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Together, All On’, 모든 산업의 중심이 된 AI

[사진=CES 라이브 스트리밍 갈무리]
[사진=CES 라이브 스트리밍 갈무리]

[테크월드뉴스=양승갑 기자] 인공지능(AI)을 위시한 디지털 신기술은 단순히 지속 성장을 위한 경쟁력이 아닌 생존을 위한 조건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세계 최대 가전·정보통신(IT) 전시회 ‘CES 2024’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

‘All Together, All On’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된 CES의 핵심 키워드는 단연 AI였다. 엔비디아와 인텔 등 첨단 산업의 선두 기업들부터 로레알과 월마트 등 화장품과 리테일 산업의 기업들까지 AI의 잠재력을 주목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일각에서는 AI 이상적인 모습과 괴리에 대한 위기감과 AI 주도권 확보 전쟁의 격화 역시 주시하고 있다.

로페즈 리서치 마리벨 로페즈(Maribel Lopez) 기술 분석가. [사진=구글 워크스페이스 유튜브 갈무리]
로페즈 리서치 마리벨 로페즈(Maribel Lopez) 기술 분석가. [사진=구글 워크스페이스 유튜브 갈무리]

 

▶ AI가 아니면 고려의 대상도 아니다

“올해는 모든 분야에서 AI의 해가 될 것이다. 제품에 AI가 없다면 이야기할 가치가 없다.”

로페즈 리서치 마리벨 로페즈(Maribel Lopez) 기술 분석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로페즈는 이번 CES에서 기대되는 요소에 대해 이처럼 밝혔다. AI가 모든 곳에 파고들며 기술 업계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CES 시작 전부터 AI가 중심이 된 것이다.

CES가 개막하자 글로벌 빅테크의 수장들도 AI가 자사 서비스 및 환경에 적용되고 있으며 다양한 산업에 녹아들 것으로 전망했다. 엔비디아 젠슨 황(Jensen Huang) CEO는 “생성형 AI는 컴퓨팅 역사상 가장 중요한 플랫폼 전환”이라며 “게임을 포함한 모든 산업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 펫 겔싱어(Pat Gelsinger) CEO는 “AI 발전 속도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수준이며 그 속도는 무어의 법칙이 탄생하던 초창기 PC에 버금간다”며 “PC에 AI가 통합되면서 혁신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로레알 니콜라 이에로니무스(Nicolas Hieronimus) CEO. [사진=CES 라이브 스트리밍 갈무리]
로레알 니콜라 이에로니무스(Nicolas Hieronimus) CEO. [사진=CES 라이브 스트리밍 갈무리]

 

▶ 화장품 회사도 주목하고 있는 AI

“피부, 모발 등 10페타바이트 규모의 데이터와 모든 유형의 AI 모델을 지원한다.”

로레알 니콜라 이에로니무스(Nicolas Hieronimus) CEO.

이번 CES는 화장품 회사 로레알이 기조연설을 맡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뷰티 기업이 기조연설에 나선 것은 CES 사상 최초다.

현장에서 로레알은 AI 뷰티 상담사 ‘뷰티 지니어스(Beauty Genius)’를 소개했다. 실제 사람과 대화하지 않고도 여드름, 비듬, 탈모 등 정보에 대해 답변을 얻을 수 있다. 이는 AI 등 첨단 기술이 단순히 기술적 진보가 아닌 일상생활에서 활용이 구체화되고 있으며 IT 업계뿐만 아니라 화장품 같은 전통적 산업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로니무스 CEO는 “한 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오로지 뷰티에만 전념해 온 로레알은 피부와 모발에 대한 지식부터 뷰티 루틴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다”며 “최근 웹3.0, 클라우드, IoT, 생성형 AI 등 파괴적 기술로 기술 분야에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며 다양한 산업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은 소비자와 더 강력한 관계를 형성하고, 이해하고, 선구적인 혁신으로 소비자를 놀라게 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월마트 더그 맥밀런(Doug McMillon) CEO. [사진=CES 라이브 스트리밍 갈무리]
월마트 더그 맥밀런(Doug McMillon) CEO. [사진=CES 라이브 스트리밍 갈무리]

 

AI 발전, 인력 구조 근본적으로 바꿀 가능성 존재

“무거운 짐을 들거나 반복적인 작업을 해야 하는 일부 업무는 사라지고 역할은 바뀔 것이다.”

월마트 더그 맥밀런(Doug McMillon) CEO.

