분기대비 가격 상승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고수익 제품인 차량용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생성형 AI 수요 증가에 맞춰 HBM3 양산 판매를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매출액 9조 663억 원, 영업익 -1조 792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매출 10조 9829억 원, 영업익 1조 6605억 원 대비 매출은 증가했으나 영업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SK하이닉스는 “고성능 메모리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수요가 증가하면서 회사 경영실적은 지난 1분기를 저점으로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대표적인 AI용 메모리인 HBM3, 고용량 DDR5와 함께 고성능 모바일 D램 등 주력제품들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전분기대비 매출은 24% 증가하고 영업손실은 38%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올해 1분기 적자로 돌아섰던 D램이 2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한 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 4분기 전망에 대해 SK하이닉스는 HBM과 DDR5, LPDDR5 등 고부가 주력제품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D램 10나노 4세대(1a)와 5세대(1b) 중심으로 공정을 전환하는 한편 HBM과 TSV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김우현 부사장(CFO)은 “당사는 고성능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면서 미래 AI 인프라의 핵심이 될 회사로 탄탄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앞으로 HBM, DDR5 등 당사가 글로벌 수위를 점한 제품들을 통해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낼 것이며 고성능 프리미엄 메모리 1등 공급자로서의 입지를 지속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중국, 7나노 칩 자체 개발 성공
지난 8월 중국 화웨이가 발표한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에 중국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인 SMIC가 제조한 7나노 AP가 탑재되면서 전 세계 이목을 끌었다. 아울러 본지에서 테크인사이츠로부터 최초 단독으로 입수한 단면도가 공개되면서 사실 여부에 대한 논란이 사라지기도 했다.

SMIC 7나노 칩의 금속 게이트 및 하부 금속 층에 걸친 SEM 단면 [사진=테크인사이츠]
SMIC 7나노 칩의 금속 게이트 및 하부 금속 층에 걸친 SEM 단면 [사진=테크인사이츠]

 

당시 여론은 해당 칩은 중국 정부의 막대한 자금 지원으로 만들어진 것이며 공정 기술 또한 EUV 노광 기술 없이 만든 것으로 수율 또한 문제 삼으며 큰 위협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였으나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은 달랐다.

테크인사이츠 댄 해치슨 부사장은 “메이트 60 프로에 SMIC의 7나노 공정을 사용한 SoC가 사용됐다는 것은 중국 반도체 산업이 EUV 노광 기술이 없는 상태에서 첨단에 가까운 공정을 제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는 중국의 반도체 기술력의 향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동시에 첨단 제조 기술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려는 국가들에게 큰 지정학적 도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테크인사이츠 옥남도 지사장은 “물론 현재 SMIC의 7나노 칩이 수율이 낮을 수는 있으나 이를 구 공정 기술을 응용해 만들었다는 것은 향후 제대로 된 기술과 장비를 사용할 경우 삼성을 비롯해 TSMC, 인텔과의 반도체 기술 격차를 더 빨리 줄일 수도 있을 것”며 “최근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1월 진행된 ISSCC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ISSCC가 발표한 반도체 논문 채택 현황에서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2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중국 정부의 반도체 관련 적극 지원과 더불어 중국 내 반도체 회로 설계 연구에 대한 저변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일본 라피더스, 요란한 움직임 속 ‘먼지’만...
일본은 지난해 11월 라피더스를 설립하고 올해 초 현재 삼성과 TSMC가 주도하고 있는 최선단 공정에 도전장을 내밀며 2027년 2나노 반도체 양산 계획을 발표했다. 아울러 일본은 정부를 주도로 TSMC의 일본 내 공장 유치를 성공시키고 IBM, imec 등 해외 주요국과의 반도체 기술 협약을 맺으며 최근 2년 사이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 APEC 2003에서는 ‘제2차 미일경제정책협의위원회’를 개최해 AI 반도체 협력 확대 등을 협의하고 반도체 공급망 강화 나섰다.

미일 경제정책협의위원회 제2회 각료회합의 모습 [사진=경제산업성]
미일 경제정책협의위원회 제2회 각료회합의 모습 [사진=경제산업성]

 

이어 라피더스는 엔비디아 젠슨 황 CEO, AMD 리사 수 회장 겸 CEO, 슈퍼마이크로 찰스 리앙 CEO, 웨스턴디지털 데이비드 괴켈러 CEO, 텐스토렌트 짐 켈러 CEO, 마이크로소프트 안토니 쿡 부사장, 애플 데이비드 톰 부사장 등 반도체 업계 리더들이 참석한 비즈니스 오찬에서 일본 장관과 의견을 교환했다. 아울러 이날 라피더스는 실리콘밸리에 비즈니스 대표 사무실 설립을 발표했다.

또한 라피더스는 11월 20일에 지난 8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1억 달러를 유치한 텐스토렌트와 AI 엣지 영역 반도체 IP 파트너십에 합의한 바 있다.

이날 라피더스 코이케 사장은 “텐스토렌트와 협력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우리는 둘 다 독특한 스타트업 기업이며 이 제휴가 AI를 기반으로 한 큰 혁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런 일본의 움직임에도 일각에서는 크게 위협이 되고 있지는 않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과거 일본은 라피더스와 비슷한 사례로 엘피다 메모리, 르네사스가 있으며 이들 모두 현재 인수돼 사라졌거나 다른 사업으로 전환해 실패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엘피다 메모리는 일본 정부의 D램 산업 부흥을 위해 당시 NEC, 히차티 제작소, 미쓰비시전기의 메모리 사업부를 모아 설립한 회사로 2012년 경영난으로 인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 인수된 바 있다.

