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이은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 ‘생성형 AI’
국내외 기업, 이용자 유치하기 위한 서비스 출시
AI에 대한 우려, 규제와 법제화로 대비해야

[테크월드뉴스=양승갑 기자] 전 세계적으로 AI에 대한 관심이 증폭한 올해, AI의 키워드는 생성형 AI로 정의할 수 있다.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기술이 주류에 편승하지 못했다면 생성형 AI는 효율성과 생산성을 무기로 빠르게 시장이 확장됐다.

특히 기존 AI를 통한 비즈니스 모델 마련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생성형 AI의 등장은 사업화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는 주요 테크기업들의 AI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되는 계기가 됐다. 대다수 기업은 생성형 AI를 포함한 AI의 잠재력과 시장성에 주목하며 속속 서비스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선발 업체들의 경쟁 우위가 고착화되기 전에 영역을 미리 확보한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용자가 체감하는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기업들은 자사 서비스에 AI 기능을 탑재하며 일상생활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영역을 확장 중이다. AI로 인한 윤리적 이슈, 신뢰성 등에 대한 문제도 불거지는 가운데 구체적인 규제 및 정책에 관한 논의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AI는 챗GPT 등 생성형 AI를 필두로 빠르게 성장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AI 성장 이끈 ‘생성형 AI’

생성형 AI는 단순히 업무 효율성,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람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지는 창의성, 판단력, 경험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궁극적으로 인지, 판단의 능력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모습이 구체화된 것이 멀티모달이다. 음성과 이미지로도 컴퓨터와 대화할 수 있는 멀티모달은 마치 사람이 생각하는 것처럼 컴퓨터가 추론해 결과를 제공한다.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 달리(DALL-E)는 멀티모달이 탑재된 서비스의 대표적 예시다. 이들은 텍스트로 명령을 받아 이미지를 생성하는 방식으로 사용자들은 쉽게 AI를 활용하고 처리된 결과를 받을 수 있다. 출력된 결과물은 사람의 작업물과 비교했을 때도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수준이다. 챗GPT 역시 지난 10월 멀티모달 기능을 유료 서비스에 추가했다.

[사진=스테이블디퓨전]
스테이블 디퓨전은 멀티모달이 탑재된 서비스의 대표적 예시다 [사진=스테이블디퓨전]

 

물론 이런 관심은 챗GPT부터 시작됐다. 일시적 이벤트로 치부하기에는 생성형 AI가 제공하는 즉각적인 결과물이 구체적이고 놀라웠다. 할루시네이션 등 정보 오류에 대한 문제도 있다지만 개선을 통해 신뢰성이 향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생성형 AI를 15년 주기로 찾아오는 기술 혁신 시기라고 평가하며 인터넷, 스마트폰에 이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제 생성형 AI의 주요 화두는 언어 모델로 이어진다. 일반적으로 AI 성능은 언어학습 모델의 데이터 양과 직결되는 것이 전제된다. 일례로 GPT 모델의 매개변수는 GPT-3 1750억 개, GPT-4 1조 7000억 개(추정) 등으로 매개변수가 늘어남에 따라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그러나 단순히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학습하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산업별에서 필요로 하는 적절한 데이터의 양도 다를뿐더러 학습 시에 필요한 비용도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에 기업들은 소형언어모델(sLLM)을 주목하기도 했다. 여러 산업군에 적용되는 범용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기업의 방향성과 맞는 솔루션 제공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대표적으로 메타가 개발한 ‘라마(LLaMA)’의 가장 작은 모델의 매개변수는 70억 개로 오픈AI, 구글과 비교했을 때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AI, 일상생활에서 체감 가능해야

생성형 AI가 대세가 되면서 AI가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했다.

다만 아직 AI 관련 서비스는 정보 취득 및 단순 흥밋거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양새다. 실제로 트래픽 통계 사이트 시밀러웹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 동안 챗GPT 방문자 수는 약 14억 명으로 전달 대비 3%가량 하락한 바 있다. 또한 챗GPT 체류 시간도 7분으로 이전 평균 8.7분에 미치지 못했다.