AI 시장의 성장과 함께 기업 고민 역시 깊어지고 있다. 과거 AI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사람의 판단력을 요구하는 업무는 영향이 미치지 않을 것으로 바라봤지만, 생성형 AI라는 새로운 형태의 기술이 등장하면서 사람만이 가능하리라 여겨졌던 창작 능력에까지 역할의 범주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맥밀런 CEO는 AI 활용이 두 가지 선택지가 있는 갈림길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맥밀런 CEO는 “첫 번째 방법은 잠재적 부작용은 후순위로 하고 가능한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술을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라며 “기술을 이용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면 가능한 빨리 가능한 것을 활용해야 한다는 관점이다. 사람을 신경 쓸 필요 없이 기술이 업무를 간소화하는 세상”이라고 봤다.

이어 “두 번째 방법은 기술의 이점을 추구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사람을 고려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기본 원칙은 기술은 사람을 위해 사용되어야지 그 반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 방법을 통해 사람들은 더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며 사람보다 기술을 우선순위에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글 브레인 설립자이자 ‘AI 4대 석학’으로 알려진 스탠퍼드대학의 앤드류 응(Andrew Ng) 교수. [사진=CES 라이브 스트리밍 갈무리]
구글 브레인 설립자이자 ‘AI 4대 석학’으로 알려진 스탠퍼드대학의 앤드류 응(Andrew Ng) 교수. [사진=CES 라이브 스트리밍 갈무리]

 

오픈소스 vs 폐쇄형 싸움은 이제 시작

“오늘날 오픈소스 진영에서 폐쇄형 대형언어모델(LLM)을 능가하는 성장 모멘텀(Momentum)을 마련할지는 모르겠지만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구글 브레인 설립자이자 ‘AI 4대 석학’으로 알려진 스탠퍼드대학의 앤드류 응(Andrew Ng) 교수.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등은 AI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폐쇄적 LLM 전략을 수립했다. 결국 AI 경쟁력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모델의 학습 과정과 핵심 데이터이기 때문에 이미 주도권을 쥔 입장에서는 공개할 이유가 없다.

후발 주자인 IBM, 메타 등은 격차를 좁힐 방법으로 오픈소스를 선택했다. LLM 개방형 정책을 펼치면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생태계 구성으로 이용자 유치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유럽에서 떠오르고 있는 AI 스타트업 ‘미스트랄AI’의 경우 자사 모델을 토렌트 다운로드 링크를 통해 공개했다.

‘오픈소스 대형언어모델(LLM)이 향후 3년 이내에 폐쇄형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응 교수는 짧은 답변을 남겼다. 그는 “폐쇄형과 오픈소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보겠다”고 언급했다.

스탠퍼드 인간중심인공지능연구소(HAI)의 공동 소장 페이페이 리(Fei-Fei Li) 교수는 “품질 차이가 아니라 데이터 종류가 다른 것일 뿐”이라며 “폐쇄형은 심화된 비즈니스 사례에 훨씬 집중할 것이지만 오픈소스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스탠퍼드 인간중심인공지능연구소의 공동 소장 페이페이 리 교수. [사진=CES 라이브 스트리밍 갈무리]
스탠퍼드 인간중심인공지능연구소의 공동 소장 페이페이 리 교수. [사진=CES 라이브 스트리밍 갈무리]

 

▶ 진흙탕 된 AI ‘저작권’ 분쟁

“이 정도로 심오한 기술을 사용하면 인간 세계가 지저분해진다.”

스탠퍼드 인간중심인공지능연구소의 공동 소장 페이페이 리 교수.

최근 미국 유력 언론사 뉴욕 타임스와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간 저작권 분쟁이 화제다. 뉴욕타임스가 발행한 수백만 건의 기사들을 이들 기업이 GPT 모델을 훈련하기 위해 무단 사용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분쟁은 데이터 사용과 관련한 계약 금액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있다.

리 교수는 “이 소송은 거대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 아티스트에게도 기술과 크리에이터 경제 사이에 존재하는 긴장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응 교수는 “뉴욕 타임스보다는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편을 들고 싶다. 솔직히 소송을 접했을 때 진흙탕 싸움이라고 느꼈다”며 “그것은 일반 사용자라면 거의 사용하지 않을 프롬프트인데 뉴욕타임스가 저작권이 있는 텍스트를 그대로 역류시킬 수 있는 버그를 발견한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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