르네사스는 엘피다를 설립했던 3사의 비메모리 사업부를 통합해 설립한 회사로 자체 양산하던 프로세스는 40나노에서 중단했고 최근 제품들은 Arm의 설계를 라이센싱해 TSMC에서 위탁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전문가는 “일본은 현재 반도체 인력도 많이 부족한 상황이고 반도체 산업 역시 사회적으로 크게 관심받고 있지 않다”며 “정부 주도로 잃어버린 30년을 탈출하기에는 역부족으로 정부뿐만이 아닌 기업과 학계에서도 연계를 통해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삼성·SK하이닉스, ‘명불허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분야 선도기업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는 삼성과 SK하이닉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업계 최초 12나노급 32Gb DDR5 D램을 개발했다. 32Gb는 D램 단일 칩 기준으로 역대 최대 용량이다. 삼성전자는 2023년 5월 12나노급 16Gb DDR5 D램을 양산한데 이어 업계 최대 용량인 32Gb DDR5 D램 개발에 성공하며 D램 미세 공정 경쟁에서 기술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했다.

삼성전자 HBM3 아이스볼트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HBM3 아이스볼트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RAM개발실장 황상준 부사장은 “이번 12나노급 32Gb D램으로 향후 1TB 모듈까지 구현할 수 있는 솔루션을 확보하게 됐다”며 “삼성전자는 향후에도 차별화된 공정과 설계 기술력으로 메모리 기술의 한계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월 현존 모바일용 D램 최고속도인 9.6Gbps(초당 9.6기가비트)를 구현한 ‘LPDDR5T(Low Power Double Data Rate 5 Turbo)’의 상용화에 나섰다. 아울러 지난 8월에는 AI용 초고성능 D램 신제품인 ‘HBM3E’ 개발에 성공하고 성능 검증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키로 하고 2024년 상반기에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 류성수 부사장(DRAM상품기획담당)은 “SK하이닉스는 HBM3E를 통해 AI 기술 발전과 함께 각광받고 있는 HBM 시장에서 제품 라인업의 완성도를 높이며 시장 주도권을 확고히 하게 됐다”며 “앞으로 고부가 제품인 HBM 공급 비중이 계속 높아져 경영실적 반등 흐름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챗GPT의 등장
시스템 반도체에서는 챗GPT의 등장으로 생성형 AI 반도체 대한 수요가 급속히 늘어남에 따라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이는 올해 반도체 산업이 침체기임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 AMD의 3분기 매출, 순이익 모두 전년동기대비 크게 늘어났다.

엔비디아는 올 한해 역대 최고 매출과 순이익을 기록했다.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은 181억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배 증가했으며 영업익은 전년동기대비 1633%, 전분기대비 53% 증가한 104억 1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순이익도 전년동기대비 1259%, 전분기 49% 증가한 92억 4300만 달러로 모두 호조를 보였다.

엔비디아 젠슨 황 창업자 겸 CEO는 “이 강력한 성장은 범용 컴퓨팅에서 액셀러레이티드 컴퓨팅 및 생성 AI로의 광범위한 업계 플랫폼 이행을 반영한다”며 “LLM을 활용하는 신흥기업, 소비자용 인터넷 기업, 세계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가 선도해 왔지만 다음 물결도 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사의 GPU, CPU, 네트워킹, AI 파운드리 서비스, 엔비디아 AI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모두가 풀 스로틀 성장 엔진이 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생성 AI 시대가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AMD는 3분기 매출액 58억 달러(7조 8474억 원), 순이익 2990억 달러를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4% 증가했으며 총순이익은 전년동기 660억 달러에서 353%로 크게 증가했다.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의 약진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의 약진도 주목된다.

최근 사피온은 지난 11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X330’을 출시하면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시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피온 류수정 대표 [사진=사피온]
사피온 류수정 대표 [사진=사피온]

X330은 기존 X220 대비 4배 이상의 연산성능, 2배 이상의 전력효율을 확보했다. 이는 2023년 출시된 경쟁사의 5나노 제품 대비 연산성능은 약 2배, 전력 효율은 1.3배 이상 우수한 수준이다.

이날 사피온 류수정 대표는 “X330은 TSMC의 7나노 공정을 통해 생산된 제품으로 사피온은 주요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X330 시제품 테스트와 고객사들과 신뢰성 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피온은 향상된 성능 및 전력 효율을 제공하는 X330을 통해 LLM 지원을 추가해 전반적인 TCO(총소유비용)를 개선함으로써 AI 서비스 모델 개발 기업 및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리벨리온은 지난 4월 AI 반도체 벤치마크 대회 ‘MLPerf’에서 국내외 경쟁사 대비 높은 기술력을 입증했다. 리벨리온 MLPerf 결과는 국내 최초로 언어모델 가속을 인정받았다는 점과 AI반도체 성능에 대한 핵심 지표에 압도적 성적을 기록했다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

리벨리온 관계자는 “이번에 함께 제출된 퀄컴의 AI 반도체 및 엔비디아 GPU와의 처리시간 비교 결과 언어모델과 비전모델을 동시에 지원하면서도 두 가지 모두에서 국내외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딥엑스는 지난 10월 ‘2023 반도체 대전’에서 올인포 AI 반도체 토털 솔루션을 국내 첫 공개했다. 딥엑스는 복잡한 AI 연산 처리에 특화된 AI 반도체 및 컴퓨팅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모든 전자기기를 AI 반도체로 지능화시켜 초지능 인류 문명으로 진화하는데 기여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현재 AI 반도체 원천기술 개발과 최첨단 기술의 소유권 및 시장 선점을 위해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원천기술 특허를 195개 이상 출원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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