기업은 사용자를 플랫폼에 오래 머무르게 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이에 선도 기업은 AI를 일상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와 연계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는 검색엔진 빙에 AI 기능을 추가했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 검색엔진 빙과 엣지 등에 AI 기능을 대거 추가했다. 실제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에 AI를 접목함으로써 개인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은다는 방안이다. 구글 역시 생성형 AI 서비스 바드를 출시했고 이미지 생성 등이 가능한 멀티모달 기능도 도입할 계획이다. 아마존은 음성 스피커로 알려진 ‘알렉사’를 AI 도우미로 탈바꿈했다.

이런 움직임은 비단 AI 관련 기업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접근성이 낮고 활용도가 좋지 않았던 AI 기술이 발전하고 사용자들이 모이면서 분야를 막론하고 AI 채택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의 클로바노트를 꼽을 수 있다. 녹음 중 실시간 메모, 영어·중국어 언어 지원, 핵심 요약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이 제공된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메일 작성, 문서 요약, 번역 업무를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자체 개발 생성형 AI ‘삼성 가우스’를 공개했다. 애플은 내년 출시 예정인 iOS 18에 새로운 AI 기능을 도입하기 위해 개발 일정을 멈추면서까지 성능 고도화에 집중하기도 했다.

 

▶ 전 세계적으로 AI 규제·정책 논의 중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AI에 대한 우려와 막연한 인식이 존재했을 뿐 구체적인 규제 및 정책은 제안되지 않았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AI 기술이 대중화되고 관련 문제도 발생하면서 AI 규제에 대한 논의가 국내외적으로 심도 있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 5월 AI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비영리단체 ‘AI안전센터(CAIS)’는 AI로 인한 핵전쟁 등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AI 문제에 대한 과제를 대중에게 알리며 관련 기술을 통제하기 위한 방법들을 논의해야 한다는 목적이다. 실제로 AI가 생성한 펜타곤 폭발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 퍼지면서 S&P 지수가 0.26%가량 하락하기도 했다.

AI 정책의 핵심은 윤리적 이슈, 신뢰성 향상 등 전반적인 AI 활용에 대한 표준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구체적인 정보를 기반으로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향후 AI로 발생되는 분쟁과 결과물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대한민국 인공지능 도약방안’을 발표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대한민국 인공지능 도약방안’을 발표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표적으로 유럽연합의 ‘인공지능 법안’을 들 수 있다. 이 법안은 AI를 위험도에 따라 허용할 수 없는 위험, 높은 위험, 제한된 위험, 최소 등 네 가지로 분류하고 공급자와 사용자의 의무를 설정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를 어길 경우 약 3000만 유로(약 430억 원) 또는 매출액의 6%에 해당하는 금액이 벌금으로 부과된다.

AI 산업의 선두 주자로 있는 미국은 2019년 ‘AI 이니셔티브’에 이어 신뢰할 수 있고 책임감 있는 AI 운영을 위한 ‘AI 리스크 관리 프레임워크’를 내놓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AI에 대한 규제 필요성이 인식되면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AI 시대 안전한 개인정보 활용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원칙 기반 규율 추진체계 정립, AI 개발·서비스 단계별 개인정보 처리기준 구체화 등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대한민국 인공지능 도약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내년에도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아직 AI가 데이터의 시의성, 정확성 등 단점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을뿐더러 기반 기술 자체가 빠르게 진화하며 발전 가능성이 남아 있는 까닭이다. 가트너는 2026년 80%의 기업이 생성형 AI가 적용된 모델을 사용하거나 운영 환경에서 생성형 AI를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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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화에 힘주는 생성형 AI 업계, 생태계 확장 잰걸음
AI 업계에서는 2023년을 생성형 AI를 개발하고 안정화에 집중한 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2024년부터는 AI의 본격적 수익 창출에 몰두하는 해일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실제로 어도비, MS 등은 수익화에 나서고 있으며 부분 유료화로 점진적 생태계 확장을 노리는 기업들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